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산 조망대에서 바라본 금강휴게소와 금강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이래 금강휴게소는 가장 인기 있는 휴게소였습니다. 금강변에 위치한 지역적인 특성상 휴게소에서 금강을 바라보며 운전의 피로를 풀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금강휴게소 맞은 편으로 보이는 뾰족한 산이 바로 충북 옥천군 동이면 소재 철봉산(449m)입니다. 금강 변에 솟아오른 철봉산은 강 건너 남쪽의 월이산(551m)과 마주보면서 대청댐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해맞이산(고수봉, 297m)은 철봉산 북서쪽에 솟은 산이며, 서발산(308m)은 철봉산의 동쪽 능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서발산에서부터 시작하여 철봉산을 거쳐 해맞이산으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산행들머리는 금강휴게소입니다. 휴게소에서 계단을 내려와 금강을 건넙니다. 지금은 건기라서 건널 수 있지만 우기에는 물이 많아 통행할 수 없는 잠수교입니다. 금강을 건너 좌측의 대약사사 이정표를 보고 우측의 도로로 진입합니다. 조금 걸어가노라니 "영축산 대약사사" 현판이 붙은 일주문이 보입니다. 사찰에 붙은 산 이름은 문외한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헷갈리지만 너무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대약사사는 한국불교 여래종의 총본산입니다. 대약사사 뒷산은 철봉산인데 영축산으로 쓴 것은 "영축산은 고대 인도의 마가다국의 수도 주위에 있던 산으로 석가모니의 설법장소"이기 때문이겠지요. 부안 우금산 자락의 개암사를 "능가산 개암사"라고 하는 것도 인도(또는 스리랑카) 능가산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족적(발자국)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금강휴게소에서 바라본 철봉산
잠수교를 건너 본 금강휴게소
대약사사 안내간판
영취산 대약사사 일주문
우측으로 보이는 일주문을 지나 좌측 정자가 보이는 쪽으로 들어섭니다. 구멍이 퐁퐁 뚫린 퐁퐁건널목을 건너자 한 산꾼이 약초나무를 다듬고 있습니다. 여기서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산 속으로 진입했는데, 서발산 쪽은 방문자가 적은 지 아니면 우리가 산행들머리를 잘 못 잡은 탓인지는 몰라도 산길이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해 그리 유쾌한 발걸음은 아닙니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좌측의 경사면을 치고 오르니 비로소 다소 분명한 길이 나타납니다.
좌측의 정자
약초나무를 손질하는 사람
헬기장에 서니 서쪽으로는 가야할 철봉산의 능선이 뻗어있고 우측으로도 이름 모를 산들이 보입니다. 군사용 방호시설을 뒤로하고 가는 길목에 약간 조망이 터지는군요. 고도를 살짝 낮추었다가 다시 오르니 군사용 시설이 있는 곳에 서발산(308m)을 알리는 목판 이정표가 걸려 있습니다. 나무사이로 금강이 조금 보이기는 하지만 조망을 전혀 할 수도 없고 또 해발고도도 지나온 방호시설이있던 봉우리보다 낮아 보이는 이곳이 정상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 이외에는 별 뾰족한 방안이 없습니다. 사실 산의 개수에 집착하지 않은 사람들은 일부러 서발산을 답사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헬기장
능선 좌측 조망(가야할 철봉산)
능선 우측 조망
서발산
자료출처(풀때기의 산행 http://cafe.daum.net/ctsspp/)
헬기장으로 뒤돌아와 조금 전 지나온 길을 갑니다. 아까 오른 경사면에서 직진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갑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숲을 지나 다시 오르는 길목에는 사진에서 보았던 붉은 색의 코카콜라 의자 한 쌍이 놓여 있습니다. 이런 오지의 등산로에 누가 이런 의자를 가져다 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등산로에서는 나무의자만 보다가 플라스틱 의자를 보니 참으로 쌩뚱 맞습니다.
