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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에 젖은 대관령 숲 

 

 선자령 정상표석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뜻합니다. 강원도와 강원도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감자바우라고 부르는데, 바우길은 강원도 산천을 이어주는 친근한 트레킹 코스입니다. 바우길은  총 연장이 약 400km에 달하는데, 강릉바우길(17개구간), 대관령바우길(2개구간), 울트라 바우길, 계곡바우길, 아리바우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강릉바우길 중에서 1구간(선자령풍차길)을 답사할 예정입니다. 1구간은 대관령 휴게소에서 백두대간 선자령(1,157m)을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입니다. 양떼목장과 우리나라 최대의 풍력발전단지를 보면서 걸을 수 있고, 백두대간 등줄기에서 영동과 영서지방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며,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의 천국을 이루는 시원하면서도 아름다운 길입니다.  

 

대관령은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대관령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관문으로서 연중 서늘한 기후로 인해 고랭지채소 재배가 활발하며, 넓은 초지에는 소·양을 사육하는 목장이 있는 곳입니다. 대관령이라는 명칭은 고개가 높고 험준하여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으로 <대굴령>이라고 부르다가 지금의 이름인 대관령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며, 다른 하나는 영동지방의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뜻에서 대관령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등산버스가 대관령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경입니다. 그런데 비가 추적추적 내려 모두 비옷과 우산을 챙깁니다. 짙은 안개로 인해 바로 위쪽에 있는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비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코스는 날씨가 쨍할 때 와야하지만 1주일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이럴 줄은 전혀 몰랐으니 오늘은 운이 없다고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이곳은 행정구역 상으로 강원도 평창입니다.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장소답게 강원도 지역을 연결한 올림픽아리바우길이 생겼군요.

 

 

 

 

 

 

계단을 오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휘호가 새겨진 고속도로 준공기념비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으로 이어지는데 선자령으로 가려면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야하지만 이정표가 보이지 않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니 기념비 좌측 중간지점에 오솔길이 있군요. 이 길을 따라 도로로 내려서니 대형 대관령 표석이 반겨줍니다.

 

고속도로 준공기념비 가는 길 

 

 

 

 

 

 

 

대관령 표석에서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100여 미터 가면 국사성황당 표석 및 한국공항공사 강원항공무선지소 안내문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르면 선자령으로 가게 됩니다. 여기서 선자령까지의 거리는 5.5km로군요. 우측의 목재계단길을 지나면 KT한국통신의 대관령 송신소인데 안개에 덮인 통신철탑이 희미합니다.

 

 

 

 KT 강원송신소

 

 

 

 

 

 

갈림길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가든 선자령으로 이어지지만 우리는 직진해 위로 오릅니다. 바위에 오르니 보이는 것이라고는 안개뿐입니다. 빗속에 핀 진달래는 화려하군요. 조금 더 가면 대관령과 선자령의 중간지점인 새봉 전망대입니다. 그렇지만 사방으로 보이는 것은 안개뿐이라서 정말 아쉽습니다. 지금까지 대관령에서 산자령구간은 눈이 쌓인 겨울철에만 찾았는데 모처럼 강능바우길을 걸으며 멋진 조망을 보려고 하였지만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새봉 전망데크

 

 

 

 

 

이제부터 선자령까지는 오르내림도 거의 없는 부드러운 길입니다. 산죽군락지를 지나자 듬성듬성 진달래가 반겨주는데 이곳은 고산지대여서 그런지 진달래꽃의 크기가 매우 적고 또 이제 갓 피기 시작한 듯 봉오리가 많이 보입니다. 능선의 공터를 지나갑니다. 얼마나 바람이 강하게 불었는지 나무와 잡초 모두가 동쪽을 향해 드러누워 있는 모습니다. 사실 대관령은 소백산 및 한라산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겨울철 바람이 강하기로 이름난 곳입니다. 이곳 대관령능선도 휘몰아치는 강한 북서계절풍으로 인해 큰 나무는 거의 자라지 못하는 지역입니다. 

