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박윤강 역의 이준기  

 

 

 

 

갑신정변은 조선 말기인 고종 21년(1884) 김옥균(金玉均), 박영효(朴泳孝), 홍영식(洪英植) 등의 개화당이 독립적인 정부를 세우기 위하여 일으킨 정변으로서 발생한지 이틀만에 민씨 등의 수구당(守舊黨)과 중국 청나라 군사의 반격으로 실패한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현재 <조선총잡이>에서 전개되고 있는 사건은 "갑신정변"이라는 이름은 붙이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이 사건을 차용해 방영되었습니다. 제21회에서 김옥균(윤희석 분)을 앞세운 개화파는 일단 고종(이민우 분)의 항복(?)을 받아 새로운 법령과 내각을 받아들이겠다고 수용했고, 김옥균은 청국조공하례폐지, 내시부 폐지 및 재능 있는 인재등용, 탐관오리처벌, 해상공국혁파, 6조(曹)의 불필요한 관청폐지 등 획기적인 개혁을 발표했습니다. 백성들은 환호했으며, 이번 정변에 큰 공을 세운 박윤강(이준기 분)과 정수인(남상미 분)은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하면서 달달한 키스를 나누었지만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으로 믿는 시청자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정변은 삼일천하가 되기 때문이지요.

 


 ▲ 정변의 시작과 김병제·최혜원의 죽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개화파가 모종의 사건을 꾸미고 있음을 간파한 수구파(김병제, 최원신 등)는 금용위 박영효를 외아문 수장(외교담장)으로 임명하고 광주유수부 군사들을 군영에 편입해야 한다고 고종에게 건의하여 이를 성사시킵니다. 그런데 이 군사들은 좌의정 김병제(안석환 분)의 아들인 김호경(한주한 분) 휘하로 편입되어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습니다. 개화파들은 조정의 대신들을 좁은 공간으로 모이게 하여 단박 처리할 수 있도록 꾀를 내었는데, 이는 우정총국 개설기념 축하연을 개최하는 것입니다. 축하연에는 외교사절을 비롯한 조정의 대신들이 모두 참석했는데, 박윤강이 선봉에 선 자객들은 총국 주변에 불을 지르고 대신들을 무차별 살해합니다. 비무장의 최원신(유오성 분)은 탁자 밑으로 기어 들어가 겨우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이즈음 김호경은 아버지 김병제를 밖으로 불러내 얼른 피신하도록 했습니다. 아들이 변심했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김호경은 암구호로 일단의 자객들을 안심시킨 후 김병제에게 탈출로를 알려주고 뒤돌아 선 사이에 다른 자객들이 김병제를 칼로 내리치고 말았습니다. 김병제는 아들의 품에 안겨 "네가 내 곁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했다"는 유언을 남기고는 숨을 거두고 맙니다. 한편 개화파는 고종과 중전을 설득해 황제부부를 경우궁으로 옮겼습니다. 황궁수비대의 문일도(최철호 분) 종사관이 나타나 윤강과 대결을 펼쳤지만 문일도는 윤강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윤강은 문일도를 살려 주었고, 김옥균은 청군을 불러들여 반역도들을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상선영감을 고종 앞에서 단칼에 베어버립니다.

 

한편, 박영효는 보부상들이 군대를 모은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를 박윤강에게 알렸는데, 윤강은 급히 우정총국으로 가서 최원신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해 그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즈음 최원신은 딸 최혜원(전혜빈 분)과 함께 해상공국의 민영익(오민석 분) 집무실로 가서 담당자를 협박해 인신(인장)을 확보해 혜원이 들고 나오는 중입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윤강이 총을 쏘아 혜원의 호위총잡이를 제거합니다. 이런 와중에 혜원은 인신을 떨어뜨렸고 윤강은 이를 확보합니다. 그런데 총소리를 듣고 놀란 최원신과 그의 수하가 숨어서 윤강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혜원도 가슴에서 호신용 권총을 꺼내 들었습니다. 세 사람으로부터 공격을 받아야 하는 윤강은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윤강은 급히 건물로 몸을 숨깁니다. 이 때 최원신은 부스럭  거리는 인기척을 듣고는 총을 쏘았는데, 총에 맞은 이는 윤강이 아니라 딸 혜원이었습니다. 원신은 미친 듯 울부짖으며 의원(醫員)을 찾았지만 혜원은 아비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한 때 윤강을 짝사랑했던 최혜원은 가장 극적으로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습니다. 이제 최원신이 더욱 미쳐 날뛸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 청군의 반격과 일본군의 퇴각으로 실패한 정변 

 

만백성이 서얼차별이 없는 새 세상에서 조선의 주인이 되었다고 환호한 것도 잠시 곧 이어 일본군이 들어왔습니다. 이는 일본통인 김옥균이 윤강 몰래 취한 조치였습니다. 왜 외세를 끌어 들이냐는 윤강의 항변에 김옥균은 청나라군대를 막으려면 이 길 뿐이라고 대답합니다. 일본군을 이끌고 온 공사는 고종과 중전(하지은 분)을 창덕궁으로 환궁시켰는데, 이번에는 고종으로부터 지원요청을 받은 청군이 들이닥칩니다. 이제 창덕궁을 지키던 일본군이 청국과 대치하여 큰 싸움이 벌어질 찰나 일본군은 본국의 지시라며 돌연 모두 퇴각하고 말았습니다. 이건 김옥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김옥균은 윤강에게 일본으로 도피하여 후일을 도모하자고 했지만 이를 수락할 윤강이 아니지요.

