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상 개연수 역의 최동준
자신의 세력을 키워 호시탐탐 왕좌를 노리던 국상 개연수(최동준 분)가 "드디어 때가 되었으니 새 하늘을 열자"며 반역을 일으킨 것은 지난 제40회입니다. 그런데 제44회가 끝난 현재까지도 반역은 진압되지 아니하고 애통하게도 황후인 고야(이보희 분)가 국상의 살수인 비발의 화살을 맞아 절명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주인공인 담덕(이태곤 분)은 가까운 곳에서 여러 발의 화살을 맞았지만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데, 고야는 먼 곳에서 한발의 화살을 맞고도 죽은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꼭 황후를 죽어야 했는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담덕은 후연의 모용보 및 풍발의 모함으로 모용수(김동현 분) 황제를 시해하려한 죄를 뒤집어쓰고 체포위기에 몰렸지만 혼인동맹으로 모용보(임호 분)에게 시집간 담주(조안 분)의 기지(機智)로 모함을 벗고 모용수 황제로부터 시해음모사건과는 무관함을 인정받아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역모를 일으킨 개연수는 고창(남살진 분)의 부장인 도광(박승호 분)을 후연으로 보내 개연수 아들 고운(김승수 분)을 만나 "국상이 후연과 내통했다는 의심을 받아 역모죄로 몰리고 있어 가문이 멸족위기에 처했으니 오해가 풀릴 때까지 고구려로 돌아오지 말 것"을 전합니다. 개연수로서는 자신과 정치적인 야심이 다른 아들을 귀국하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이지요. 그런데 후연의 모용희(조인표 분) 왕자가 "후연이 알아서 담덕을 처리하라"는 국상의 밀서를 담덕에게 되돌려주자 모두루(임대호 분) 장군은 "국상이 역모를 꾀하고 있으며 딸 도영(오지은 분)과의 국혼도 간계"라고 했는데 고운이 이 말을 엿듣고는 혼란에 빠집니다. 도대체 어느 게 진실인지 확인하고자 그는 급히 고구려로 떠납니다.
개연수는 대당주 여소이(임병기 분)에게 중앙군을 장악하게 하고, 모수에게 민심을 선동토록하며, 연도부(반석진 분)에게는 태학의 훈도들을 통제하도록 지시한 후 담덕지지세력인 계필, 고창, 이영을 역도로 몰아 모두 옥에 가둡니다. 천군대장 황회(김명수 분)가 천군의 무장을 지시하고 황궁을 지키려 하였지만 여소이에게 진압당하고 맙니다. 겨우 위기를 모면한 황회는 고국양왕(송용태 분)에게 개연수의 반란을 알렸는데, 충직한 부하 1명이 임금의 곤룡포를 입고 달아나는 것처럼 위장하여 여소이 군대를 다른 곳으로 유인하고는 임금은 왕궁사당의 비밀장소로 피신하여 겨우 목숨을 부지합니다. 개연수는 당장 임금을 체포하라고 진노하지만 이 비밀장소만은 알지 못해 그나마 다행입니다.
개연수는 담덕일행이 후연에서 풀려나 고구려로 돌아온다는 서찰을 받고는 대신들에게 "담덕은 역모를 꾀한 역적의 수괴로 앞으로 국정은 내가 이끈다"고 선언한 후 "이를 고구려 전역에 방을 붙여 공고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리고 안시성 해모월 성주에게 담덕을 막도록 조치했지만 이 해모월 성주가 결국은 담덕의 포부와 인격에 감동되어 개연수의 반대편에 서게 됩니다. 다만 개연수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게 위장하여 해모월이 담덕일행을 모두 체포하여 국내성으로 압송하고 있는 중입니다. 왕궁에 도착하면 해모월의 군사들과 합세해 개연수 일당을 처치할 계획입니다. 담덕을 압송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개연수는 환호작약하면서 대왕을 찾아내 옥새를 확보한 후 살해하라고 지시합니다.
