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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성대군                                                            단종 역의 노태엽   


 

<공주의 남자> 제10회는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초반 약 10분 이상 제9회에서 방영된 내용이 재방송되었기 때문입니다. 계유정난으로 목숨을 잃은 김종서(이순재 분)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그 아들 김승유(박시후 분)의 이야기가 워낙 중요해 다시 한번 보여주려는 게 방송사 측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로서는 최근 <배우 한예슬 사태>도 있어 방송분량을 채우기 위한 시간 때우기로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김승유가 참형을 당하기 직전 그를 살린 사람은 승유를 살리고자 스스로 목에 장검을 대고 아버지 수양대군을 협박한 세령(문채원 분)도, 김승유의 친구인 정종(이민우 분)도 아니었습니다. 수양대군(김영철 분)은 딸의 협박(?)을 들어 줄 정도로 자비로운 인물이 아니었고, 경혜공주(홍수현 분)의 남편 정종은 김승유가 갇힌 옥사에서 절규했지만 아직은 그에게 아무런 힘이 없었습니다. 단종이 내린 명패를 받고도 나서지 않아 살아남은 안평대군(이주석 분)도 뭔가 큰일을 할 줄 알았는데, 그는 신면(송종호 분)에게 붙잡혀 옥사에 감금되고 맙니다. 그러면 누가 김승유의 목숨을 살렸을까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이외의 인물입니다.

죽마고우였던 신면이 김승유의 목을 취하지 않고 그대로 숲 속에 방치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승유는 저자거리에 걸려있는 충신들의 효수된 목에서 아버지 김종서를 발견하고는 반쯤 미치광이가 되었는데요. 그는 수양의 집으로 가서 호위군사 한 명을 제압하고는 칼을 빼앗아 마치 온 세상을 다 차지한 것처럼 거들먹거리며 귀가하는 수양의 일행을 보게 됩니다. 수양의 가족들은모두 대문 밖에 도열하고 서서 거사(巨事)를 치르고 무사히 귀가하는 수양을 기다리는데, 그 가족 중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세령을 발견하고 승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몽매에도 잊지 못하는 "승법사의 여리"가 아버지의 원수인 수양의 딸이라니 천지가 아득했던 것이지요.

그렇지만 오래도록 감상에 젖을 여유가 없습니다. 김승유는 소리를 지르며 수양을 해하려 칼을 들고 뛰어들었지만 금방 신면에게 제지당하고 뒤통수 한방에 쓰러지고 맙니다. 사실 승유는 제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황이라 후일을 도모하지 않고 이렇게 뛰어든 것은 어리석고 무모한 짓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울부짖는 세령에게 윤씨부인(김서라 분)은 "승유에게 넌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딸일 뿐"이라며 딸을 설득합니다. 김승유가 살아있음에 진노한 수양은 신면에게 "온정 때문에 친구를 살려주었다면 더 이상 내 곁에 둘 수 없다. 만인이 보는 앞에서 본보기로 참형에 처하라"고 단호하게 지시합니다.

 


세령은 아버지에게 제발 승유를 죽이지는 말아달라고 애원하지만 아비는 "네 연정은 안타까우나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세령은 "김종서 대감의 역모가 있기는 하냐"며 수양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자 그는 "네가 그러면 김승유의 죽음이 앞당겨 진다"는 말로 일축합니다.

경혜공주의 몸종인 은금(반소영 분)이 김승유가 붙잡혀 한성부로 끌려갔다는 저자거리의 소문을 공주와 부마인 정종에게 알리자 이들은 낙담하다가 안평대군의 서찰을 받고는 살아있음에 안도하면서 공주부부는 안평의 은신처로 갑니다. 그런데 신면이 안평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실망합니다. 그러나 아직 공주부부에게 희망은 있습니다. 바로 안평의 집에서 금성대군을 만난 것입니다. 안평과 금성은 수양의 동생이지만 이들은 문종과 그 아들 단종을 따르는 충성스런 신하입니다. 금성은 공주부부에게 "이 나라의 주인은 단종"이라며 수양의 무리들에게 대항할 결연한 의지를 표명합니다. 공주부부는 천군만마를 얻은 형국입니다.