코카콜라 의자 한 쌍
여기서부터 철봉산까지는 등산로도 분명하고 또 매우 부드럽습니다. 간간이 능선 좌측의 숲 사이로 금강의 물길이 보이기는 하지만 사진을 찍을 정도는 아닙니다. 남서쪽으로 솟은 서대산의 봉우리를 조망한 것이 유일합니다. 앞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에 오르니 약초를 캐는 2명의 남자가 있습니다. 잠시 후 이들은 엄청나게 가파른 경사면을 마치 다람쥐처럼 내려섭니다. 지금과 같은 겨울에는 잎이 말라 약초의 뿌리를 캐는 것도 매우 어려울 텐데 이들은 무엇을 캐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측 끝에 보이는 서대산
봉우리를 내려와 다시 오르니 드디어 철봉산 정상입니다. 헬기장으로 조성된 정상 한켠에는 정상표지석과 철봉산의 유래가 새겨진 비석이 놓여 있습니다. 철봉산의 원래 이름은 달우리산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당나라의 원군을 이끌고 온 장수들이 이곳은 산세가 수려하여 명산으로 훌륭한 인재가 많이 배출되어 명나라에 해가될 것을 우려해 산의 정기를 끊고자 쇠말뚝을 박았는데 그 후부터 철봉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철봉산에 이런 우리 민족의 아픈 상처가 남아 있었군요. 정상에서는 남서쪽으로 충남의 최고봉인 서대산(904m)이 우뚝합니다. 서대산 앞으로는 옥천의 명산인 장령산(장룡산, 656m)과 대성산(705m)의 줄기가 지나갑니다.
지나온 봉우리
어지러운 철봉산 표석
철봉산 유래비
충남 최고봉 서대산
줌으로 당겨본 서대산
금강과 경부고속도로
금강과 서대산
이제 달맞이산 방향으로 갑니다. 여기서부터 금강휴게소 조망대까지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능선을 따라 가면서 뒤집어진 U자형으로 감도는 금강의 물줄기를 볼 수 있거든요. 조금 더 내려가면 나무사이로 금강과 휴게소의 모습이 그림처럼 나타납니다. 이 모습은 철봉산의 아름다움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사진입니다. 새로 난 경부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이 국토의 대동맥임을 웅변으로 말하는 듯 합니다.
금강과 금강휴게소
조망대를 뒤로하고 내려서니 안부입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해맞이산이 삼각봉우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안부에서 해맞이산으로 오르는 길이 오늘 산행 중 가장 난코스입니다. 경사가 워낙 가팔라 몸을 조금만 세우면 뒤로 나자빠질 것 같습니다. 굵은 로프를 나무에 매어 두기는 하였지만 로프에 매듭이 없어 로프를 잡아도 자꾸만 미끄러집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 젖 먹던 기운을 내어 겨우 해맞이산(고수봉)에 오릅니다. 정상(297m)에는 어느 산악회에서 세운 표석이 있지만 해발고도가 표기되지 않은 것은 옥의 티입니다. 해맞이산에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철봉산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해맞이산에서 뒤돌아본 철봉산
금강
해맞이산
이제 금강변으로 하산합니다. 하산하는 길은 매우 부드럽습니다. 구 경부고속도로의 금강2교에 도착하여 도로를 건너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거의 쉬지 않고 계속 걸은 탓입니다. 길이 별로 없는 서발산 등산로 및 해맞이산 오름길은 짜증이 났지만 철봉산 하산길에 바라본 금강의 물줄기와 주변 풍경은 철봉산을 명산의 반열에 올려도 무방할 듯 합니다.
구 금강2교
산악회 버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1월 18일 (일)
▲ 등산 코스 : 금강휴게소-잠수교-대약사사 입구-정자-퐁퐁다리-계곡-좌측 능선-헬기장-군사시설물-서발산
-헬기장-안부-붉은의자-철봉산-조망대-안부-해맞이산-구 금강2교
▲ 산행 거리 : 9.1km(GPS 측정)
▲ 산행 시간 : 3시간 45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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