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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내를 동쪽에서 성곽처럼 감싸고 있는 대룡산(899m)은 마치 용이 바다에서 육지로 솟아오르는 형국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해발고도를 보더라도 춘천에 이웃하고  있는 삼악산(654m), 검봉(530m), 오봉산(779m)보다도 훨씬 높지만 이름이 덜 알려진 것은 아마도 접근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경춘선 전철의 개통으로 김유정 역 또는 남춘천 역에서 접근할 수 있어 수도권시민의 당일치기로 인기 있는 산행지가 될 것입니다. 물론 앞에서 비교한 산에 비해 산세가 두루뭉실하여 스릴이 없는 점은 핸디캡입니다.

김유정 역에서 식당차량을 이용하여 산행들머리인 거두리 농협창고(신동농협농산물 집하장)로 갑니다. 바로 옆이 거두2리 버스정류소로군요. 46번 국도를 타고 10분만에 왔습니다. 우측의 등산로로 들어서니 가야할 명봉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A4 용지만한 크기에 깨끗한 등산로 이정표를 만들어 세워둔 게 매우 사려 깊어 보입니다. 깔딱고개를 오르니 명봉(642m)입니다. 그런데 사위는 짙은 안개로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계속되던 동장군이 물러나고 낮의 기온이 영상으로 변하니 땅에서 솟은 복사무(輻射霧, 복사안개)가 대지를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정류소

 가야할 명봉


 아담한 이정표


 명봉 정상이정표 


 

명봉을 내려와 갑둔이고개를 지납니다.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팔랐지만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부드럽습니다. 숲 속에는 아직도 눈이 그대로 쌓여 있고 등산로도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임도를 건너 전망대에 올랐지만 나오는 것은 한숨뿐입니다. 이제 점점 고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거의 정상이 가까워오자 옅은 상고대(바람서리꽃)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일반적으로 상고대는 해발 900m이상의 고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대룡산도 상당히 높은 산입니다. 다만 바람이 거의 없어 상고대는 이제 겨우 맺히는 중입니다. 아마도 강풍이 몰아쳤다면 제법 볼만한 상고대가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먼 곳을 바라보면 상고대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제법 고산다운 풍모를 보여줍니다.
 짙은 안개


 눈길


 임도와 전망데크


 안개 낀 능선


 상고대





통신철탑이 보이더니 어느새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사람의 키 만한 대형 표석이 세워져 있고 그 옆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춘천시내와 서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산하를 감상할 수 있겠지만 오늘은 전망대에 걸어둔 사진으로만 만족합니다. 사진을 보면 의암호와 그 뒤로 가덕산 -북배산-계관산의 능선이 선명하군요. 

 정상의 통신철탑

 정상표석


 전망데크





도로 옆 울타리가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가 하산합니다. 하산하는 길도 부드럽네요. 해발 900m 정도의 산길이 이토록 기복이 없는 산은 거의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산을 노약자들도 찾기 쉬운 산이라고 소개하나 봅니다. 아이젠을 벗었다가 두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네요. 산 속으로 들어가는 등산객 3인의 배낭크기에 주눅이 듭니다. 이런 산객들은 산에서 비박(야영)을 하며 등산을 즐기는 전문산꾼들입니다.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빙판으로 변해있어 미끄럽습니다. 고은리 소류지 옆 버스종점에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임도와 울타리

 축대


 큰 배낭을 맨 등산객들


 빙판


 등산 안내도


 주차장에서 바라본 대룡산  


 

식당의 자동차를 얻어 타고 단체로 막국수전문식당으로 갑니다. 무려 1시간을 기다립니다. 등산객이 모두 오면 한꺼번에 국수와 만두를 끓인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기다리면서 막걸리와 빈대떡(전)을 주문해 먹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기다림이 지루해 모두들 파김치가 되어 입이 툭 튀어 나왔습니다. 먼저 온 사람들에게는 미리 음식준비를 해 주기를 바랬거든요. 그런데 막상 막국수와 만두국이 나오자 사람들은 그 맛에 반한 모습입니다. 이장을 맡고 있다는 국수집 사장의 구수한 막국수해설도 불평불만을 잠재운 요인입니다. 

또 자동차를 타고 김유정 역으로 갑니다. 그런데 상봉행 전철에 오르는 순간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올 때는 이른 시각(08:20)이어서 그런지 상봉역에서 편안하게 앉아 왔거든요. 몇 개의 역을 지난 후 겨우 사람들 틈을 비집고 배낭을 선반 위에 올려놓습니다. 서 있으려니 발가락에 생긴 티눈이라는 놈이 온몸을 아프게 하네요. 약 70분 동안 서서 오는 게 4시간 정도 산행하는 것보다 힘이 훨씬 힘듭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2월 5일(토)
▲ 등산 코스 : 거두리 농협창고-명봉-갑둔이고개-임도-대룡산-고은리 버스종점
▲ 소요 시간 : 3시간 45분
▲ 등산 안내 : 서울동강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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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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