 

이제 김호경의 군사들과 박윤강이 청군과 맞서 싸우지만 중과부적입니다. 윤강의 수족이었던 상추(최재환 분)도 청군과 싸우다 전사하였고, 호경도 윤강 및 어깨에 최원신의 총상을 입은 수인을 안전하게 피신시키고는 청군 및 최원신 무리와 대적하다가 피살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호경이 원신의 심복을 죽인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호경이 "새로운 세상도, 아버지도 잃어 더 잃을게 없다"며 윤강과 수인에게 꼭 살아남아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은 정말 애절했습니다. 두 사람이 청나라 군사들에게 쫓기는 순간 윤강-수인을 살려준 이는 문일도 종사관입니다. 문일도는 윤강을 고종이 출궁을 허락한 일본인이라며 두 사람을 성밖으로 탈출시킵니다. 일전에 윤강은 문일도를 살려주었으니 빚을 갚은 셈이지요. 

 

 

 


▲ 최원신의 막판 자결과 새로운 혁명가로 거듭난 박윤강

 

윤강은 산 속에 피신하여 수인의 어깨에 박힌 총알을 제거한 후 달달한 키스를 나누며 밤을 보냅니다. 이튿날 윤강은 여동생 박연하(김현수 분)가 기다리는 사찰을 찾아갔지만 방금 군사들이 연하와 상추의 애인 제미(김가은 분) 등을 잡아갔다고 합니다. 윤강은 즉시 이들을 추격해 군사들을 제압하고는 이들을 모두 구해 사찰로 되돌아왔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독이 오른 최원신 일당입니다. 최원신은 숲 속으로 피신한 윤강을 추격하며 단둘이 목숨을 걸자고 외칩니다. 모두가 잠든 사이에 윤강은 수인에게 서찰을 남기고는 최원신과 싸우러 나섭니다.

 

조선총잡이의 거두인 두 사람의 대결은 윤강의 일방적인 승리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윤강의 동작이 한발 빨랐기 때문입니다. 윤강은 먼저 원신의 다리에 총격을 가하고 다음에는 어깨를 관통시켜 총을 떨어뜨리게 만든 다음 원신의 가슴에 총을 겨눕니다. 얼른 죽이라는 원신의 재촉에 윤강은 "네놈 인생도 참 가엾다. 넌 시대를 잘 못 타고 태어났을 뿐이다. 이제 널 죽여도 무엇이 달라지나?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나지 않고 흘러간 시간도 되돌릴 수 없다. 널 용서하겠다. 복수는 허망한 것일 뿐"이라고 일갈한 후 돌아섭니다. 그런데 잠시 후 윤강의 귓전에 한발의 총성이 들렸는데, 이는 바로 최원신이 호신용 권총을 꺼내 자결한 것입니다. 이로서 최원신과 박윤강의 오랜 악연은 결국 최원신의 자결이라는 전혀 예상 못한 결말로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갑신정변은 실패한 역사적인 사건임을 알고 있는 글쓴이로서는 제작진이 박윤강과 정수인의 러브라인을 어찌 끝맺음할 지가 초미의 관심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윤강은 수인과 가정을 이루었지만 윤강은 그냥 한 여자의 남편으로 평범하게 살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윤강은 혁명동지들을 이끌고 백성들의 수탈을 일삼는 고부군수 조병갑을 처단하러 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칼잡이에서 총잡이로 변신해 이미 "만월의 흑포수"라는 이름을 얻어 반정부세력의 선봉에 섰던 박윤강은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해 전봉준을 돕는 혁명가로 거듭난 것입니다. 

 

 

 

그간 이 드라마에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고종의 개화를 반대한 수호계의 수장인 김좌영(최종원 분)을 비롯하여 그의 편에 섰던 모든 무리들이 군란(임오)의 실패로 몰살당했습니다. 이 와중에 정수인의 아버지 정회령(엄효섭 분)도 피살되었지요. 이번 정변에서도 좌상 김병제-김호경 부자, 악의 축인 최원신-최혜원 부녀, 윤강의 심복 상추, 그리고 광주유수부 소속이었다가 호경의 군대로 편입된 군사들도 대부분 죽었습니다. 비록 제작진은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과 사건은 역사적인 사실과는 무관한 창작물이라고 했으나 오래 전 교과서로만 배웠던 <갑신정변>의 실체를 이해하는 좋은 교훈이 되었습니다. 다만 스토리도 탄탄하였고,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었지만 시청률이 10%초반에 머문 것은 못내 아쉬운 대목입니다.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 하트(♡)를 클릭해 주세요!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