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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백 역의 이서진


MBC 월화드라마 <계백> 제7부에서는 대형사건이 연이어 터져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왕후인 사택비(오연수 분)와 그 일족에게 휘둘리는 무왕(최종환 분)을 보며 어찌 임금이 저토록 힘이 없는지 불쌍해 보였고, 무왕과 선화왕후 그리고 의자왕자(노영학 분)를 지키려던 진정한 무인인 무진(차인표 분)은 어이없게도 의자에게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아버지를 잃은 댓가로 목숨을 건진 계백(이현우 분)은 신라의 노예가 되어 마치 용병처럼 싸움꾼이 되었으며, 성인연기자로 교체되어 김유신(박성웅 분)과 운명적으로 만났습니다. 은고(박은빈 분)는 계백과 의자 두 거물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하여 앞으로의 삼각러브라인을 예고합니다.



▲ 무진을 죽인 의자의 돌발행동 

무진이 사택비를 납치하면서까지 이들이 만든 살생부를 확보해 무왕에게 전달하였지만 힘이 없는 무왕은 사택비와 사택적덕(김병기 분)이 벌인 군사시위로 인해 한 방에 무너져 사택비 일당의 악행을 증명할 살생부를 불태우고 맙니다. 이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던 의자가 술을 마시며 무왕에게 복수의 증거물인 살생부를 쉽게 태운 것에 대해 항의하자 무왕은 의자의 뺨을 때리며 "너를 살리기 위해 지금 무진과 계백이 죽게 생겼다"고 호통칩니다.

한편 무진은 의자와 계백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자처하고 나섭니다. 사실 무진은 이 풍진 세상을 등지고 계백과 함께 멀리 떠나려했습니다. 저자거리에서 계백은 은고를 만나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며 아씨를 마음에 품고 떠나도 되겠느냐고 합니다. 이에 은고는 자신의 향낭을 던져주며 목에 걸고 다니라고 했습니다. 찢어진 입이 귀에 걸린 계백은 무진에게 "우리가 걷고 있는 땅이 그 땅이 아니라 시루떡 위를 걷고 있는 것 같다"고 했을 정도이니 계백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무진과 계백은 옥사에 감금되고 마는데요. 부자(父子)는 삶은 닭고기와 술을 마시며 서로의 정을 나눕니다. 무진은 아들에게 칼을 내려놓고 농사를 지으며 가진 것을 베풀고 살라고 당부합니다. 함정에 빠진 것을 안 무진은 사택비에게 끌려와서는 스스로 벌을 청하려 왔다고 합니다. 이는 무왕과 짜고 사택비를 죽이려는 의도이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무모한 계획입니다. 무진은 호위병사의 칼을 빼앗아 난동을 부리며 사택비를 죽이려 달려들자 옆의 의자가 갑자기 나타나 단검으로 무진의 복부를 찌른 것입니다. 이는 정말 예상  외의 사건입니다. 의자는 "이 손은 내 손이 아니다"라고 절규하지만 이미 무진은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의자로서는 스승 무진을 죽였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사택비에게 복수한 형국입니다. 무진은 사택비가 유일하게 정을 주고 사랑한 남자로 끝까지 그의 마음을 움직여 자기사람을 만들고 싶었던 인물입니다. 그러기에 그녀는 무진을 죽인 의자를 진정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사택비는 무왕이 가장 아끼는 것(의자를 지칭)을 천천히 부셔버리겠다고 협박합니다. 무진의 시신을 화장한 후 만난 사택비에게 무왕은 무진의 뜻이라며 그의 아들 계백을 살려달라고 간청하지만 권력의 화신으로 변한 이 여자는 "생사는 그 아이의 운명"이라고 싸늘하게 대꾸합니다.


 


▲ 은고의 정체를 알게 된 의자의 충격

한편, 무진을 제 손으로 죽인 의자는 사택비를 살해하려고 합니다. 중국인을 불러 독향을 구합니다. 사택비 방에는 마침 은고가 향을 바치기 위해 들어와 있는 중입니다. 의자는 정신 안정에 좋다며 향을 사택비에게 바치는데 사택비는 은고에게 이의 감정을 지시합니다. 향의 뚜껑을 연 은고는 이게 독향임을 알았지만 최상품사향이라고 둘러댑니다. 그런 다음 실제로 찻잔에는 독향대신 자신이 가지고 온 사향을 바꿔치기 해 넣습니다.

은고의 방해공작으로 사택비 살해에 실패한 의자는 은고를 따로 불러서는 불같이 화를 냅니다. "너도 사택비의 개냐?"고. 여기서 은고의 진면목이 나옵니다. 은고는 "바보 왕자, 왕후 한 사람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사택비와 그 일가는 그대로 존속한다. 그러나 반드시 살아남아서 보위에 올라 사택비를 포함한 저들을 남김없이 없애야 한다"고 일침을 놓은 것입니다. 정신을 뻔쩍 차린 의자가 "넌 도대체 누구냐?"고 물으니 은고는 "왕자와 모후 그리고 무진장군의 목숨을 구하려다 역적으로 몰려 죽은 한벽의 딸"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힙니다. 무진이 없는 세상에 의자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입니다. 그러나 어이할까요? 은고는 이미 무진의 아들인 계백에게 정인(情人)의 증표인 향낭을 준 상태입니다. 앞으로 은고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의자와 계백의 러브라인도 볼만하겠군요.


 


▲ 영웅호걸의 필수코스가 된 계백의 노예생활
 
아버지 무진이 허무하게 피살된 후 계백은 다른 죄수들과 함께 신라의 국경지역으로 압송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신라군이 나타나 백제군을 제압하고는 죄수들을 노예로 삼습니다. 계백은 "이리"라는 이름으로 노예생활을 합니다. 역사적인 영웅들은 하나 같이 성장기에 노예생활을 통과의례로 치르는 모습입니다. 가야국을 창시한 <김수로>도, 고구려의 중원제패를 꿈꾸던 <광개토태왕>도 모두 노예로 끌려가 고생하는 장면이 그려지네요.

이들 노예는 통상적인 노예와는 달리 고구려 군과도 싸우는 용병 같습니다. 백제와 신라의 국경지대에서 고구려군과 싸운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네요. 이 노예부대의 대장은 김유신입니다. 김유신이 계백의 목에 걸려있는 향낭을 빼앗자 두 사람은 격투를 벌입니다. 유신은 계백을 불러 향낭을 던져주지만 계백은 벙어리행세를 합니다.

이 때 화랑도 출신의 신라장수가 김유신에게 와서는 시비를 겁니다. 김유신은 전쟁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싸움터에서 우왕좌왕하는 화랑도출신 보다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예들의 실력이 낫다고 합니다. 모욕을 당한 장수는 싸움을 걸어옵니다. 김유신의 노예군이 이기면 군량미 300석을 줄 것이며, 패배하면 김유신의 어깨에 걸린 풍월주(화랑도의 우두머리)를 상징하는 금술을 떼어 내겠다고 합니다. 김유신 부대에서는 계백이 나섰는데 웬일인지 계백은 일부러 져주는 모습입니다. 황산벌 전투의 두 영웅인 계백과 김유신은 이렇게 만났습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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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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