 

옥사를 찾은 신면은 김승유와 계유정난으로 희생된 가족들 모두를 다음날 참형하겠으니 준비하라고 행동대장 송자번(진성 분)에게 지시합니다. 이 말을 정종도, 옥사의 승유도 발악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허공에 메아리칩니다. 삼총사(승유, 정종, 신면)의 스승인 이개(엄호섭 분)까지 나서 신면에게 "지금이 바로 자네가 멈출 수 잇는 마지막 기회"라고 충고하지만 이미 수양의 개가 된 신면은 대 스승의 말도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옥사를 찾은 세령을 본 신면은 그녀에게 "이곳은 중죄인이 있는 곳이라 방문할 곳이 못된다"고 막아서자, 세령은 친구 승유를 살려 달라고 요구합니다. 친구를 배신한 신면의 처사에 실망한 세령은 장검을 빼어들고는 마당에 앉아 "김승유를 죽이기 전 소녀부터 죽이라"고 시위를 합니다. 세령은 장검을 자신의 목에 댄 채 "김승유가 죽는 순간 나도 따라 죽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합니다.

단종(노태엽 분)이 수양에게 "이미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그 핏줄들마저 참형에 처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온녕군(윤승원 분)은 "이들 가족은 왕실의 안위를 위협하는 역도들"이라며 수양을 두둔합니다. 이 때 맞은 편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바로 금성대군과 정종 및 경혜공주 그리고 이개를 포함한 종학 선생들입니다. 금성은 궐 밖에서 참형이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자행되고 있다며 이를 멈추고 안평대군의 무고함도 밝혀달라고 간청합니다. 금성은 역모가 있었다면 정식절차에 따라야 하며 안평도 참형에 처할 것인지 묻습니다. 이 말을 들은 단종은 참형의 중지를 지시합니다. 반발하는 수양에게 단종은 "짐은 숙부에게 상의하는 게 아니라 영상(영의정)에게 어명을 내리고 있다"고 일갈합니다. 어린 단종의 결연한 말 한마디는 가뭄에 단비를 내린 듯 시청자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든 청량제였습니다.


이 장면에서 수양대군 일파도 더 이상 반발하지 못하고 물러섭니다. 이미 숙부의 압력에 의해 수양대군을 영의정으로, 신숙주를 우승지로 임명한 단종은 금성대군과 정종 그리고 충신 이개의 등장에 크게 고무된 듯 합니다. 단종은 김승유가 참형되기 직전 어명으로 "죄인을 양인신분을 박탈하고 노비로 삼아 강화도에 유배"하라고 했던 것입니다. 어쨌든 김승유는 목숨을 건졌고, 수양은 세령에게 김승유의 목숨을 살렸다고 생색을 내었지만, 실제로 승유를 살린 사람은 금성대군과 단종입니다.

승유가 살아있음을 알게 된 세령은 옥사로 승유를 찾아갔는데 세령을 본 승유는 다짜고짜로 세령의 목을 힘껏 움켜쥐는 돌발사태가 발생합니다. 승유로서는 지금 제정신이 아닐 것이며 세령을 보자 애증(愛憎)이 교차했을 것입니다. 

수양일파는 경혜와 정종, 금성대군과 안평대군이 힘을 합칠 경우 만만치 않은 세력이 될 것이라며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한명회는 강화도로 가는 바다는 파도가 높다며 청풍관의 행동대장을 불러 바닷바람을 좀 쐬고 오라고 지시합니다. 예고편을 보니 죄수들을 태운 배가 강화도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것을 깨달은 죄수들은 배에 구멍을 뚫어 배를 좌초시키려는 듯 합니다. 다음 제11회는 김승유가 어찌 사지(死地)에서 벗어나는지가 관전포인트가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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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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