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이 인근의 논과 마을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소재 현계산(535m)과 봉림산(579m)은 잘 알려지지 않은 오지의 산이라 매우 호젓한 가운데 숲의 향기에 빠질 수 있는 산입니다. 이런 오지의 산은 십중팔구 등산안내이정표가 없으므로 가장 문제는 산행들머리를 잘 찾는 일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손곡2리 마을회관인데, 맞은편 노란색의 큰 건축물 방향으로 들어갑니다. 노란색의 건물을 지나 삼거리에서 좌측 도로로 조금 가다가 첫 번째 민가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섰는데 그만 길이 끊기고 맙니다. 주변지형을 살피며 좌측으로 길이 없는 경사면을 약 200여 미터 오르니 좌측에서 오르는 지능선 길과 만났습니다. 지나고 보니 첫 번째 민가가 아니라 두 번째 민가에서 우측으로 올랐으면 제대로 길을 찾았을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실제 상황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처음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면 무덤으로 이어지는 바른 길이 나온다고 합니다.
손곡2리 마을회관
마을표석과 참깨
도로를 따라 들어가는 등산객들
첫 번째 민가
길 없는 길(잘 못 들어간 길)
첫 번 째 헬기장을 지나 부드러운 길을 가노라니 두 번째 헬기장이 나오고 이어서 현계산 정상(535m)입니다. 정상에는 잡목이 무성하여 전혀 조망을 할 수 없는 가운데 현계산임을 알리는 낡은 이정표가 초라하게 서 있을 뿐입니다.
첫 번째 헬기장
두 번째 헬기장
현계산 정상
정상에서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노송지대를 지나자 우측인 서쪽으로 조망이 터진 다음 임도에 도착했습니다. 아마도 이곳에 서지고개인듯 합니다. 차량출입을 통제하는 철봉 옆으로 걸려있는 몇 개의 리본을 이정표 삼아 이곳을 치고 오릅니다. 다시 능선에 붙으니 이제는 아까와는 반대방향인 동남쪽으로 조망이 터집니다. U자형의 임도가 꼬부라져 있군요. 계속하여 발걸음을 재촉하니 어느 등산 매니아가 방재봉(568m)이라는 이정표를 붙여 놓았네요. 그렇지만 산악회에서 나누어준 등산개념도에는 568봉도 방재봉도 표기가 안되어 있어 현 위치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 필요한 게 바로 나침반입니다. 봉림산을 가려면 능선에서 동쪽으로 직각으로 꺾어야 하는데 이곳이 바로 그 장소인 듯 했습니다. 능선을 따라 남으로 직진할 경우 고도가 점점 낮아지기에 산행개념도상 봉림산으로 추정되는 동쪽의 높은 봉우리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럴 때 동행한 산꾼들의 의견이 많은 도움이 되지요.
노송지대
서쪽 골짜기
임도(서지고개)
차량출입통제
U자형 임도
동남쪽 골짜기
방재봉 이정표
방재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섰습니다. 임도처럼 보이는 길은 사람 키만큼 큰 잡초만이 무성한데, 우측의 임도쪽으로 등산 리본이 걸려 있어 그쪽으로 약 50여 미터 전진하였지만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어 다시 안부로 되돌아와 동쪽의 높은 봉우리로 오르는 길을 겨우 찾아 올랐습니다. 그랬더니 반갑게도 어느 산악회에서 걸어둔 봉림산(579m) 이정표가 길손을 반겨주는군요.
봉림산
이제 길은 동북쪽으로 이어집니다. 능선 우측은 절벽이군요. 희미한 길림길이 나오면 옆길로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북쪽능선을 따라 한참 가노라니 상향 지도상으로 서지재로 추정되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문제는 이곳의 현 위치를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 앞에 간 사람들도 그냥 직진 한 듯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우리 일행 3명은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웠습니다. 과거 사람들이 다닌 희미한 흔적도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어렵사리 산길을 통과하니 방치된 수영장이 나옵니다. 수영장 밑에는 정자와 공터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전에는 공용시설이었던 듯 보여지는군요. 출입구에는 철문이 닫혀 있는데 문패를 보니 "가나안 농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지금은 사유지로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능선 우측 미륵산 방면의 조망
방치된 수영장
정자
철문
가나안농원 문패
이제 도로로 나왔으니 걷기만 하면 됩니다. 도로를 따라 걷은 길이 무척 피곤하군요. 사찰의 표식이 붙어 있는 기와집을 지나 축사를 뒤로합니다. 인근에 담배나무가 보이는군요. 요즈음금연열풍으로 담배농사의 수지가 맞는지 모를 일입니다. 길섶에는 탐스런 자두가 여물고 있습니다. 옥수수와 고구마 및 고추도 최근 내린 비로 생기를 되찾고 있네요. 무거운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기니 정자가 있는 구만이교입니다.
사찰표지 붙은 기와집
축사
담배 밭
자두
고구마 밭
옥수수 밭
고추 밭
구만이교
오늘 산행에 4시간 반정도 소요되었습니다. 한 여름 산행으로 적당한 시간입니다. 현계산과 봉림산은 인적이 드물어 때묻지 않은 오지의 산으로서 등산이정표가 전혀 없으므로 일반인들이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집니다. 만약 두 산을 답사할 경우 반드시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야 하며 갈림길에서 진행방향을 잘 살펴야 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7월 12일 (목)
▲ 등산 코스 : 손곡2리 마을회관-헬기장-현계산-서지고개(임도)-방재봉(568봉)-임도안부(희미함)-봉림산
-서지재-가나안농원-축사-구만이교
▲ 등산 시간 : 4시간 30분
▲ 산행 안내 : 산두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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