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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고 역의 송지효 


▲ 황당한 행동으로 뇌사상태에 빠진 의자왕

<계백>제28회는 예상외로 이외의 사건이 많았습니다. 그 첫 번째가 의자왕(조재현 분)의 광기입니다. 의자왕은 사로잡은 신라 대야성 성주 품석과 그의 아내를 살해하라고 계백(이서진 분)에게 황명을 내렸지만 계백이 거부하자 "사비에 가서 참형에 처하겠다"며 당장 계백을 하옥시키라고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품석부부를 살해합니다. 품석은 신라 김춘추(이동규 뷴)의 사위인데, 이 비극적인 소식을 접한 김춘추는 이를 갈며 백제를 멸망시키겠다고 다짐하는군요.

흥수(김유석 분)가 술 취한 의자왕에게 계백이 죽으면 백제의 희망이 사라진다고 간하자 의자는 불같이 화를 내며 "계백이 없어도 백제는 아무런 탈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당장 서라벌을 공격하라고 명합니다. 의직과 은상 장군은 마지못해 의자왕을 따라 나섰는데 의자왕은 별안간 힘차게 말을 채찍질해 홀로 앞으로 나갑니다. 이 때 신라군의 기습공격으로 백제군은 무너졌는데, 의자왕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계백은 급하게 달려나가 낙마한 의자왕을 구해냅니다. 그렇지만 의자왕은 낙마하면서 머리를 바위에 부딪쳐 그만 뇌사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계백에 대한 극심한 질투심과 김춘추에 대한 복수심이 의자왕을 깊은 수렁으로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 막판 형제애를 발휘한 문근의 돌발행동

겨우 의자왕의 목숨을 구했는데 이번에는 문근(김현성 분)의 신라군이 계백을 공격합니다. 두 의붓형제는 또다시 서로 칼을 겨누는군요. 이번에도 계백은 문근을 제압한 후 "어머니가 이 장면을 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냐"며 함께 가자고 설득하지만 문근은 당장 "나를 죽이라"고 소리칩니다. 그러다가 신라군이 계백을 해치려 하자 칼을 던져 그를 막은 뒤 신라군을 해치우고는 유유히 사라집니다. 비록 엄마가 다른 의붓형제이지만 계백과 문근은 마지막 순간 형제애를 발휘한 것입니다.


 


▲ 전군통수권자인 대장군에 임명된 계백

백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충신 흥수와 성충(전노민 분)은 의자왕이 식물인간상태에 처하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들은 몇몇 대신들에게 의자왕의 유고(有故)를 비밀에 부쳐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문제는 귀족들인데요. 이들은 이번 대야성 공취에 사병을 지원한 댓가로 논공행상을 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임금을 대신할 대리청정을 정하고 전군을 통솔할 대장군을 임명하는 일입니다. 성충과 흥수는 연태연(한지후 분)을 방문하여 계백을 대장군에 임명해야 한다고 건의합니다. 연태연으로서는 후비 은고(송지효 분)를 좋아하는 계백을 대장군으로 임명하는 게 탐탁하지 않지만 나중에 왕자 부여태를 태자로 책봉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를 허용합니다. 

계백으로서도 의자왕이 나중에 이를 알면 진노할 것이므로 대장군 직을 사양하지만 은고까지 나서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득합니다. 그러면서 은고는 "의자왕은 지은 죄가 있어 계백이 대장군이 되어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결국 계백은 연태연으로부터 대장군에 임명됩니다.


 


▲ 계백을 은고에게 데려다 준 초영의 한숨

대장군에 임명된 계백은 측근 장수들을 불러 신라군이 공격해 오더라도 절대로 성밖으로 나오지 말고 수성(守城)만 하라고 지시합니다. 초영(효민 분)이 그 이유를 묻자 "김유신(박성웅 분) 군은 워낙 강하므로 백제군이 밖으로 나오면 반드시 패한다"고 대답하면서 "난 너만 있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계백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초영으로서는 참으로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계백은 초영에게 "고구려 연개소문에게 서찰을 보내면 고구려가 죽령이북의 땅을 회복하기 위해 낭비성을 공격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일이 주효했는지 신라의 김춘추는 김유신에게 대야성 공격병력을 빼내 낭비성을 방어토록 지시하였고 신라군이 물러가자 백제군은 시간을 벌게 되었습니다.

