전남 광양에서는 남도의 봄을 알리는 고로쇠나무의 약수채취가 한창입니다. 고로쇠 약수는 신경통, 요통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나 약수제가 열리는 초봄 경칩 무렵에는 약숫물을 마시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합니다. 그동안 탁월한 이뇨작용으로 인해 다양한 민간요법으로 쓰여온 고로쇠 약수는 최근에는 항암 성분까지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웰빙식품"으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광양의 진산인 백운산(1,218m)에 올랐다가 상백운암을 거쳐 동곡계곡으로 하산했습니다. 해발 1,040m인 상백운암에서 하산하는 길목의 고로쇠나무에는 어김없이 약수를 채취하는 고무호스가 길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동곡계곡에 위치한 진틀, 선동, 동동마을은 "고로쇠약수 민박마을"이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채취한 수액을 판매하여 농가수입을 톡톡히 올리고 있는 곳입니다. 고로쇠 수액은 통일신라 말, 광양 옥룡사에서 입적한 도선국사가 수행 중에 나뭇가지에서 나온 물을 마시고 굳었던 무릎이 펴졌다 해서 "골리수(骨利水)"라는 이름으로도 전해지다가 "고로쇠"로 변했답니다.
그런데 글쓴이는 나무의 수액을 이렇게 채취해도 성장에 지장이 없을지 걱정이 됩니다. 나무는 그 성장에 필요한 수분을 항상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건기에는 대지로부터 섭취할 충분한 수분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난 겨울에 내렸던 눈이 녹으면서 그 동안 많은 수분을 흡수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전문가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걱정이 되기에 하는 말입니다.
사람도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도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로쇠나무의 경우 초봄에 이를 채취해도 이상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한 인터넷 포탈의 신지식을 검색해 보니 고로쇠나무 보호를 위해 허가를 받은 주민들만 채취가능하며, 나무의 크기에 따라 채취하는 구명의 수도 제한하고, 채취 후에는 구멍에 약을 바른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면 고로쇠수액의 효능에 대해서 많은 글이 있는 반면 나무에 미치는 효과에 관련된 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만 "지리산 고로쇠나무의 수액채취(樹液採取)가 임목생육(林木生育)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이 있지만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게 아쉽군요. 나무에는 피해가 없으면서 농가수입을 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8. 3. 2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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