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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 청풍면에 자리잡은 미인봉(595m)과 신선봉(845m)! 그 이름은 그저 아름답고 부드럽게 보이지만 실제로 답사하려면 팔과 다리의 품을 필요로 하는 암릉구간이 있는 곳입니다.


등산버스가 중앙고속국도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82번 지방도로를 이용해 충주호의 주변 도로를 달려갑니다.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 청풍면이라 그야말로 청풍명월의 고장이며, 이 길은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로 선정될 정도로 조망이 좋은 곳입니다.


기암괴석의 바위가 솟은 금월봉 휴게소와 KBS촬영장을 지납니다. 전국제일의 남근석이 있는 동산과 작성산 계곡의 입구를 지나 좌회전하여 학현리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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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월봉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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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바위


"이제부터 충주호라고 하지말고 청풍호라고 불러주세요!"라고 쓴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이곳 제천사람들은 충주호를 청풍호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내 고장을 위한 사랑을 표현한 것인지 아니면 지역이기주의인지 모를 일이지만, 오래 전부터 충주호로 알고 있는 일반국민들의 입장에서는 헷갈립니다.


학현리로 들어가던 버스가 학현교를 건너 다시 오른쪽으로 유턴을 해서 담배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도로변에 정차합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금수산산악마라톤코스라는 안내그림이 세워져 있습니다(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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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입구의 담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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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마라톤대회 안내도


등산로는 바로 오르막으로 이어집니다. 아무리 산악마라톤이라고 해도 하필 이토록 등산로가 험한 곳을 마라톤코스로 지정하여 운영하다니 참으로 대단하다는 느낌입니다.


간간이 조망이 트이지만 안개와 가스가 끼어 너무 흐릿한 게 흠입니다. 그림 같은 충주호를 조망할 수 있다는 희망은 일장춘몽이 되고 맙니다. 이마에 흠뻑 땀을 흘리며 오른 암봉에는 족가리봉(조가리봉, 582m)이라는 목판이정표가 나무에 비스듬히 걸려 있습니다. 손으로 바로 잡아보려고 시도했지만 불가능합니다(11:00). 족가리봉은 인근에 발가락을 닮은 바위가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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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가리봉


족가리봉을 오르며 뒤돌아보면 실물과 같은 궁뎅이바위를 목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쉽습니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가야할 미인봉은 비교적 선명한데 비해, 멀리 위치한 신선봉은 안개 속에 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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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미인봉(좌) 신선봉(뒤) 능선


 
급경사를 바윗길을 내려와 다시 오른 곳은 정방사 갈림길입니다(11:10). 오른쪽 산허리 300m 지점에 위치한 정방사는 충주호의 그림 같은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이라 등산객이 아닌 일반 관람객들도 많이 찾는 사찰입니다. 산행들머리를 정방사로 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이곳에서 올라오는 다른 산악회팀과 합류하게 되어 등산로가 붐비기 시작합니다.  


능선 오른쪽으로는 금수산(1,016m)과 망덕봉(926m) 줄기가, 그리고 왼쪽으로는 작은동산 및 동산줄기가 안개에 싸여 희미하게 보일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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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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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산 능선


미인봉(595m) 정상에는 검은 오석으로 만든 세로로 세워진 정상표석이 반겨주는데, 이 산은 멀리서 볼 때 상당히 가팔라 보였지만 막상 정상으로 접근하는 길은 부드러운 흙 길입니다. 그러나 정상은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습니다(11:40). 미인봉 정상 표석을 등지고 바라보면 앞쪽 두 개의 바위가 여성의 젖가슴을 닮았다고 하여 미인봉이라고 불렀다지만 미처 이를 확인하지도 못한 채 자리를 떠나고 말았으니 한심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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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봉 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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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봉의 젖가슴 바위(사진자료 : 다음 카페 "대전산악회")
 


미인봉은 일명 돼지 저(猪)자를 사용하여 저승봉(猪昇峰)이라고 합니다. 옛날 이곳에 많이 서식하던 멧돼지가 오르내리던 산이라는 뜻이랍니다.


미인봉을 조금 내려서니 거대한 마당바위입니다. 여기서는 도로가 통과하는 학현리마을 건너 북쪽의 작은동산(545m)과 동산(896m)으로 이어진 능선이 잘 조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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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현리마을


미인봉에서 신선봉까지의 거리는 4km인데, 이 구간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러나 바로 암릉길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초록이 숨쉬는 흙 길이 한참동안 계속됩니다. 그러다가 코뿔소바위를 지나면서부터 드디어 암릉길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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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바위(등산지도에는 킹콩바위라고 표시한 곳도 있음)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꿋꿋하게 버티고 선 노송 한 그루를 보고 조선조 사육신의 절개를 상기한 것도 잠시 연속으로 나타나는 암릉길은 오금을 저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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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에 뿌리 내린 노송


로프에 의지한 채 바위를 타고 넘으니 그 다음에 기다리는 것은 외줄과 어지러운 여러 가닥의 로프입니다. 안부에 이르러 다시 로프를 이용해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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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을 넘어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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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본 로프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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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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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막 길


능선을 따라 가노라니 고사목 한 그루가 가로로 쓰러져 있습니다(805봉). 이 지역을 내려서면 그야말로 대슬랩구간입니다. 약 20여 미터 높이의 암벽이 거의 수직에 가깝게 서 있는 곳입니다. 밑에서 위로 보며 찍은 사진은 경사가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 서면 매우 가파릅니다. 두 팔과 다리의 힘을 이용하여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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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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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희미한 충주호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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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스랩구간을 오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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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올려다본 대슬랩


이 구간을 통과하고 나면 835봉부터는 등산로는 또 한없이 부드러워 집니다. 길섶에는 둥굴레가 집단적으로 서식하고 있고, 꽃잎이 무척 큰 "큰꽃으아리"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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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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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꽃 으아리


신선봉(845m) 정상에는 돌무덤과 표석이 있는데, 미인봉과 마찬가지로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13:53). 여기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바로 상학현방면으로 하산하지만 등산개념도에 따라 용바위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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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봉


금수산갈림길(898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참으로 재미없고 지루한 길이 쉼 없이 이어집니다. 신선봉에서 선두대장을 따라 하산하다가 발걸음을 되돌린 것은 용바위봉(750m)에 가면 기암이라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기 때문인데, 실제로는 용바위봉도 우회하고 등산로도 희미하여 신경만 잔뜩 쓴 채 괜히 헛고생만 했습니다. 산에 와서는 산악회 측의 안내에 따라야 함을 자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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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꽃마리


갑오고개에 도착하여(15:38) 왼쪽으로 돌아 상학현마을 방향으로 차도를 걸어오려니 더욱 지칩니다. 황토색의 벽으로 마무리한 통나무집에는 주인인 듯한 여성이 안락의자에 앉아 독서삼매경이 빠져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그 옆에는 두 마리의 개가 주인을 지키느라 지나가는 행인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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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


상학현마을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합니다(15:52). 산행소요시간은 약 5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오늘은 청풍명월의 고장인 제천에 와서 미인과 신선을 만나 그림 같은 충주호와 주변산세를 함께 조망하려 했으나 가스가 끼여 암팡진 암릉 길에서 로프 타는 훈련만 한 채 하루해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8년 5월 25일(일)
△ 등산 코스 : 학현교 인근 산악마라톤코스입구-족가리봉-정방사삼거리-
               미인봉-킹콩바위-신선봉-금수산 삼거리-용바위봉(우회)-
               갑오고개-상학현 주차장
△ 소요 시간 : 5시간 37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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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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