연태연의 아들 부여태로 태자를 책봉해야 한다며 부탁을 받은 성충과 흥수는 계백에게 이 뜻을 전하지만, 계백은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며 중립을 지키겠다고 합니다. 연태연은 귀족들을 설득하고 있는 중입니다. 은고도 신녀(이태경 분)를 만나는 등 두 여자는 아들을 살리기(태자책봉)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형국입니다. 은고는 계백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서찰을 넣었지만 계백이 거절하자 호위무사였던 초영에게 만남의 주선을 부탁합니다. 도와달라는 옛주인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초영은 호젓한 곳으로 계백을 불러내어 그를 은고가 있는 방으로 데리고 갑니다. 두 사람을 방안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온 초영의 한탄에 헛웃음이 나오는군요.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 의자왕의 꼼수를 알게 된 계백의 폭풍 진노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계백에게 은고는 "의지할 분은 오직 대장군뿐이니 아들 부여 효의 태자책봉을 도와 달라"고 간청합니다. 은고는 "효가 반드시 태자가 되어야 이 은고가 당신께 돌아갈 수 있다. 효가 보위에 오르면 당신에게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계백은 옥사에 갇힌 태학의 젊은이를 불러내 이들이 상소와 투서를 올려 목씨가문을 숙청한 것이 모두 의자왕의 계책이었음을 확인하고는 분노로 치를 떨었습니다. 계백은 혼수상태의 의자왕을 방문해 "비열한 함정으로 은고를 폐하의 것으로 만들었냐"며 괴로워합니다.

계백은 흥수와 성충을 의형제결의를 맺었던 장소로 불러내 칼을 던지며 "검으로 지켜야 할 주군이 이제 없다. 하늘에 맹세한 약조를 한 사람이 깨버렸다"고 말하고는 자리를 뜹니다. 계백이 주막에서 술을 마시는데 저자거리의 백성들이 그를 칭송하는 말을 듣고는 각오를 새롭게 다집니다. 마침 흥수와 성충도 검을 계백에게 돌려주며 "백성을 위해 백제를 지켜라"고 당부합니다.



 

▲ 대장군의 뺨을 때린 정신나간 은고의 무모한 행동

다시 도움을 요청하는 은고에게 계백은 차분한 어조로 분명하게 말합니다. "난 백제와 백성을 위해 충의(忠義)를 지키겠다. 당신을 이미 백제에 보냈고, 나 자신도 백제에 바쳤다. 당신과 나는 모두 백제의 것"이라고. 그러면서 소매 속에 간직하고 있던 은고의 향낭을 꺼내 탁자 위에 놓습니다. 그러면서 "휴 왕자 부탁은 들어 줄 수가 없다. 아씨!"라고 말합니다. 돌연 은고는 계백의 뺨을 후려치며 "두 번 다시 그리 부르지 말라!"고 소리쳤습니다. 은고라는 여인은 성충과 흥수가 걱정했듯이 사택비보다도 더한 이기심과 질투심을 가진 여인입니다.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자신의 진심을 몰라준다고 나라를 위하는 충신에게 감히 뺨을 때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사는 은고의 아들 부여 효가 태자로 책봉되지만 계백이 황산벌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하여 백제의 영웅이 되고, 사치와 향락의 대명사로 묘사된 의자왕도 개죽음을 당했으므로 백제는 멸망하였는데 누가 태자가 된들 무슨 소용인가요. 은고의 돌발행동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민폐 캐릭터 독개의 썰렁한 개그

살인청부업자라고 소개된 독개(윤다흔 분)가 처음 등장하여 위제단과 연락을 취하면서 계백의 아버지 무진을 위제단에 소개할 때만 해도 독개의 활약에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독개는 말만 많을 뿐 무술(검술)도 형편없고 수하인 대수(고윤후 분) 및 용수(장희웅 분)를 괴롭히는 인물로 전락했습니다. 나중에 계백의 부하가 되기는 했지만 그는 싸움을 할 줄도 모르기 때문에 대수와 용수보다 낮은 군직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래도 그는 과거 두 사람의 주인이었음을 빌미로 이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꼴이 눈꼴사납습니다.

의자왕이 혼수상태에 빠진 사실을 조정에서는 극비로 붙이고 있는데 독개는 대수와 용수에게 "의자왕이 잉어할 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듣고 있던 두 사람이 "잉어가 뭐냐? 붕어지"라고 바로 잡아 주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잉어든 붕어든 물고기는 틀림없네요. 여기서 붕어(崩御)는 임금이 승하하는 것을 말합니다. 독개는 유식한 척 하면서 개그를 했는데 썰렁하기가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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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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