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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세계불꽃축제가 2008년 10월 4일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 둔치에서 열렸다. 말이 세계축제이지 단지 홍콩과 한국 두 팀만 참가한 초미니 축제이다. 참고로 지난해에는 일본과 미국 그리고 한국이 참여했다. 

글쓴이는 DSLR 카메라를 지참한 채 지난해 처음으로 불꽃축제에 참가하여 사진을 찍었지만 거의 한 장도 쓸만한 사진을 건지지 못하였다. 내공부족이라고 생각하고 금년에는 제대로 된 사진을 찍으리라 다짐하였다. 출발하기 전 사진에 관한 책을 펼쳐 불꽃촬영부문을 다시 한번 정독하였다.

책에서 권하는 촬영방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느린 스피드 촬영이므로 삼각대는 필수이다. 
2) ISO는 사진의 노이즈 발생방지를 위해 낮게 설정(100∼200)으로 한다.

3) 셔터스피드는 1/3∼1/10초로 한다.
4) 조리개는 중간정도인 f11∼f13으로 한다.

5) 렌즈의 초점거리는 무한대로 고정한다.  
6) 벌브(BULB)모드에서 릴리즈나 무선리모콘을 사용하면 순간순간 변화하는 불꽃의 밝기에
    재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글쓴이가 63빌딩 맞은편인 이촌지구 한강 둔치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5시가 조금 지난 때였다.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하는 축제를 무려 2시간 이상 앞두고 있었지만 삼각대를 펼칠 만한 장소는 소위 중무장한 진사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극성분자들은 오전부터 자리를 잡는다고 하니 나 같은 게으름뱅이는 좋은 장소에 발붙일 수가 없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경사진 언덕에 자리를 깔고 삼각대를 설치했다.


2시간 전의 모습


먼저 온 사람들은 축제시작을 기다리면서 컵 라면 또는 간식을 먹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평소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 또는 산보를 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한강둔치는 불꽃축제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운집하여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강 바닥에 진출한 진사들

1시간 전의 모습



기다리는 동안 63빌딩과 그 주변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무료한 시간을 달랬다.  
 





드디어 저녁 7시 30분, 불꽃이 하늘로 올랐다. 위 책에서 본대로 1/6s, f11, ISO100에 세팅하여 사진을 찍었더니 너무 희미하여 거의 불꽃이 형체가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그래서 셔터스피드를 점점 늘려서 찍어 보았다. 1/2초에서 1.5초까지 다양하게 변경했다. 그런데 밝은 불꽃이 터질 경우 0.5초도 과다노출이 되는데 비하여, 어두운 불꽃일 경우 1.5초도 노출부족이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금년에도 내공부족으로 만족할 만한 사진이 한 장도 없다. 불꽃사진촬영의 경우 이론은 그저 이론일 뿐 실전에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200컷 중에서 겨우 고른 것이다.





원효대교에서 연출한 나이애가라  폭포 







그럼 왜 이렇게 불꽃 사진 찍기가 어려운가.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1) 언제 어떠한 불꽃이 터질지 예측할 수가 없다.
2) 불꽃이 터지는 높낮이를 비롯해 그 위치가 수시로 변한다.

3) 불꽃의 크기 및 밝기가 달라 미리 맞추어둔 카메라세팅이 부적합하다.
4) 한 두 개만 터지고 끝나는 경우도 있고 연속적으로 터지는 경우도 있다.

5) 따라서 카메라 줌을 조정하면서 쉴새없이 카메라를 다시 세팅해야 하니
    좋은 장면은 다 지나가고 만다. 


불꽃을 잘 찍기 위해서는 전문가로부터 직접 전수를 받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총을 쏘는 소리 또는 올라가는 불꽃의 궤적만 보고도 어떠한 형태의 불꽃이 터지는지 예측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많이 찍어 보는 도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불꽃사진 한번 찍어보려고 친구의 혼사도 불참한 채 극성을 부렸지만 "혹시나"했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나고 말았다. 불꽃사진을 제대로 한번 찍어 볼 날은 언제이려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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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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