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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용식 역의 박시후 


구호승(최정우 분) 퀸즈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용식(박시후 분)은 언제부터인가 황태희(김남주 분)에게 이상야릇한 감정을 갖게됩니다. 둘의 첫 상면은 엘리베이터에서 서로 부딪쳐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착오로 서로 상대방의 휴대폰을 바꿔 가지고 가는 바람에 엮이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녀는 군대에서 고참인 꼴통 봉준수(정준호 분)의 아내인 유부녀입니다.

구용식이 구조조정본부장으로 칼을 휘두를 당시 회식자리에서 봉준수 사원을 술로 괴롭힐 때 흑장미처럼 나타난 황태희가 남편의 술을 대신 받아 마시고 대취한 사건도 구용식으로서는 매우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경력사원모집에서 황태희가 제출한 기획안이 선발되어 계약직사원으로 다시 채용된 후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로 구성된 특별기획팀에서  황태희가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에서 구용식은 자신의 처지를 떠올렸습니다.

구용식은 대외적으로는 구 회장의 아들이지만 어머니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가족의 이방인으로 항상 부모와 이복형들의 눈치만 보며 살아왔습니다. 겉으로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갑(甲)이었지만 실제로는 칼날을 쥐고 있는 을(乙)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황태희가 자신에게 갑으로서 을의 고통을 아느냐고 들이대었을 때 그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그로부터 그는 황태희의 일을 여러 차례 도와주고 특별기획팀 직원들을 격려해주며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 구용식에게 이번 제13회는 자신도 모르게 황태희에게 쏠린  마음을 여러 차례 드러냅니다. 구용식과 황태희가 티격태격하기 시작했을 때 이를 두고 어느 블로거는 "구용식의 태희앓이"라고 표현했는데 정말 적절한 말입니다. 

이즈음 황태희는 남편인 봉준수가 백여진(채정안 분) 팀장과 과거 연인이었음을 속인 사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도저히 함께 살지 못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후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당당하던 그녀는 사라지고 늘 시무룩하고 우수에 찬 황태희로 변신했습니다. 부부는 서로 포로포즈 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 이런 상황에 처해진 현실을 안타까워합니다.

구용식은 오갈 데 없는 목영철(김창완 분) 부장을 자기의 집에서 생활하게 할 정도로 마음이 여린 친구입니다. 그는 TV를 켜 놓고 잠이든 목 부장 옆에 앉아 독백을 합니다.

"목 부장님, 제가 어떤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요. 전 그런 사람 처음 봤거든요. 화도 잘 내고, 웃기도 잘하고, 기분 나쁘면 사람 때리기도 잘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도 잘 하고요. 여자가 말을 좀 잘해 가지고요. 말로는 절대 못 이겨요. 말 잘하는 대회 나가면 금메달 딸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그 여자가 좀 이상하거든요. 뻑하면 울지를 않나, 무슨 일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짐작 가는 바도 있기는 한데 물어볼 수가 없잖아요. 제가 그럴 입장도 위치도 아니고. 그런데 왜 이렇게 궁금하죠? 이상하게 신경도 쓰이고. 내가 왜 이런가요?"  


구 회장은 나 회장의 여식을 용식에게 소개시켜주었고 그쪽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말을 전했지만 아들은 시큰둥합니다. 아버지는 나 회장 집안과 성혼이 되면 나중에 큰 도움을 받을 거라고 귀띔하지만 아들은 현재 동거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로 응수합니다. 깜짝 놀라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동거인은 50대인 남자라고 합니다. 아들이 동성연애자인줄 알고 기절초풍하던 아버지는 "우리팀 부장으로서 오갈 데 없는 기러기 아빠"라는 아들의 대답에 안도합니다. 아비를 놀린다는 말에 아들은 회사에서 할 일이 많아 결혼을 빨리 못한다고 선언합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황태희를 본 구용식은 괜히 트집을 잡습니다. 회의시간에 집중을 하라고요. 아까 회의시간에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빵 터졌는데 황태희 씨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요. 황태희가 다 들었지만 별로 재미없었다고 대꾸하네요. 구용식은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냅니다.

"요즈음 좀 보기 그런 거 알아요? 웃지도 않고, 그렇다고 울지도 않고, 그 잘 내던 화도 잘 안내고, 주특기인 잘난 척도 안하고, 평소 잘하던 거 아무 것도 안 하잖아요? 딴사람 같다고요!"

그러자 황태희는 딴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구용식은 엘리베이터의 안전표지를 가리키며 "사람이 너무 힘들다고 벽에 기대지 않고 이런데 서서 기대면 추락위험이 있거든요. 지금이 꼭 그래 보여요! 이런데 서서 기대고 있는 사람처럼 아슬아슬~" 황태희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대꾸하며 비로소 미소를 짓습니다.

봉준수는 장모인 나영자(빅장수 분)로부터 집에 들어와서 빌든지 말든지 해야지 밖에서 헤매면 어찌하느냐는 충고를 듣고는 귀가하여 아내를 달래보지만 황태희는 쌀쌀하기만 합니다.


