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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알프스산맥은 그야말로 세계의 지붕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두 개의 알프스가 있습니다. 하나는 영남알프스로 영남 동부지역에 위치한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군 즉 가지산(1,240m), 신불산(1,209m), 천황산(1,189m), 운문산(1,188m), 재약산(1,108m), 간월산(1,083m), 영축산(1,059m) 및 고헌산(1,033m)을 이르는 말입니다.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낙동강과 평행을 이루며 형성되어 있는데, 경상북도 경주와 청도,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밀양과 양산의 5개 시·군에 걸쳐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충북알프스입니다.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4km 구간으로 보은군청에서 1999년부터 관광상품으로 널리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답사하는 구병산은 충북알프스의 대표적인 산으로, 웅장한 아홉 개의 바위봉이 병풍처럼 연이어 솟아 예로부터 구봉산이라고 불리어 왔으며, 정상에서의 조망이 좋아 산림청 선정 100명산에 포함된 산입니다.    

산행들머리는 남쪽의 적암마을 휴게소입니다. 25번 국도가 지나가는 바로 옆에는 청원-상주간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동서로 달리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밑을 지나 마을로 들어섭니다. 우측에는 나지막한 시루붕(421m)이 멋진 자태를 자랑합니다.

 적암휴게소 등산안내도



마을을 지나 계곡으로 진입합니다. 등산 안내도에 번호가 모두 지워진 것이 옥의 티입니다. 앞쪽에는 충북알프스를 알리는 이정표 뒤로 동서로 늘어선 9개의 구병산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광판의 현재시각도 20분 늦게 가는군요. 

 번호가 지워진 등산안내도

 기야할 구병산 능선


 전광판의 늦은 시계


성황당을 지나 우측의 능선안부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능선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땀에 젖은 육신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틈새바위를 힘겹게 올라서면 길은 충북알프스로 이어지는 주능선입니다. 여기서 동북쪽으로는 묘봉과 상학봉을 거쳐 속리산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구병산으로 연결됩니다.

 틈새 바위 오름길

 

로프가 걸린 곳을 오르니 조망터인 신선대(785m)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선대라는 이름의 봉우리는 조망이 좋은데 이곳도 예외는 아닙니다. 산행을 시작하고부터 제대로 조망을 못해 실망하고 있다가 신선대에 올라 본전을 뽑습니다. 동쪽과 동남쪽의 조망이 시원하게 터집니다.
 조망터인 신선대


 지나온 능선 


 

위험한 능선에는 우회로를 이용합니다. 한 구비를 돌아가니 853봉이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갈 길이 바쁜 사람들은 그냥 가지만 100m 거리인 853봉에 반드시 오르라고 권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아까 신선대에 이어 두 번째로 조망이 좋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정상 그리고 남쪽의 전경이 한 눈에 바라보입니다. 
 위험 안내문


 구병산의 암봉


 남서쪽 조망

 

정상에는 비록 초라하지만 853봉이라는 표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구병산의 아홉 봉우리에 순서(번호)를 매겨 그냥 해발고도로 853봉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구병산 제x봉(853m)이라고 표기되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구병산 보다 초라한 강원도 구봉대산에 각 봉우리마다 이름을 붙여 놓은 것과는 무척 대조적입니다.

 853봉


로프구간을 내려오니 정상까지 900m 더 가야합니다. 능선 길은 평탄하다가도 때로는 상당히 까다로운 구간으로 변합니다. 구병산 정상에 오르니 그야말로 조망이 확 터집니다. 북동쪽으로 속리산의 연봉이, 그 좌측으로 상학봉과 묘봉을 비롯한 충북알프스의 연봉들이 바라보입니다. 다만 잡목으로 인하여 사진을 찍을 수 없음이 옥의 티입니다. 서쪽으로 이어진 충북알프스의 능선줄기와 남쪽의 산하가 시원스럽게 바라보입니다. 맑은 날 산천이 푸른 계절에 오를 경우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암봉 옆 우회길의 조망


 약간 험한 능선길


 구병산 정상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노송과 고속도로

  

정상에서 가파른 나무계단을 내려오니 풍혈입니다. 이 풍혈은 여름에는 냉풍이, 겨울에는 훈풍이 솔솔 불어 나오는 신비스러운 대자연의 결정체라고 합니다. 풍혈에서 남쪽으로 내려서서 정상의 바위 아래를 가로지르다가 지능선을 만나 다시 남쪽으로 하산합니다. 길이 분명치 않으므로 반드시 경험자의 안내가 필요한 구간입니다.

 풍혈 안내문

 풍혈


 서쪽으로 늘어선 구병산 능선


 남쪽 조망 

 

협곡의 돌밭길을 거쳐 철계단을 지나니 숨은 골 인삼밭입니다. 눈앞에는 KT의 거대한 위성수신기가 보입니다. 바로 보은위성지구국입니다. 인공위성에서 보내는 각종 위성자료를 수신하겠지요.
                                           협곡의 철계단

 인삼밭 뒤로 보이는 구병산



 보은위성지구국


   

지구국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동쪽으로 걸어가니 적암리 마을회관입니다. 길목에는 제비꽃과 현호색이 피어 있습니다. 아침에 출발했던 적암휴게소로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하고는 휴게소 구병식당에서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합니다. 반찬과 찌개가 고향의 냄새가 물씬 풍길 정도로 맛이 있습니다. 이 산악회는 하산한 후 현지의 맛집을 미리 예약하여 등산객들에게 실속 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등산객으로서는 현지의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음식점도 매출을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제비꽃


 시루봉(우측)


 구병산 능선


수선화

 산수유


살구나무(?)


 휴게소 앞 바르미와 고드미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4월 11일 (일)
△ 등산 코스 : 적암휴게소-삼거리-능선갈림길-신선대-853봉-구병산-풍혈-심오골-위성지구국-적암휴게소
△ 소요 시간 : 4시간 35분
△ 산행 안내 : 서울 마운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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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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