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봉에서 바라본 폭산
용조봉 오름길에 뒤돌아본 신점리 조망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소재 용조봉(635m)과 신선봉은 양평의 명산인 용문산(1,157m)의 동쪽에 위치한 산입니다. 실제로 용조봉에서는 동쪽의 중원산(800m)이 더욱 가깝습니다. 용조봉과 신선봉을 별도의 봉우리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왜냐하면 지도상으로는 용조봉이지만 현지의 이정표는 전부 신선봉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현지에 있는 봉우리간의 거리도 단지 100여 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용조봉∼신선봉을 이어주는 능선구간은 설악산 용아장성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등산로가 까다로운 대신 조망은 매우 좋은 도전적인 코스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용문면 신점리 용문사·용문산 입구입니다. 용문사는 동양에서 가장 큰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가 있어 많은 관람객이 찾는 관광지입니다. 주차장 입구에 "경기제일용문산"이라는 현판이 붙은 대형 문이 세워져 있어 이곳의 인기를 실감합니다. 주차장에서 우측 한마당식당 골목으로 들어섭니다. 왼쪽에는 반듯한 한옥이 보이는군요. 골목 끝에서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무궁화를 닮은 큰꽃 부용화 한 그루가 이방인을 반겨주네요. 길섶의 중원산 등산 안내도에는 조계골 및 용계골만 있을 뿐 신선봉 위치는 표기되어 있지 아니합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용문산(좌측)
한마당식당 진입로
반듯한 한옥
부용화
신선봉 1.87km, 중원산 2.95km, 도일봉 7.25km 이정표를 따라 우측의 철다리를 건넙니다. 민가(民家)를 통과해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가 우측의 사잇길로 들어섭니다. 조금 더 가면 중원산과 신선봉 갈림길인데,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신선봉 이정표를 따라야 합니다. 가파른 길을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신점리 방향이 한 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첫 번째 암봉을 조심해서 기어오르는 것은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물론 까다로운 구간에는 보조로프가 걸려 있어 위험하지는 않지만 조심해서 걸어야 하므로 시간이 상당히 걸립니다.
신선봉 진입로
갈림길 이정표
첫 번째 암봉
뒤돌아본 신점리 조망
중원산
로프구간을 지나면 신선봉 0.83km라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험로가 시작됩니다. 동쪽으로는 중원산이 코앞에 보이는군요. 능선 바위지대를 조심해서 통과하고 나면 내리막에는 다행히도 나무계단이 조성되어 있어 발걸음이 편해집니다. 이후 로프구간이 반복됩니다. 등산객들은 이런 길을 매우 아기자기하다고 표현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신선봉 0.35km 이정표를 뒤로하고 로프구간을 통과하면 지도상으로 표기된 용조봉(635m)입니다. 정상에는 돌탑과 누군가 돌에 쓴 용조봉 이정표가 전부입니다. 이곳은 매우 편편하고 넓은 장소여서 쉬어 가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삼각뿔 같은 백운봉
용조봉을 뒤로하고 앞에 빤히 보이는 신선봉으로 갑니다. 로프와 암봉을 지나면 드디어 신선봉입니다. 신선봉에는 그전에 설치했음직한 정상표석의 좌대만 있을 뿐 표석은 없습니다. 누군가 지도상에 표기된 용조봉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훼손한 듯 보이는데, 산을 찾는 사람들이 이런 짓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 대신 돌맹이에 적은 초라한 신선봉 이정표가 그나마 길을 안내하네요. 정상에 서면 용문산 동쪽의 용문봉(970m)과 그 우측의 폭산(992m)이 손에 잡힐 듯하고, 용문산 남쪽 백운봉(941m)이 삼각봉우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정상에는 삐죽삐죽하게 각진 기암이 제 멋대로 형성되어 있군요. 오늘 날씨는 정말 좋습니다. 북상하는 제12호 태풍 나크리가 대기중의 먼지를 깨끗하게 치워 금년 산행 중 가장 좋은 조망을 선사하고 있음은 무척 행운입니다.
가야할 신선봉
암릉구간
초라한 신선봉 이정표
용문봉(우측)과 백운봉(좌측 뒤)
정상을 내려서면 중원산 갈림길입니다. 일부 준족들은 중원산을 거쳐 하산한다고 하지만 체력이 약한 글쓴이는 그냥 신점리로 하산합니다. 조계골로 하산하는 길목에는 군데군데 중원산 길림길이 보이더군요. 용계골을 지나 조계골(등산로 입구)을 약 1km 남겨둔 지점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땀을 닦습니다. 최근 내린 비의 영향으로 계곡의 물도 풍부하고 또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계곡에 피서객도 거의 없어 계곡에 몸을 담그기는 최적의 곳입니다. 약 40분간을 물과 함께 보내다가 배낭을 챙겨 밖으로 나옵니다. 지나가는 길에 빗방울이 떨어져 소나기가 내리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곧 멈추어 안심했습니다. 계곡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니 아침에 지나갔던 길을 만나게 되었고 용문산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했습니다.
용문봉(좌)과 폭산(우)
안부 갈림길
오늘 산행에 약 5시간(계곡 휴식시간 45분포함)이 걸렸습니다. 산행거리는 단지 5km에 불과하지만 이토록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용조봉∼신선봉 능선 구간의 등산로가 매우 까다롭고 또 조망을 감상하느라 천천히 걸었기 때문입니다.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는 모름지기 무리를 하지 않는 산행이 좋습니다. 산행을 무슨 달리기경주처럼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몸이 말을 듣지 않을 테니까요. 오늘은 양평의 소용아릉이라는 용조봉(신선봉)을 기분 좋게 답사한 매우 뜻 깊은 날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8월 2일 (토)
▲ 등산 코스 : 용문사 주차장-한마당식당 골목-중원산 등산 안내도-계단-중원산 길림길-나무계단-용조봉
-신선봉-길림길-용계골-신점리(용문사 주차장)
▲ 산행 거리 : 5.2km
▲ 소요 시간 : 4시간 55분(계곡 휴식시간 45분포함)
▲ 등산 안내 : 가보기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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