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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513m)은 전북 완주군 구이면, 임실군 운암면 및 신덕면에 위치하고 있는 산입니다. 다섯 개의 봉우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어 오봉산이라고 불립니다. 이 산의 산세 자체는 별로 특징이 없습니다. 그러나 4봉에서부터 정상인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서면 그림 같은 옥정호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찾는 사람이 이외로 많다고 합니다.  


산행들머리는 완주와 순창을 남북으로 이어주는 27번 국도가 지나가는 완주군 구이면 소모마을입니다. 등산버스가 주유소에 정차했습니다(11:15). 몇몇 사람들이 주유소의 화장실을  이용하려 하자 주인은 등산로 안으로 들어가면 화장실이 있다며 이용을 못하게 합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지 않아서이겠지요. 그렇지만 용변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나 속 좁은 처사입니다. 이젠 시골 인심도 예전 같지 않아 자꾸만 세상 인심이 각박해 집니다.


굴다리를 건너니 요양원이 있고 오봉산장과 옥천가든 등의 음식점이 보입니다. 도로변에는 자주괴불주머니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숲 속으로 접어드니 불과 1주일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딴판입니다. 지금까지 을씨년스럽게만 보이던 나무에도 파릇파릇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해 숲은 푸른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합니다. 능선에 도착해 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돌아 1봉으로 갔으나 제일 높은 곳에는 묘지 1기만 있을 뿐 아무런 표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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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괴불주머니


다시 처음의 잘록이 능선으로 되돌아와 2봉을 향하여 갑니다. 조금 오르니 병풍암 전망대입니다.(12:10). 고만고만한 산들이 잘 조망되는 곳입니다. 두 번째 전망대에 도착해 쉼을 돌리고는 발걸음을 옮기는데 이미 2봉과 3봉을 지났습니다. 아무리 봉우리가 특색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정표에만 있고 실제의 장소에는 표시가 없으니 두 번이나 중요한 봉우리를 그냥 지나친 것입니다. 산악회 선두대장에게 이런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겠지요.


1봉에서 오봉까지의 능선은 호남정맥이 지나가는 길인데 이토록 현 위치에 대한 표시가 없으니 무척 아쉽습니다. 현지 행정기관이나 산악동호회에서는 외지인을 위한 배려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능선에는 각시붓꽃이 드문드문 예쁘게 피어 있어 눈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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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병풍암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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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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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서 바라본 서쪽 조망


제4봉은 오르지 아니하고 오른쪽으로 우회해 안부(잘록이)를 지나 오봉으로 오릅니다. 드디어 왼쪽으로 옥정호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잡목이 없어 조망이 터지는 곳을 두어 차례 지나자 옥정호와 주변경관이 한 눈에 바라보이는 오봉산 정상(513m)입니다.(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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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정호와 붕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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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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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는 섬진강 상류에 섬진강댐이 만들어지면서 생성된 인공호수입니다. 섬진강댐은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사업으로 1961년에 착공하여 1965년에 준공된 댐입니다. 옥정호는 임실군 운암면과 강진면, 정읍시 산내면 일대에 걸쳐 있는데 오봉산에서 바라보면 호수내 중앙에 붕어를 닮은 섬인 일명 붕어섬이 있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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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동남쪽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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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섬


유감스럽게도 가스가 끼어 옥정호와 붕어섬의 환상적인 조망을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윤곽은 잘 드러납니다. 동쪽으로는 가야할 국사봉과 그 능선이 선명하고, 옥정호 순환도로가 꾸불꾸불하게 기어갑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는 철쭉 한 그루가 화사하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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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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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앉아 조망을 즐기다가 다시 배낭을 들쳐 맵니다. 아까 우회한 4봉이 올랐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습니다. 길목에는 병꽃나무가 꽃을 피우는 중입니다. 현재는 흰색처럼 보이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 붉은 색으로 변해 꽃이 지는 특이한 나무입니다. 평범한 능선을 오르내리다가 드디어 깔딱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국사봉(475m)입니다.(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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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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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


국사봉에 서니 서쪽으로 지나온 오봉산과 4봉의 능선, 남쪽으로는 옥정호와 붕어섬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옥정호 순환도로는 그 구비가 마치 뱀처럼 휘어져 내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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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순환도로, 오른쪽 끝은 지나온 오봉산  



땀을 식히고는 능선을 따라 내려갑니다. 송림을 지나자 옥정호 전망을 위한 데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등산객 한 명이 배낭을 내려놓고 양말까지 벗은 채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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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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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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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와 붕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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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을 지나 계단을 내려서자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임석리 주차장입니다.(14:20). 오봉산과 국사봉에서 충분히 쉬고 쉬엄쉬엄 걸어왔는데도 오늘 산행에 겨우 3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가볍게 몸풀기를 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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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바라본 팔각정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국밥 한 그릇을 게눈 감추듯 하고는 저만치 보이는 도로변의 2층 누각에 올라 옥정호를 바라봅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누각의 난간에 앉았지만 무딘 감정으로 인해 시상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 대신 지나가다가 들린 촌노 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만 귓전에 윙윙거립니다. "우리 여기까지 왔으니 증명사진 한 장 박고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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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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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에 올라 바라본 옥정호
 

《산행 개요》

△ 산행일자 : 2008년 4월 27일(일)
△ 산행코스 : 소모마을-요양원-능선삼거리-1봉-능선섬거리-병풍암 전망대-
              2봉-3봉-4봉 안부-오봉산 정상-4봉-국사봉-임석리주차장
△ 산행시간 : 3시간 5분
△ 안내산악회 : 안전산악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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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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