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각산 조망대인 헬기장에서 바라본 감투봉과 톱니바퀴 능선
전북 진안군 백운면 소재 선각산(1,142m)은 백운계곡을 사이에 두고 북쪽 덕태산(1,155m)과 마주보고 있으며, 장수 팔공산에서 북상하는 금남호남정맥이 서쪽으로 가지를 쳐 나간 능선 상에 솟아있는 명산입니다. 삿갓봉(1,134m)은 선각산의 동북쪽 금남호남정맥 상의 봉우리입니다. 백운계곡의 안쪽 점전폭포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입니다.
산행들머리는 백운계곡의 중간지점인 정자입니다. 포장된 도로가 안쪽의 점전폭포까지 이어지지만 하계피서철에는 대형버스가 진입할 경우 맞은 편에서 오는 차량과 교행(交行)도 안되고 또 대형버스 주차장도 없어 주민들은 버스의 계곡안쪽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덕태산장과 광명사를 지나갑니다. 좌측에는 새로 지은 펜션형 주택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백운계곡 정자
덕태산장
아담한 우편물함
점전폭포를 뒤로하고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좌측의 산 속으로 덕태산 진입로가 보이네요. 6년 전 덕태산을 오를 때 들머리로 삼은 곳이어서 기억이 새롭습니다. 도로를 따라 가노라니 우측으로 계곡을 가로지르는 길이 보입니다. 바로 동쪽의 홍두깨재와 갈림길입니다. 아무런 이정표도 없으니 등산개념도를 보고 길을 잘 찾아야 합니다. 계곡을 건너면 이 길은 한밭재로 이어지는 임도입니다. 무더위에 임도를 따라 걷는 것은 참으로 따분합니다. 특히 바람 한 점 없는 날은 더욱 그러합니다. 임도를 걸어온 지 약 30분만에 한밭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우측인 서쪽으로 가면 감투봉(투구봉)을 거쳐 소덕태산(762m)으로 이어지므로 우리는 선각산을 오르기 위해 좌측으로 진입합니다. 여기서 선각산까지의 거리는 1.15km입니다.
덕태산 등산로 입구
한밭재 가는 길
한밭재 등산 안내도
숲 속으로 들어서니 비로소 서늘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조망대에 서니 투구봉 뒤로 이름 모를 산들이 톱니바퀴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니다. 저 멀리 북쪽으로 진안의 명산인 마이산이 말의 두 귀를 쫑긋하게 세운 채 그 위용을 뽐내고 있군요. 산죽지대를 지나자 오늘 산행 중 가장 조망이 좋은 헬기장입니다. 그야말로 사방팔방으로 터지는 시원한 조망은 오늘 겪었던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주는 청량제입니다. 남쪽으로는 장수 팔공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서쪽 반송리 방면은 섬진강 줄기가 아련합니다.
투구봉(우측) 뒤로 보이는 톱니바퀴 능선
마이산(우측)의 위용
헬기장
남쪽의 장수 팔공산
선각산 정상
헬기장에서 빤히 보이는 선각산 정상에 올랐지만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보았던 정상표석이 보이지 아니하여 이곳이 선각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졌습니다. 그렇지만 한밭재에서 오른 거리와 시간을 감안한다면 분명히 선각산인데 누가 정상표석을 없애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안군에서는 조속히 정상표지석을 다시 세워두기를 촉구합니다. 선각산에서 북쪽으로 내려섭니다. 가야할 깃대봉이 저 멀리 우뚝 서 있습니다. 깃대봉 아래에 전망대인 팔각정이 멀리서도 바라보입니다. 안부를 지나가는데 좌측의 점전폭포방향으로 빠지는 길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흔적은 있지만 이정표가 없는 게 아쉽습니다. 조금 더 가니 지나온 방향으로 선각산 0.6km, 가야할 방향으로 오계치 1.6km, 남쪽으로 신암리 2.8km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비로소 지나온 봉우리가 선각산 정상임을 확인합니다. 100미터를 더 가니 전망대까지는 0.74km 라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일단 팔각정이 있는 전망대까지 오르기로 합니다.
