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낙동면 소재 갑장산(甲長山, 806m)은 노음산(729m) 및 천봉산(435m)과 함께 이른바 상주의 삼악산으로 불리어지는데, 갑장산은 그 중에서도 으뜸입니다. 연악산이라고도 부르는 이 산은 서쪽에서 바라보면 매우 부드러운 육산이지만 정상부의 동쪽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낭떠러지로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청원-상주간 고속국도 남상주IC를 빠져나와 3번국도를 거쳐 우측의 도깨비도로로 들어서면 연악산 쉼터입니다. 상주시 당국은 산불예방을 위해 등산객들에게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악산 쉼터 주차장
용흥사 이정표를 보고 도로를 따라갑니다. 일붕스님의 통일기원시비를 지나면 대형 돌에 용흥사 사적을 기록해 놓았는데 사진을 찍어 왔지만 판독이 어렵습니다. 용흥사에는 적멸보궁과 백운서원, 나한전, 삼성각 등이 있는데, 특히 적멸보궁 내의 삼불회괘불탱은 보물(1374호)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옆문을 살짝 열어보니 스님이 염불을 드리고 있어 불탱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합니다.
용흥사 적멸보궁
백운선원
용흥사
용흥사 우측으로 들어섭니다. 길섶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각시붓꽃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길 없는 길을 잠시 헤쳐 가다가 정상적인 등산로를 만납니다. 4월의 추위가 몰아친 탓인지 이제야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는데 꽃의 색상이 우중충합니다. 고도를 점점 높일수록 진달래는 이제 꽃봉오리를 맺기 시작하는데 이마저도 낮은 기온으로 인해 꽃은 별로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야생의 꽃도 이러니 과수농가의 피해도 클 것이며 금년에는 과일값이 많이 오르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각시붓꽃
빛바랜 진달래
능선에 서니 좌측 계곡너머 능선아래 갑장사의 모습이 바라보입니다. 제1석문(바람문)과 제2석문을 지나자 시루봉입니다. 북쪽으로는 가야할 정상의 암봉이 위압적으로 버티고 서 있는데 동쪽인 우측은 그야말로 단애절벽(백길바위)입니다. 시루봉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쪽으로는 나지막한 산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맞은 편 능선의 갑장사
제1석문
제2석문
갑장산 정상의 암릉
시루봉
동쪽 조망
정상을 오르는 길에 로프가 걸려 있지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곳을 통과하면 바로 정상으로 연결됩니다. 정상에는 정성스럽게 쌓은 두 기의 돌탑이 반겨줍니다. 상주의 영산 갑장산임을 알리는 정상표석 옆에는 갑장산의 유래를 적은 대형표석이 놓여 있습니다. 상주시에서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쓴 듯 합니다. 사방팔방으로 조망은 확 트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지랑이가 끼어 시계가 맑지 못한 게 옥의 티입니다. 그렇지만 시루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길과 그 조망은 어느 명산 못지 않습니다.
정상 오름길
기암봉
돌탑
백길바위
정상표석과 돌탑
갑장산 안내문
동쪽능선의 조망
팔각정으로 가는 길목에는 노랑제비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어 봄의 정취를 맛보게 해줍니다. 헬기장을 뒤로하고 산죽밭을 지나 갑장사로 갑니다. 해발 700m에 자리잡은 갑장사는 1373년(고려 공민왕 22년) 나옹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그렇지만 반듯한 전각도 하나 뿐이고 경내에는 무슨 공사중이라 매우 어수선하여 고려시대에 만든 3층 석탑도 그 진면목을 알기 어렵습니다.
노랑제비꽃
팔각정
갑장사
갑장사 앞 여러 기의 돌탑이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문필봉과 상산봉을 통과하며 이미 지나온 갑장산 능선을 뒤돌아보니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진달래가 반겨주는 능선길을 따라서 내려오니 산행들머리인 연악산 쉼터입니다. 오늘은 거리도 짧고 등산로도 좋아 매우 가벼운 산행을 했습니다.
돌탑
정상부 능선
진달래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5월 2일(일)
△ 등산 코스 : 연악산쉼터-용흥사-석문-시루봉-갑장산-팔각정-갑장사-문필봉-상산-연악산쉼터
△ 등산 거리 : 약 7km
△ 소요 시간 : 3시간 35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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