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금학산은 고대산과 동서로 마주보고 있는 철원의 금학산(947m)입니다. 그러나 강원도 홍천 소재 금학산(652m)에 오르면 홍천강 물줄기가 만든 수태극(태극문양)의 진수를 볼 수 있음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홍천의 명산인 팔봉산의 동쪽인 북방면 노일리 소재 금학산을 오르는 지점은 여러 곳이지만 우리는 금학산 남쪽 홍천강변의 노일리 분교를 들머리로 정했습니다.
"땅"이라는 큰 간판 뒤로 보이는 통신탑을 바라보며 안으로 들어섭니다. 민가에는 능소화가 아름답게 피어 있군요. 길가의 등산안내지도를 뒤로하면 경주김씨제각(祭閣)과 가족묘지 옆으로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숲 속으로 들어섰지만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땀이 비 오듯 흐릅니다. 해발은 600여 미터에 불과하지만 홍천강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능선인데도 바람이 없고, 또 조망도 전혀 터지지 않으니 오름길이 더욱 피곤하군요.
산행 들머리
능소화
경주김씨제각
가족묘지
등산을 시작한지 약 1시간 20분만에 금학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의 전망데크에는 홍천강 최고의 태극문양 전망대라는 글씨와 함께 구비치는 홍천강과 그 뒤로 공작산, 남산, 봉화산, 오음산, 매화산 등을 사진으로 표기해 두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내려다보는 풍경은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흔히 산과 물이 합쳐져 태극문양을 그리면 산태극수태극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400여 길에 달하는 홍천강의 물줄기가 굽이굽이 흐르다가 고두암과 위안터를 거치며 우리나라 태극기의 중심문양인 태극문양을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해 금학산은 홍천 9경의 하나로 선정된 것이겠지요. 다만 아쉬운 것은 안개로 인한 가스가 남아 있어 시계(視界)가 그리 맑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전망데크
홍천9경의 안내문에서 가져온 모습
정상에서 간식을 먹으며 조망이 맑아질 대까지 약 40분을 지체하다가 결국 하산하기로 합니다. 하산은 북쪽의 금학산 관광농원 방향입니다. 금학산을 가장 길게 걸을 수 있는 코스이지요. 북동쪽으로 이어진 등산로는 매우 분명하지만 능선상에 있는 여러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는 지루한 길입니다. 이쪽도 전혀 조망이 터지지 않더군요. 이정표는 매우 잘 되어 있지만 현 위치에 대한 안내가 없는 게 흠이라면 흠입니다. 528봉에서 금학산 관광농원 1.5km 이정표를 따라 좌측으로 내려서서 요리조리 돌아 계곡을 빠져나가니 금학산 관광농원 8km라는 뜬금없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금학산 정상에서 관광농원까지의 거리가 4.73km인데 아직도 8km가 남았다는 것은 난센스이거든요. 화살표를 따라 100여 미터를 가니 이곳이 바로 관광농원입니다. 단체 관광객이 들어 왔는지 오후 2시경인데도 노래방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더군요.
정상 이정표
528봉 이정표
뒤돌아본 계곡
뜬금없는 안내문
관광농원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는 홍천 9경 안내문을 카메라에 담은 후 좌측의 도로를 따라 갑니다. 이곳은 금학산 관광농원의 진입로입니다. 우측의 작은 저수지의 물이 초록색이군요. 입구로 나오니 백일홍과 패랭이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습니다. 관광농원을 알리는 입간판이 있는 곳(게량이마을)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널널한 산행에 4시간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비록 금학산 정상에서의 조망이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꼭 답사하고 싶었던 금학산에 올라 태극문양을 본 감동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 참고 : 홍천9경은 팔봉산, 가리산, 미약골, 금학산, 가령폭포(백암산), 공작산 수타사, 용소계곡,
살둔계곡, 가칠봉 삼봉약수입니다.
각종 안내문
홍천 9경
작은 연못
관광농원 진입로
백일홍
패랭이꽃
관광농원 입간판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6월 29일 (토)
▲ 등산 코스 : 노일분교-경주김씨 제각-금학산-528봉 갈림길-금학산 관광농원-농원입구(게량이마을)
▲ 산행 거리 : 약 8km
▲ 소요 시간 : 4시간 40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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