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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갈현 역의 김철기

가면무도회에서나 어울릴법한 가면을 쓰고 나와 국상 개연수(최동준 분)로부터 담덕태자 살해지시를 받은 서록(김철기 분)은 담덕태자(이태곤 분)의 동생 담주공주(조안 분)와 국상의 딸 도영(오지은 분)이 괴한들에게 포위되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혜성처럼 나타나 두 여자를 구해줍니다. 뒤늦게 보고를 받은 담덕은 서록을 불러 누구인지 묻지만 그는 그냥 돌아섭니다. 서록이 두 여인을 구해 준 것은 담덕태자와 안면을 익히고 환심을 사기 위한 것임이 나중에 밝혀집니다. 따라서 두 여인 납치극도 조작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담덕은 측근들의 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예가 출중한 서록을 중용합니다. 거란의 대군이 침입하여 개모성이 함락되자 서록은 단신으로 긴 대나무 장대를 이용하여 장대높이뛰기 선수처럼 사뿐하게 성루로 올라 적을 처지하고 성문을 열어 천군이 개모성을 탈환하는 일등공신이 됩니다. 불과 100여명의 병력으로 500여명이 지키는 개모성을 탈환하자 선봉장이었던 구르친은 담덕의 용병술에 혼이 나간 모습입니다.

거란군은 북방에 위치한 부여성을 빼앗아 고구려 점령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고구려 조정에서는 이미 고무대장군이 이끄는 병력이 부여성을 향해 출발하였지만 도착하려면 며칠 동안 시일이 걸립니다. 따라서 담덕으로서는 소규모 병력으로 거란의 대군이 부여성으로 진군하는 것을 지체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담덕은 야음을 틈타 횃불을 만들어 대군이 이동하는 것처럼 위장하고는 순식간에 횃불을 끄고는 부대가 산개해 숨어버리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거란군으로서는 신출귀몰한 고구려군의 움직임에 넋이 나갈 지경이지요.

 

거란의 대족장 타다르(최일화 분)는 고구려군의 동태를 감시할 척후병을 보냈는데 이를 간파한 담덕의 지시를 받은 서록이 이들을 단숨에 죽여버립니다. 이번에도 서록은 큰 전공을 세우는군요. 타다르는 군사들에게 부여성으로 진격하도록 명령하지만 그의 동생 바타르를 비롯한 장수들은 병사들이 지쳤음을 이유로 휴식을 취해야한다고 건의합니다.

한편, 타다르는 부대 내에 고구려 첩자가 침입했음을 알고는 이를 관찰하다가 설도안의 동생 설지(최정화 분)를 발견합니다. 설지가 위급한 순간 현장을 공격한 담덕이 설지를 구해 고구려진영으로 데리고 갔는데, 왜 담덕이 설지를 직접 만나보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담덕이 설지를 만났다면 그녀를 알아보았을 테니까요.

담덕은 모두루 장군(임대호 분)을 보내 타다르에게 독대를 요청합니다. 각각의 장수들을 대동하고 만난 두 사람, 담덕은 부대가 싸울게 아니라 수장끼리 일대일 대결을 벌려 승패를 결정짓자고 제안합니다. 젊은 혈기에 용맹무쌍한 타다르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두 사람은 나라를 걸고 세기의 대결(?)을 벌입니다. 싸움결과는 당연히 담덕의 승리입니다. 담덕으로서는 열세인 병력으로 싸워서는 승산이 없음을 인식하고는 모험을 한 것입니다. 대족장 타다르가 사살되자 거란의 장수 한명이 말을 타고 뛰쳐나왔지만 서록에게 제압당하고 맙니다. 거란의 장수들은 반격을 하려했지만 "거란을 고구려의 하늘아래 품겠다"는 담덕의 일갈에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은 채 속국이 되겠다고 맹세합니다. 담덕태자가 왕위에 오르기 전 처음으로 오랑캐를 정복한 통쾌한 사건입니다. 어찌 보면 코미디 같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이즈음 고무대장군은 부여성 인근에 도착했지만 이미 거란군은 진압된 상태입니다. 고무는 천군이 국내성으로 돌아가자 밤에 사갈웅이 처형당할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꿈에 나타납니다. 서록은 사갈웅 장군의 아들인 사갈현입니다. 고국원왕의 호위무사였던 사갈웅은 처형당하기 직전 대장군에게 검을 아들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며 "아비의 죽음은 자랑스러웠다"고 일러두라고 합니다. 이런 장면에서 잠을 깬 고무는 의문의 장수는 사갈현이며, 그가  태자의 목숨을 노린다고 생각하고는 급히 측근을 부릅니다.

한편, 국내성의 개연수는 사갈현에게 "네 아비의 억울한 원혼이 구천을 헤매고 있는데 왜 아직까지 담덕을 죽이지 못했느냐"고 추궁하며, "빠른 시일 내 태자를 죽이라"고 다시 지시합니다. 개연수는 담덕이 거란을 격퇴시켰음을 알고는 그의 위신이 더 높이 올라갔다며, 모든 문제를 전쟁으로 해결하려는 태자는 고구려의 미래에 위협이 될 뿐이라는 궤변으로 태자를 반듯이 제거해야 한다고 측근에게 다시 지시합니다. 사갈현을 믿지 못하는 탓입니다. 마침 아버지를 만나러 온 도영이 국상의 말을 듣고는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갑니다. 도영은 "아버지가 나라를 위한다는 일이 어찌 태자를 죽이는 일이냐. 태자를 죽여 천추에 한을 남기려 하느냐? 지금까지 아버지를 충신이라고 믿은 게 원망스럽다. 아버지는 소녀의 뜻도, 백성의 뜻도, 하늘의 뜻도 모른다"며 이를 멈추지 않으면 자결하겠다고 단도를 빼어듭니다. 국상의 수하가 말려 도영의 자결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도영은 아버지보다는 사리판단이 분명하고 당찬 아가씨로군요.



개연수의 지시를 받은 사갈현은 담덕을 단둘이 만나기를 원합니다. 담덕이 집무실로 찾아온 그를 데리고 간 곳은 사갈현의 아버지 사갈웅의 묘소입니다. 사갈웅이 억울하게 참수를 당했다면 무덤이 있을 리 없지요. 담덕이  묘소를 참배하고 나자 사갈현은 단도를 꺼냅니다. 이미 사갈현의 정체를 알고 있는 담덕은 묘석 뒤에 감추어둔 장검을 건네주며 덤비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대련을 벌이지만 사갈현은 담덕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담덕은 이미 거란의 대족장 타다르를 이길 정도로 무예가 뛰어나거든요. 담덕은 숨을 고르며 "당신 아버지는 역모죄가 아니라 국가를 위해 순국한 명장이었는데, 그 아들은 복수의 개가 된 떨거지"라고 질타합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사갈현은 갑자기 담덕에게 달려들어 단검을 휘두릅니다. 담덕의 일갈에 감동을 받은 듯 하던 사갈현의 돌발행동이 이외로군요. 

고무대장군과 담덕의 말을 종합해 보면 사갈현은 어렸을 적 아버지 사갈웅 장군이 참수되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 원수를 갚기 위해 무예를 배우며 때를 기다려 온 것으로 보입니다. 사갈현의 복수심은 개연수가 충동질한 것 같고요. 그런데 실제로 사갈웅은 대역죄인이 아니라 왕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죽기를 각오한 충신인 듯 합니다. 담덕에게 단검을 휘두른 사갈현을 담덕이 어찌 처리할지 제31회가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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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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