 

 

 

강한 바람을 맞은 나무

 

 

 

 

 

 

 

가는 길목에 야생화 사진을 찍어 소개한 것은 참 잘한 일입니다. 드디어 헬기장이 있는 선자령(1,157m) 정상입니다. 정상표지석의 크기가 어마어마하지요. 눈이 쌓인 계절에 이곳에 올 경우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어 정상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길게 줄을 서야 하지만 오늘은 이곳에 온 사람들은 산악회 회원뿐이어서 매우 한산합니다. 그런데 보슬비도 내리고 주위도 어두워 기념사진은 볼품이 없습니다. 이곳에는 산악기상 관측장비가 있는데 이런 시설을 잘 활용해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좀 높이면 좋겠습니다.

 

 동쪽으로 드러누운 잡초

 

 

 


 

 산악기상 관측장비(우측)

 

 

 

 

 

여기서 대관령(순환등산로), 매봉 방면으로 갑니다. 내려서는 길이 매우 가파르지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매봉 갈림길에 도착해 좌측 대관령으로 갑니다. 여기서 대관령까지의 거리는 5.5km입니다. 바로 눈앞에 괴물 같은 물체가 윙윙하는 기계음을 울리며 돌아갑니다. 바로 대관령의 명물인 풍력발전기입니다. 그런데 짙은 안개 속에 겨우 그 형체만 보이니 목장과 함께 대관령의 멋진 경관을 구성하는 풍력발전기를 제대로 보지 못함이 정말 아쉽습니다.

 

 박새

 

 매봉 갈림길 이정표

 

                                                                      괴물 같은 풍력발전기

 

 

 

 

 

 

하늘목장 갈림길에서 다시 숲으로 진입합니다. 희한한 모습의 피나무를 뒤로하고 산림복원지역을 통과합니다. 비를 맞은 길섶의 괭이눈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오른 쪽 계곡에는 이번에 내린 비로 인해 거의 폭포수 같은 물이 흐르고 있네요. 자작나무 군락지와 침엽수림지역을 지나자 재궁골 삼거리 갈림길인데 여기부터는 대관령 가는 길은 다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피나무

 

 

 

 괭이눈

 

 

 

 

 

 

 

당국이 조성한 "대관령영웅의 숲" 안내문을 지나면 대관령 목장입니다. 그런데 목장 안은 안개만 자욱할 뿐 가축 한 마리 보이지 않는 삭막한 풍경입니다. 희귀식물인 제비동자꽃 자생지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군요. 사진으로 보는 제비동자꽃은 일반작인 동자꽃하고는 전혀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더 가니 대관령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입니다. 여기서 우측 대관령 양떼목장 방향으로 가면 대형주차장이 있는 <대관령마을 휴게소>입니다. 이곳은 영동고속도로의 <강릉대관령 휴게소>와는 완전히 다른 곳입니다. 휴게소 한쪽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가 비를 맞고 있네요.

 

 

 

 

 

 

 

 

 

 

 

 

오늘 약 11km가 조금 넘는 트레킹에 3시간 반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날씨다 좋았더라면 주변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지연풍경을 감상하면서 사진도 많이 찍고 유유자적하게 걸었을 텐데 안개비로 인해 앞만 보고 걸었고 선자령의 해발이 1,100m급이기는 하지만 대관령의 고도가 832m여서 고도를 약 300m만 높이면 되었기에 오르막도 완만하고 길도 부드러웠던 탓입니다. 오늘은 조망을 못해 아쉬웠지만 대관령과 선자령은 사계절 언제나 다시 찾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강릉바우길 1구간 개요》

 

▲ 일자 : 2018년 4월 24일 (화)

▲ 코스 : 대관령 고속도로준공기념비-대관령 표석-선자령입구-KT강원중계소-새봉 전망대-선자령-매봉 길림길

             -하늘목장 갈림길-재궁골 갈림길-대관령 영웅의 숲-대관령 목장(우회)-대관령마을 휴게소
▲ 거리 : 11.6km
▲ 시간 : 3시간 20분
▲ 안내 : 갤러리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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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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