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위치한 산 중 가장 기암괴석이 많은 산은 관악산입니다. 관악산은 예로부터 불의 산이어서 바위가 많으니 당연히 기암괴석도 많겠지요. 반면 북한산은 관악산 보다는 산세가 웅장하고 바위의 규모가 커서 비봉, 문수봉, 의상봉, 원효봉, 노적봉, 인수봉, 만경대, 백운대 같은 큰 암봉은 많지만 아담한 기암괴석은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비봉능선의 사모바위와 승가봉 인근의 석문(북한문)입니다. 이 두 바위는 보통 등산지도에 표기될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위 두 개의 기암괴석이외에 글쓴이가 북한산을 다니며 확인한 5개의 기암을 소개합니다. 이중 오리바위와 주전자바위는 등산객들 사이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부처바위와 철모바위 그리고 포갠 바위는 글쓴이가 임의로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혹시 독자들도 더 좋은 이름이 있으면 알려주기 바랍니다.
(1) 비봉 인근의 사모바위
글쓴이는 사모바위가 입체적인 사각형모양으로 생겨 이렇게 부르는 줄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사모관대를 닮아서 이런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연인끼리 "사모(思慕)하다"는 의미의 사모바위라는 전설이 있네요.
『조선 인조 임금 때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남자가 전쟁터로 갔다가 다행히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오니 사랑하는 여인이 청나라로 갔다. 남자는 여인이 풀려나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전쟁이 끝나고 여인들은 청나라로 끌려갔다가 풀려났으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북한산 자락 지금의 홍은동 지역에 모여 살았다. 남자는 여인을 찾으려고 그 지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결국 그는 북한산에 올라 북쪽을 바라보며 언제고 돌아올 그녀를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구기동 쪽에서 사모바위를 보면 북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자료 : 한국의 산하).
(2) 승가봉인근의 석문(북한문)
석문은 승가봉인근에 위치한 돌문입니다. 그 생긴 모습이 꼭 사람이 통행하는 문처럼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관악산 사당능선의 관악문과 비교하여 이를 북한산에 있다고 북한문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3) 백운대 오름길의 오리바위
오리바위는 위문에서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를 오르는 길목의 좌측에 숨어 있습니다. 숨어 있다는 표현은 약간 어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앞만 보고 정상을 오르내린다면 관찰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기 위해서는 통행로에서 좌측으로 살짝 올라 절벽 쪽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암벽 끝에 발을 감춘 오리 한 마리가 머리를 쳐들고 북한산성 계곡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4) 인수봉 꼭대기의 철모바위
인수봉은 백운대 및 만경대와 함께 북한산 정상의 삼각봉을 형성하는 봉우리입니다. 백운대에 올라 인수봉을 바라보면 뾰족한 봉우리로 보이지만 백운 대피소 아래 전망장소에서 바라보면 가로로 약간 길게 보입니다. 이 인수봉 정상 꼭대기의 우측 끝에 철모 한 개가 얹혀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육안으로 볼 경우 관찰력이 없으면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200mm 렌즈로 당겨보면 철모를 확실히 볼 수 있습니다.
(5) 의상봉 아래의 주전자바위
주전자바위는 백화사에서 의상봉으로 오를 때 중간의 바위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무심코 보면 그냥 이상하게 생긴 바위이지만 위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바위가 물을 따르는 주전자를 닮았습니다.
(6) 응봉능선의 부처바위
삼천사계곡에서 응봉능선을 오를 경우 응봉을 지나 급경사 암벽을 만납니다. 이를 통과하면 다시 암릉구간인데, 좌측 아래의 쉬운 길로 우회하지 말고 바로 오르면 큰 네모바위를 만납니다. 바위의 생긴 모습이 꼭 서양의 만화주인공인 심슨을 닮은 듯 합니다. 그런데 이 바위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 사람의 코와 입술이 선명합니다. 비록 눈은 없지만 꼭 불상의 얼굴모습이 상상되어 부처바위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바위와 모양이 비슷한 심슨가족(자료 : 구글 이미지)
(7) 문수봉 능선의 포갠바위
문수봉 정상에 올라 비봉능선 방향을 바라보면 좌측으로 가지를 친 능선 끝에 두 개의 바위가 포개진 모습을 한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는 누구나 쉽게 관찰할 수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름이 없어 그냥 포갠 바위라고 지었습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꼭 상투과자 같아 상투과자바위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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