가야할 삿갓봉(우측)
선각산 이정표
전망대 이정표
전망대는 주 등산로에서 우측으로 약간 비켜선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무심코 길을 가다가는 놓치기 십상입니다. 삿갓봉 0.35km 이정표가 세워진 지점에서 글쓴이는 아까 선각산을 내려오면서 팔각정을 보았기에 이곳이 틀림없이 팔각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그랬더니 팔각정이 바로 눈 아래 내려다보입니다. 팔각정 뒤로 보이는 산은 깃대봉(천상데미, 1,100m)입니다. 서쪽으로는 지나온 선각산이 마치 삼각뿔의 형상을 하고 있군요. 서쪽의 반송리 방면도 한 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삼거리 이정표
전망대 뒤로 보이는 깃대봉
전망대 팔각정
팔각정에서 본 선각산
팔각정에서 본 반송리 계곡
팔각정에서 북쪽의 시루봉(1,147m)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금남호남정맥이 통과하는 길입니다. 팔각정 북쪽 삿갓봉(1,114m)에서는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이곳에는 이정목에 삿갓봉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음이 다행입니다. 다만 <월간 산>의 지도에는 삿갓봉의 해발고도가 1,134m인데 비해 현지 이정표에는 1,114m라고 표기되어 있네요. 이런 오류는 한 두 군데가 아니므로 그냥 넘어 가겠습니다. 이곳 삿갓봉에서 같은 산악회 소속 여성등산객 3명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덕태산∼시루봉∼홍두깨재를 거쳐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30분만에 이곳까지 온 것입니다. 정말 대단한 주력입니다. 산에서 남성보다 더 산을 잘 타는 여성을 만나는 것은 요즈음 흔히 있는 일입니다.
삿갓봉 이정표
글쓴이는 동행한 등산객(1명)과 함께 어디로 하산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북쪽 홍두깨재를 경유해 점전폭포로 하산할 경우 거리가 더 멀기 때문에 지나온 갈림길로 되돌아와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능선 삼거리(이정표는 없지만 우측으로 등산리본이 걸려 있음)에서 사당골로 내려섭니다. 사당골을 지나면 열두골인데 작은 계곡으로 이어지는 하산로는 자갈과 같은 돌길이어서 발걸음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합수점에 도착하여 백운동계곡을 끼고 계속 내려옵니다. 계곡을 건너 도로를 만나 한밭재 갈림길을 지나면 점전폭포입니다. 폭포 위의 넓은 암반에 배낭을 내려놓고 땀을 씻으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냅니다. 계곡에서의 여유로움(1시간)에 오늘 흘린 땀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치 계곡에 피서를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지나온 선각산
점전폭포
폭포 위쪽에서 3명의 여성등산객이 내려오기에 다시 보니 아까 삿갓봉에서 만났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선각산과 투구봉을 경유했다고 하네요. 정말 대단한 준족입니다. 폭포 위에서 망중한의 시간을 보내고 버스주차장으로 향합니다. 펜션지역을 지날 때에는 마치 가을하늘처럼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떠있던 날씨가 불과 10여분만에 먹구름을 몰고 오더니 굵은 소나기를 퍼붓기 시작합니다. 여름 장마철 날씨는 한마디로 예측불가입니다. 버스정류소에서 잠시 비를 피한 다음 인근 등산버스에 오릅니다.
펜션지역
파란하늘과 흰 구름
오늘 산행에 5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덕태산∼시루봉, 또 선각산∼삿갓봉을 묶어 2회에 걸쳐 답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지금과 같은 폭염 속에서 덕태산∼시루봉∼삿갓봉∼선각산을 종주하는 것은 자칫 체력의 한계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7월 31일 (목)
▲ 등산 코스 : 백운계곡 정자(덕태산장)-점전폭포-한밭재 갈림길-한밭재-헬기장-선각산-능선 갈림길-전망대 팔각정
-삿갓봉-전망대 팔각정-능선 갈림길-사당골-열두골-백운계곡-점전폭포-정자
▲ 산행 거리 : 약 11.5km
▲ 산행 시간 : 5시간 20분(폭포에서 휴식 1시간 제외)
▲ 등산 안내 : 주산나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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