구용식은 비서인 강우(임지규 분)를 만나 여자들 기분이 안 좋을 때 초콜릿 먹느냐고 물어보는데, 구용식의 천적인 이 비서는 지난번 맞선본 여자가 마음에 드느냐고 놀려댑니다. 강우가 엉뚱한 소리를 하자 구용식은 "너 서울공기가 너랑 잘 안 맞나? 뉴욕 있을 때와는 달리 왜 감이 떨어져?"하고 나무랍니다. 이에 대해 강우는 "그래서, 나 버리고 딴 비서 찾아 나서게?"하고 약을 올립니다. 비서 강우의 표정과 말투가 정말 구용식과는 환상의 호흡입니다. 이 둘이 나오면 시청자로서는 그냥 웃음꽃이 빵 터지니까요. 

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홈쇼핑을 통한 제품판매사업은 구용식-황태희의 특별기획팀의 완벽한 승리로 끝납니다. 한송이(하유진 분)-채정안의 기획개발팀은 일류 모델을 섭외하고 황태희 팀이 계획한 모델의 섭외를 지능적으로 방해하였지만, 황태희 팀은 일반인들을 모델로 등장시킨 판매전략이 주효하여 한송이팀을 누른 것입니다. 


이를 자축하는 회식자리에서 구용식 맞은편에 앉은 황태희는 구용식의 호의도 거절한 채 자작으로 소주를 따라 마시더니 일어섭니다. 남편 봉준수로부터 축하한다는 문자메시지도 받았지만 그냥 무시하고는 밖으로 나갑니다. 구용식이 황태희를 찾아 나섰는데 바로 옆으로  구급차가 지나가고 교통사고로 쓰러진 여인이 보입니다. 황태희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생각하고 구용식이 황급히 뛰어간 순간 피해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니 다른 사람입니다. 제작진이 이런 때 시청자에게 낚시를 던지네요.

구용식은 숨을 헐떡이며 뛰어가다가 어느 건축물의 계단에 홀로 앉아 있는 황태희를 발견합니다. 구용식이 다가가서 외투를 태희의 어깨에 걸쳐줍니다. 구용식을 바라본 태희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태희가 울음을 그치자 호주머니에서 작은 선물용 박스를 꺼낸 용식이 "불행자랑"을 하자고 합니다. 둘 중에 더 불행한 사람이 손에 든 것을 먹는 게임이랍니다. 태희가 빈정거리는 투로 본부장이 불행하다니 장난하느냐고 대꾸합니다. 그러자 용식은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난 친구가 없어요. 평범한 애들은 내가 재벌집 아들이라고 위화감 느껴진다고 안 끼워주고,  재벌집 아들들은 날 인정 안 해 줘서 안 끼워주고." 이 말을 들은 태희는 집이 없다고 합니다. 남편이 친구 보증섰다가 날려먹었다고요.

"난, 어머니가 그러니까 엄마가 없어요! 누군 지도 몰라요. 어디 계신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아무도 안 가르쳐 주거든요. 떠도는 소문 속에서만 엄마를 만나요."

"난, 남편을 믿을 수가 없어졌어요. 그 사람이 하는 말 이젠 믿을 수가 없어졌어요. 다 거짓말 같아요. 날 사랑하는지 사랑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그 동안 믿고 살아왔던 게 뭔지도 모르겠어요. 뭘 위해서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뭘 붙들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난, 평생을 어머니라고 불렀던 그분이 내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어요. 그분이 날 아무리 싫어해도 난 그분이 싫지가 않은데! 형들이 날 다른 나라로 좇아 내겠다고 모의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게 내 가족이에요. 나도 그 사람들이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는 게 내 불행이에요."

말을 마친 용식은 자신이 이겼다며 초콜릿 4개를 혼자 먹습니다. 황태희는 자기가 더 불행한 것 같은데 왜 홀로 초콜릿을 다 먹느냐고 항의하자 구용식은 호주머니에서 다른 초콜릿을 꺼내 황태희의 손에 쥐어 주며 이걸 먹고는 더 이상 울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태희는 홀로 불행한 사람 만들지 않은 구용식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구용식은 왜 왕태희에게 자신도 이해 못하는 이런 호의를 품고 있는 것일까요? 통속적인 말로 그녀를 꼬셔 뭘 어찌 해 보겠다는 찌질한 생각은 절대로 아닐 것입니다. 군대에서 자신을 괴롭힌 고참 봉준수에게 복수하려는 뜻은 더욱 아니겠지요. 황태희는 "을"로서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살아남으려는 악착같은 의지를 보여주어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며 도망치려고만 했던 자신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 넣어준 억척같은 여인이었습니다. 그런 황태희가 남편과의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숨김없이 털어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고편을 보면 구 회장은 홈쇼핑 매출에서 한송이를 누른 구용식을 최고경영자로 내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힌다는데, 이에 대한 구 회장의 부인 장숙정(김혜정 분)과 한송이의 반응이 무척 궁금합니다. 서로 헤어지기로 합의한 봉준수와 황태희의 후속 행보도 관심거리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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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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