한편, 개연수의 살수인 비발은 해모월 성주의 행적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합니다. 담덕을 살해하면 그만인데 장거리를 압송하느라고 시간을 소모하고 있고, 담덕의 측근 중 1명이 보이지 않은지가 오래되었으며, 더욱이 지나치게 많은 군사들이 압송행렬을 호위한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개연수의 책사인 모수도 이에 동의합니다. 담덕일행이 궁궐 안으로 들어서자 문을 닫고는 해모월 성주에게 무장해제를 지시합니다. 궁궐안에는 이미 옥사에서 끌려 나온 고창, 황회, 계필 등이 처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때 담덕일행은 포승과 쇠사슬을 풀고는 개연수 척살을 지시하지만 미리 낌새를 눈치챈 개연수 측은 화살부대까지 동원시켜 놓았습니다.
일촉즉발의 순간 은신해 있던 고국양왕이 옥새를 들고 나타나 국상에게 태자를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참으로 눈뜨고 볼 수 없는 목불인견(目不忍見)입니다. 개연수가 태자와 역도들을 척살해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겠다고 큰소리치자 대노한 담덕은 당장 개연수의 목을 치겠다고 일갈하며 한바탕 칼싸움이 벌어집니다. 이 때 숨어 있던 비발이 담덕에게 날린 화살은 불행하게도 아들을 살리려는 고야 황후가 대신 맞고 숨을 거둡니다. 담덕살해에 실패한 비발이 두 번째 화살을 쏘려는 순간 설지(김정화 분)가 비발에게 단검(표창)을 던져 견제하는데요. 설지는 오빠인 말갈족 부족장 설도안(김규철 분)을 배신하고 인간적인 담덕을 도와주려고 작심한 듯 합니다.
한편, 후연과의 혼인동맹에 따라 담덕과 함께 후연으로 갔던 도영은 그 후 담덕이 후연황제 시해범인으로 모함을 받는 과정에서 풍발군에 쫓겨 달아나다가 낭떠러지로 굴렀었지요. 다행이 후연의 정치상황을 염탐하러 왔던 백제의 아신성주(박정철 분)에게 발각되어 백제로 갔었는데요. 그곳에서 편히 지내던 도영은 아신 성주의 삼촌인 진무장군의 안내로 고구려 국내성으로 무사히 돌아옵니다. 진무도 국상이 역모를 일으켰음을 확인했고요.
성안으로 들어가려는 도영에게 경비책임자는 신분이 확인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 가로막습니다. 누구냐는 말에 도영은 결국 자신의 신분을 결국 밝히지 못합니다. 여기서 도영은 "내가 누구인가? 역적의 딸인가? 태자의 아내인가? 누구에게 달려가야 하느냐?"며 통곡합니다. 참으로 애처로운 장면이기는 하지만 이는 정말 뜬금 없습니다. 개연수가 역모를 꾀했으니 지금 성을 지키는 군사들은 당연히 개연수 편일 것입니다. 따라서 도영은 개연수의 딸임을 밝히고 성으로 들어가 아버지를 만나야 하는 게 도리입니다. 만나서 따질 것은 따져야 합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위치만을 생각하고 누구에게 달려가야 하느냐고 한탄만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태자비로서 자격이 의심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제41회에서 제44회까지의 지루한 상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는데, 권력욕의 화신이 된 국상 개연수의 난을 화끈하게 평정하지 못하고 질질 끄는 제작진이 원망스럽습니다. 제44회 마지막 장면에서 개연수가 담덕을 죽이려는 순간 어떤 물체가 개연수를 향해 날아왔습니다. 이것은 무엇이며 누가 쏜 것일까요? 이게 표창이라면 담덕의 충복으로 변한 설지일 것이며, 화살이라면 조금 전 왕궁 안으로 들어온 개연수 아들 고운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찌되었든 개연수와 그를 지지한 개들이 하루빨리 소탕되고 담덕태자가 광개토태왕으로 즉위하여 후연과 말갈을 물리치는 등 중원정벌의 꿈을 펼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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