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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에 걷기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불을 지핀 것은 제주도 올레길입니다. 제주도 내 천혜의 아름다운 길을 연결해 만든 올레길은 사람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지리산 둘레길, 변산 마실길, 무학산 둘레길, 박경리 토지길, 강원도 산소길, 우포늪 탐방길, 대청댐 해피로드 등이 잇달아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1일 북한산 둘레길이 개통되었습니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잇는 총 길이 70km중 도봉산 구간 26km를 제외한 북한산 구간 44km를 먼저 개통한 것입니다. 이 구간은 (1) 소나무숲길 구간, (2) 순례길 구간, (3) 흰구름길 구간, (4) 솔샘길 구간, (5) 명상길 구간, (6) 평창마을길 구간, (7) 옛성길 구간, (8) 구름정원길 구간, (9) 마실길 구간, (10) 내시묘역길 구간, (11) 효자길 구간, (12) 충의길 구간, (13) 우이령길 구간입니다.  

                                              북한산 둘레길 현황(자료 : 북한산 국립공원)



글쓴이는 지난해  9월 하순 이 구간을 전부 답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득이 하여 2개구간을 남겨 두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우이령길 구간(6.8km)은 사전예약제로 인해 현장에 갔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고, 인접한 소나무숲길 구간(2.9km)은 우이령길과 같이 답사하려고 남겨둔 때문입니다.

북한산 둘레길이 개통된 지 만 4개월이 지났습니다. 실제로 걸어보니 참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산 길은 위로 오르는 길만 조성되었지 옆으로 가는 길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들레길에 서면 고도를 높이지 않고도 환상적인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흰구름길 구간의 구름전망대에서는 북한산과 도봉산 및 서울의 동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옛성길 구간에서는 북한산 비봉능선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옵니다.

 구름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도봉산

 구름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락산과 불암산


옛성길 구간에서 바라본 북한산 비봉능선



무엇보다도 표지판이 잘 정비되어 있고 평소 가보지 못한 마을(평창 마을길)을 걸을 수 있으며, 13구간으로 나뉘어 져 있어 자신의 체력에 따라 거리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매우 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기존 도로(차도 포함)를 너무 많이 이용해서 무슨 둘레길이 이러냐고 불평하는 목소리도 들렸지만, 기존 도로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숲 속으로 새로운 길을 낼 경우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가로수 이정표

 전신주 이정표


둘레길 안내지도 

 

그렇지만 실제로 답사해 보니 매우 아쉬운 점이 있어 이를 지적하겠습니다.

첫째, 둘레길 구간에 일련번호가 없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지적한 대로 이정표는 정말 산뜻하게 잘 붙어 져 있습니다. 그런데 둘레길 주변에 오래 살지 않은 사람은 수유동 방향, 우이동 방향, 정릉동 방향, 구기동 방향 등으로 된 이정표를 보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어리둥절합니다. 또 실제로 각 길의 이름, 예컨대 솔샘길 구간, 명상길 구간처럼 길의 이름 표시만 보고서는 갈림길에서 지나온 구간인지 가야할 구간인지 혼동됩니다.

문제는 각 구간별 고유일련번호가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소나무숲길 구간을 제1구간으로 해서 순례길을 제2구간으로 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 물론 국립공원 북한 산 홈페이지는 전혀 번호가 없지요. 만약 이정표에 일련번호만 표기되어 있으면 보행자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눈을 감고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도봉산 구간까지 전부 개통될 경우 이점이 보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현지 주민이야 동(洞)의 이름난 들어도 쉽게 알겠지만 북한산 둘레길은 인근 주민만 이용하는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둘째, 우이령 길구간의 사전 예약제 관련입니다. 우이령 길은 지나 40년 간 통제되었던 곳으로 서울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연생태계 보전이 우수한 지역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통제는 어느 정도 그 불가피성을 수긍한다고 할지라도 둘레길을 답사하려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합니다.

예약출입인원도 1천명(송추통제소 500명, 우이통제소 500명) 뿐입니다. 따라서 지난해  9월 지인(知人)이 주말에 예약을 하려 했더니 몇 주를 기다려야 된다고 하더랍니다. 물론 평일에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예약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평일 방문은 그림의 떡입니다. 따라서 주말에는 탐방인원을 늘려주거나 아니면 탐방로 주변에 울타리를 쳐서라도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을 허용하고 위반자에 대하여는 엄중 단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생태계 보전목적으로 위 건의를 수용할 수 없다면 차라리 이 구간은 북한산 둘레길에서 빼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냥 현행대로 제한된 탐방예약제로 운영하면 될 것입니다. 이 구간 때문에 둘레길 종주를 다 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이령 교현(송추)탐방지원센터



셋째, 보행자들의 의식의 문제입니다. 둘레길은 위에서 지적한 대로 주택가를 많이 통과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이용하는 보행자의 시민의식부재로 인근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고통을 받는다는 보도를 보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음주를 한 후 큰 소리로 떠드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주택가를 지날 때는 공중 화장실의 구호처럼 "다녀가지 않은 듯 다녀가고,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둘레길을 걸으며 현지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기 때문입니다.

평창마을길의 주택가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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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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