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수 역의 진이한
지난 8월 20일 글쓴이는 "조강지처 버린 남자들의 불행"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아무래도 채희수(한여름 분)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는 한정수(진이한 분)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10부에서 초음파 촬영사진을 본 오빠(위양호 분)가 채희수에게 "이 녀석 가진 후부터 일이 술술 풀리지 않나? 너 호주에서 죽느니 사느니 할 때 다 이 녀석 때문에 살린 거야!"라고 말하자, 정색을 한 채희수는 "오빠, 난 그런 거 다 잊었어! 다시는 그 얘기 꺼내지도 마!"라고 대답하며 한정수가 나타날까봐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장면이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채희수의 생활이 난잡했던 데다가 나중에는 틀림없이 아이의 친부(親父)가 나타나 한정수를 괴롭혀 그를 불행하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정수는 지금 채희수와 그의 오빠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희희낙락하지만 언젠가는 불임의 원인이 자신임이 밝혀져 조강지처를 버린 그가 피눈물을 흘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제18부가 끝난 지금 위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강재미(이보영 분)는 변동우(이태성 분)로부터 어쩌면 채희수가 임신한 태아의 아버지가 한정수가 아닐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산부인과 병원을 찾은 것입니다. 강재미는 괌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남편 한정수와 함께 불임검사를 했지만 귀국 후 이혼문제로 아직까지 그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확인결과 불임의 원인제공자는 바로 한정수였습니다. 한정수는 자연임신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합니다. 이를 알게된 강재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한정수가 이혼하며 강재미에게 한 말은 "채희수는 네가 가지지 못한 것(임신)을 가졌다"며 가슴에 못을 박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한정수가 불임이라면 채희수가 임신한 태아의 아버지는 누구일까요? 강재미는 한편으로는 매우 고소하지만 참으로 허탈하고 분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한정수는 요즈음 채희수가 변주리(변정수 분)의 이모라는 써니박(문희경 분)이 나타나자 핸드백을 땅바닥에 떨어뜨릴 정도로 놀라는 장면을 보고는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희수가 불태우다 남은 반쪽 사진을 기억하며 점점 불안해집니다. 분명히 뭔가 있기는 한데 그 실체가 잡히지 않습니다. 희수의 핸드폰에는 최근 수 차례 통화한 번호가 있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대방 여자가 받은 목소리는 "희수야, 낮에 네 남편 만났는데 그래서 그래?"라고 합니다. 이 전화번호의 주인은 바로 변주리의 이모 써니박이었던 것입니다.
한정수가 안방으로 들어가니 채희수는 신생아에게 필요한 모빌을 만지고 있는 중입니다. 정수는 희수에게 "변주리 이모와는 아는 사이냐? 시드니에서 뵌 적이 있느냐? 그녀의 아들 이상민을 아느냐?"고 물었지만 희수는 단호하게 모른다고 오리발을 내밀며 화를 발끈 냅니다. 조금 전 써니박과의 통화로 미루어 희수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초조해진 한정수는 써니박을 밖으로 불러냅니다. 그는 써니에게 "채희수와는 어떤 사이냐? 둘이 뭔가를 숨기는 수상한 사이다. 자꾸만 나에게 접근하여 이것저것 물어보는 이유가 뭐냐? 혹시 아들 애인의 이름이 채희수냐?"고 캐묻습니다. 그렇지만 냉정한 모드로 돌변한 써니는 "언젠가 알고 싶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알게 된다"는 말을 남기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갑니다.
한정수는 써니의 반응을 보고는 더욱 그녀와 희수와의 관계를 의심하게 됩니다. 그는 죽집에 출근도 하지 않고 고민중입니다. 보다 못한 채희수는 건달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한정수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며 도움을 요청하는데요. 채희수는 오빠를 만나러 가나는 남편에게 백허그(back hug)를 하며 아양을 떱니다. 건달오빠는 외모와는 다르게 머리는 잘 돌아가는 모양입니다. 그는 한정수를 보자마자 대뜸 "이상민과 채희수 사이를 의심하는 모양인데~"라고 먼저 말을 꺼냅니다. 회수오빠가 이상민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데 대해 한정수가 놀라자 오빠는 "이상민은 희수의 스토커였다. 괜한 의심으로 임신한 희수를 자극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그런 다음 건달오빠는 한정수에게 강재미의 이유식 샘플을 보여주며 이를 가지고 돈을 버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합니다. 더 이상 강재미와 엮이기 싫다는 한정수에게 오빠는 사업은 정글의 법칙이 작용한다며 선수를 쳐서 먼저 먹는 게 임자라고 설득합니다. 이 오빠는 정말 사기꾼의 기질만 있는 나쁜 사람입니다. 또 한정수가 해서는 안될 일을 시킨 것이거든요.
처남의 조언을 들은 한정수는 강재미의 가게로 가서는 이유식 포스터사진을 찍다가 변동우와 강재미에게 들킵니다. 한정수가 또 자신의 아이디어 상품을 베낀다고 생각한 강재미가 정수에게 항의하자 정수는 "벤치마킹"한다고 응수합니다. 남이 하면 베끼기고 자신이하면 벤치마킹이로군요. 한정수의 능글맞은 대답에 꼭지가 돈 강재미는 톡 쏘아붙입니다. "난 지금 입이 무척 간지럽지만 참는다. 네 가정이 눈앞에서 모래성처럼 무너지는걸 보게될 것"이라고 저주합니다. 깜짝 놀란 한정수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하자 강재미는 더욱 강한 어조로 말합니다. "공연히 나를 자극해서 끝장내지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거야! 궁금하면 네가 사랑하는 마누라에게 물어 보라!"
귀가한 한정수는 써니박과 강재미의 말을 듣고는 아내 채희수를 더욱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강재미의 말속에 "불임의 원인은 바로 당신(한정수)"이라는 언중유골(言中有骨)이 포함되어 있지만 한정수로서는 이런 사실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급기야 한정수는 시드니 친구(동화)에게 전화를 걸어 "매카리 대학의 럭비부 주장이었던 이상민의 여자관계를 알아보라"고 요청했는데, 친구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이상민과 채희수는 지난 3월까지 연인이었으며 두 사람의 사진을 보내온 것입니다. 그 사진은 바로 채희수가 불태우려다가 남은 반쪽의 사진과 일치합니다.
제19부 예고편을 보니 채희수가 놀라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일로 혹시나 채희수가 유산을 하지 않을지 걱정됩니다. 전체 50부작 중 이제 겨우 18부가 지난 지금, 한정수가 자신의 불임을 알게 되면 너무 일찍 진실이 드러나므로 제작진으로서는 이를 연장시키기 위해 다른 사건을 발생시키려 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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