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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춘대 능선과 구기계곡, 북악산과 인왕산


이번 주말은 금년 들어 가장 추운 날씨입니다. 토요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3도,  일요일은 무려 영하 17도가 된다고 합니다. 이번 주에도 장거리대신 가까운 북한산을 찾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블로그를 만지며 빌빌거리다 보니 어느새 10시가 지납니다. 서둘러 배낭을 챙겨 서울지하철 6호선 독바위 역에 도착한 시각은 거의 정오입니다. 간단하게 아침 을 먹었지만 벌써 배가 출출하여 인근의 포장마차에 들립니다. 3개에 1천원하는 잉어빵(붕어빵이 아니라)을 사서 천천히 먹습니다. 내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중년의 가게주인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합니다.
"지금 산에 가시려고요? 밖은 영하 13도인데!"

사실 산에 다녀보지 않은 사람은 이토록 강추위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에 배낭을 매고 등산을 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일단 완전군장을 하고 집을 나서면 생각보다 그리 춥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옷인데요. 아무리 겨울이래도 산에 오르며 힘을 쓰면 땀이 납니다. 그런데 이 땀을 잘 배출하는 기능성 옷을 입는 게 기본입니다. 일반적인 옷을 입으면 땀이 식어 당장 체온을 저하시키거든요.

독바위 역에서 좌측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들어서면 북한산 둘레길을 만납니다. 이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족두리봉으로 오르는 정진탐방센터입니다. 여기서부터 족두리봉까지는 외길입니다. 날씨 탓인지 인적이 드무네요. 그렇지만 족두리봉에 오르니 먼저 오른 사람들이 바람을 피해 쉬고 있는 모습입니다.

 족두리봉 이정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소재 족두리봉(370m)은 북한산 비봉능선의 서쪽 끝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데, 멀리서보면 마치 족두리를 쓴 모습으로 보여 흔히들 족두리봉으로 부릅니다. 그러나 족두리봉은 쳐다보는 방향에 따라서 수리봉, 시루봉, 독바위 등으로 각기 다르게 불리는데, 족두리봉을 오르는 출발점인 6호선 독바위역의 이름도 여기서 유래한 것입니다.
 
정상에 오르면 무엇보다도 서울 서부지역의 조망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동편을 바라보면 향로봉, 비봉, 의상봉 능선과 보현봉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남쪽으로는 안산과 인왕산(338m) 그리고 북악산(343m) 뒤로 남산까지 보이며, 서쪽으로는 은평구와 인천의 계양산까지 전망됩니다. 북쪽으로는 은평 뉴타운과 그 뒤의 풍경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혹한 속의 비둘기들도 애처로워 보입니다.
 동쪽의 향로봉과 보현봉


 남쪽의 북악산과 인왕산


 서쪽의 은평구와 인천 계양산


 비둘기들


  

정상을 내려와 향로봉 방향으로 갑니다. 여기서부터 북한산 비봉능선이 시작되지요. 얼어붙은 미끄러운 경사면에는 안전철책이 설치되어 있음이 다행입니다. 안부에 도착하여 뒤돌아보면 족두리봉의 거대한 암봉을 실감합니다. 다시 안부에 도착해 향로봉으로 오릅니다. 가파른 비탈을 오르면 향로봉 출입금지 안내판 "추락위험지역 출입제한"이 보입니다. 향로봉은 위험하므로 우측으로 우회하여 올라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사람들이 무모하게 오르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하지요. 
 뒤돌아본 족두리봉


 향로봉


 향로봉


 향로봉 출입제한 경고문


글쓴이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비봉능선을 답사했으므로 이번에는 날씨를 핑계삼아 시간도 단축하고 또 새로운 능선의 답사를 위해 탕춘대능선으로 진입합니다. 서울의 북서쪽 방어를 위해 세운 탕춘대성은 인왕산 동북쪽에서 비봉아래까지 약 4km 거리에 연결된 산성입니다. 조선시대 잦은 홍수로 토사가 유실되고 왕권교체로 인해 완공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으며 따라서 복원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탕춘대성이라고 부른 것은 인근에 연산군의 놀이터였던 탕춘대(蕩春臺)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망이 터지는 곳에 다다르면 구기계곡의 이북5도청 우측으로 가야할 탕춘대 능선이 부드럽게 흐르고 있는 가운데, 구기계곡을 중심으로 그 뒤로 좌측에는 북악산 그리고 우측에는 인왕산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서울을 대표하는 남산과 N타워도 그 뒤로 희미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우측 끝으로는 조금 전 지나온 족두리봉이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구기계곡(좌)과 탕춘대능선 

 지나온 족두리봉


능선에 서면 칼바람이 몰아칩니다. 뒤돌아보면 향로봉의 정상이 흡사 매의 부리처럼 삼각형의 모양을 그리고 있습니다. 허물어진 산성을 따라 가노라니 탕춘대 탐방센터입니다. 하산하던 두 노인이 열심히 탐방안내지도를 살펴보고 있군요.

 향로봉

 탕춘대성곽길


 탕춘대 탐방센터


조금 더 걸어가니 탕춘대성문 앞입니다. 이곳은 북한산 둘레길이 지나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좌측으로 가면 평창동, 우측으로 가면 불광동입니다. 글쓴이는 상명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제부터 능선은 거의 기복이 없이 평탄하게 이어집니다. 산성안쪽과 바깥쪽으로 갈 수 있지만 이번에는 바깥쪽 길을 선택합니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가노라니 어느 새 상명대 중앙도서관 앞입니다. 여기까지 시내버스가 들어오는군요. 오늘은 약 3시간 동안의 산행을 마치고 시내버스에 오릅니다. 강추위에 무리를 하는 것보다 가벼운 몸풀기로 하루를 보냅니다.

 북한산 둘레길 이정표

 성곽 바깥 길


 상명대 중앙도서관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1월 15일 (토)
▲ 등산 코스 : 독바위역-정진탐방센터-족두리봉-향로봉 삼거리-탕춘대능선-탕춘대탐방센터
                    -탕춘대성문-상명대

▲ 등산 시간 :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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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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