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지용(1902-1953)은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로 대상을 선명히 묘사하여
한국 현대시의 신경지를 개척한 시인입니다.
그는 1933년 <가톨릭 청년>에
이상(李箱)의 시를 실어 그를 시단에 등장시켰으며,
1939년 <문장(文章)>을 통해
여러 청록파(靑鹿派) 시인들을 등장시킨 인물입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에 가입했음을 이유로
보도연맹에 가입하여 전향강연에 종사했습니다.
1950년 6·25전쟁 이후 그의 행적에는 여러 설이 있으나
월북했다가 1953년경 북한에서 사망한 것이 통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행적에 대한 갖가지 추측과 오해로
그의 유작(遺作)의 간행이나 논의조차 금기되다가
1988년도 납·월북작가의 작품에 대한 해금조치로
작품집의 출판과 문학사적 논의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길(하계리)소재 그의 생가 옆에는
정지용 문학관이 있습니다.
문학관 경내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네요.
문학관 앞 도로
문학관에서는 정지용의 삶과 문학
그리고 그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1910년대부터 50년대까지 현대시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볼 수 있으며,
그가 펴낸 시집, 산문집의 원본을 만나 수 있습니다.
(2014. 10. 3)
정지용 문학상 수상자들
문학관 옆 정지용 생가
향 수(鄕 愁)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 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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