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정에서 바라본 봉황교
덕수산 능선에서 바라본 북동쪽조망(금당산 방면)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에 위치한 덕수산(1,000m)과 장미산(980m)은 금당계곡을 동쪽에 두고 남북으로 마주보고 있는 산입니다. 이 두 산은 차령산맥의 한 줄기로서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오대산 두로봉에서 서남쪽으로 뻗어 나온 가지의 능선에 있는데, 산 아래로 남한강 최상류인 평창강이 흐릅니다. 정상의 북서쪽으로는 청태산(1,200m)과 대미산(1,231m), 북동쪽으로는 금당산(1,173m)과 거문산(1,173m)이 있습니다.
덕수산 산행 들머리는 평창군 대화면 개수리 소재 봉황교입니다, 424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이곳은 평창강이 흐르는 금당계곡으로 계곡에는 최근에 내린 비로 인해 수량이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이곳에는 봉황대라는 표석이 있으며, 봉황대는 봉황교 우측의 기암으로 된 바위를 말하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옵니다. “옛날 어떤 사람이 묘를 쓰려고 이곳 땅을 팠는데 갑자기 봉황이 하늘로 솟아 날아갔다"고 해서 이곳을 봉황대, 마을이름을 봉황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봉황대와 봉화교 그리고 봉황마을의 주변 풍광은 오늘 덕수산과 장미산 전 코스를 통해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봉황교
봉황교 옆 봉황대
봉황대 표석
등산 안내도
봉황교를 건너 봉황대를 바라보니 그 규모는 작지만 기암의 생긴 모습이 마치 철원의 고석정을 닮은 것 같습니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섭니다. 좌측 언덕에는 팔각정이 있고 우측에는 개수2리 마을회관이 보이는데 고랭지 채소밭에서는 양배추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 길은 봉황마을 둘레길이며 진황색 루드베키아가 길손을 반겨주네요.
봉황대
굽이치는 평창강
팔각정
개수2리 마을회관
고랭지채소밭
루드베키아
삼거리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장미산으로 가는 길이므로 덕수산으로 가려면 우측의 작은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입니다. 전원주택 앞에는 아름다운 꽃이 만개해 있습니다. 덕수산 및 장미산 이정표를 보고 하늘농원방면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붉은색 지붕과 하늘농원을 지나 좌측으로 들어가면 등산코스 안내도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숲속 산행이 시작됩니다.
작은 다리
포장도로를 걷는 길
덕수산 장미산 이정표
붉은색 지붕
부드럽게 이어지던 등산로 어느 새 급경사로 변하는데 통나무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어 안전한 산행을 지원합니다. 능선에 도착하니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덕수산까지의 거리는 2.4km로군요. 좌측으로 약 100여 미터 진행하니 작은 봉우리인데 능선이라서 그런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혀줍니다.
통나무 계단 오르막 길
갈림길 능선 이정표
중간에 거리표기가 된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등산객이 현재의 위치를 잘 파악할 수 있음도 매우 고마운 일입니다. 푹신한 길을 걷다가 통나무 계단구간을 오르니 오늘 산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터지는 바위조망대입니다. 이 산줄기의 북동쪽으로 금당산과 거문산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 보이는 저 높은 산들이 이들 산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잘된 이정표
초록의 세상
통나무 오름길
북동쪽 금당산 방면조망
큰 바위를 우회해 조금 더 가면 드디어 덕수산 정상(1,003m)입니다. 정상에는 덕수산을 알리는 목판안내문이 있는데 비록 표석은 없을 지라도 이런 안내문만 있으면 기념사진은 찍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해발고도 1천미터 이상의 산에 정상표석이 없는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정상은 숲으로 둘러싸여 전혀 조망을 할 수 없음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초라한 덕수산 정상의 모습
이제 덕수산을 뒤로하고 남쪽의 장미산으로 갑니다. 덕수산에서 장미산까지의 거리는 2.1km로군요. 두 산을 이어주는 능선 길은 매우 부드럽습니다. 퉁텡이 갈림길을 지나 다시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장미산까지 500m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고 오른 작은 봉우리는 지도에는 표기되지 않은 창수봉(970m)인데, 여기서 장미산까지 1.7km가 남았다는 이정표에 그만 기절할 뻔 했습니다. 방금 500m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았기에 하는 말입니다. 아무래도 이정표를 설치한 관계자가 큰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장미산 500m 이정표
창수봉 안내문과 잘 못 표기된 장미산 이정표
장수봉을 내려서 안부에 도착하니 장미산 400m라는 이정표가 다시 나옵니다. 이곳에서도 퉁텡이로 빠질 수 있군요. 퉁텡이가 마을이름인지 계곡이름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름이 매우 특이합니다. 길목에는 진홍색의 하늘나리 꽃이 듬성듬성 피어 있는데 초록의 숲에 빛을 밝히는 등불 같이 매우 선명해서 눈에 잘 뜨입니다.
안부의 이정표
진홍색의 하늘나리
여기서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을 힘주어 오르면 장미산 정상(980m)입니다. 불과 2개월 전 장미산 표석을 다시 세웠군요. 산의 높이에 비해 표석이 너무 아담하지만 그래도 지나온 덕수산에 비하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상 한쪽으로 조금 조망이 터졌지만 멀리 산의 능선만 살짝 보일 뿐이어서 정말 아쉽습니다. 여기서 남동쪽으로 가면 승두봉(중대갈봉, 1014m)입니다. 필자는 약 18년 전 덕수산과 장미산을 거쳐 승두봉까지 종주했는데 그때만 해도 체력이 팔팔할 때여서 가능했습니다.
장미산 정상 오름길
유일한 조망
정상 이정표
장미산 정상에서 하산지점인 봉황대까의 거리는 3.4km입니다. 정상을 내려와 능선을 따라 갑니다. 능선이라는 게 어느 정도의 오르내림은 각오해야 하겠지요. 중간에 이정표가 잘 되어 있고 좌측으로 퉁텡이골로 빠지는 삼거리를 제외하고는 외길이어서 길을 잃을 염려도 없습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소나무가 장관을 연출합니다. 내리막길에는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아 매우 무더워 애를 먹었습니다. 중간에 어느 산객이 지도에도 없는 감투봉(795m) 이름표를 붙여 놓았더군요.
봉황대를 1.2km 앞둔 지점에서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울창한 침엽수림이 산기슭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개활지로 나와 마을에 도착해 우측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조금 내려가니 아까 덕수산을 오르기 위해 건넌 교량이 나오네요. 장미산과 덕수산 일대는 6.25전쟁당시 아군(미군포함)과 적군의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전사자 유해발굴지역이라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신작로를 따라 계속 진행하면 목적지인 봉황교(봉항대)입니다.
봉황대와 봉황정
오늘 약 10km 남짓 산행에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덕수산 오름길이 다소 힘들었지만 등산로는 평이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날씨가 워낙 더웠고 또 장미산 정상에서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모여 간식을 먹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때문입니다. 두 산의 정상에서 조망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위험한 등산로가 전혀 없었고 또 최근 내린 비로 인해 계곡물에서 땀을 씻을 수 있어 무척 다행이었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9년 7월 23일 (화)
▲ 등산 코스 : 봉황교(봉황대)-하늘농원-능선갈림길-조망바위-덕수산-퉁탱이갈림길-창수봉-장미산-봉황교
▲ 산행 거리 : 10.4km
▲ 소요 시간 : 5시간 5분
▲ 산행 안내 : 뉴갤러리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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