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장연리 전경
경북 청도군 청도읍 소재 육화산(675m)은 능선에서의 조망이 시원하고 산세도 매우 빼어난 청도의 숨은 명산입니다. 준족들은 동쪽의 흰덤봉(697m) 또는 구만산(785m)과 연결 종주하기도 합니다.
산행들머리는 육화산 북쪽 동창천 인근 장연교입니다. 장연사와 장수골 입구라는 이정표를 따라 안으로 들어섭니다. 좌측으로 개울건너 보이는 삼층석탑(2기)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장연사지 삼층석탑"으로 보물 제677호로 지정된 국가문화재입니다. 마을회관을 지나 개천을 따라 걸어가노라니 현지의 촌노 한 분이 우리들을 쳐다보며 좀더 일찍 오지 왜 이리 늦게 왔느냐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마을에 도착한 시각은 거의 정오가 되었기 때문에 촌노는 무덥지 않은 아침에 산에 올랐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표명한 것이겠지요. 아무튼 서울 사당역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한 등산버스는 거의 5시간만에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장연교 옆 들머리
개천 너머로 보이는 삼층석탑
보물 제677호인 삼층석탑(하산 후 촬영)
마을회관
돌담길
돌담길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가다가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의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숲 속 길은 나무그늘이었지만 바람 한 점 없어 땀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상당히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유장하게 흐르는 동창천과 방금 지나온 장연리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내려다보입니다. 계속하여 고도를 높이니 첫 번째 전망바위입니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조금 전 본 조망과 별로 다르지 않지만 다만 보이는 범위가 더욱 넓어졌을 뿐입니다.
동창천과 장연리
동쪽 능선
전망바위 조망
동북쪽 능선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조금 더 가니 두 번째 전망바위인데 여기서는 서쪽의 조망이 확 터집니다. 능선 아래는 바위벼랑이어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 능선을 올려다보면 정말 장관일 듯 합니다. 마치 칼날바위 같은 능선을 지나 빡쎈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드디어 육화산 정상(675m)입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석이 반겨주는군요.
암벽 뒤로 보이는 조망
칼바위 능선
정상 오름길에서 본 북쪽조망
정상 표석
여기서부터 능선을 따라 동쪽의 구만산 갈림길까지는 길이 매우 부드럽습니다. 오치령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회전한 길은 송백리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능선 길의 조망터에 서면 지나온 육화산과 진행방향의 흰덤봉이 바라보입니다.
오치령 갈림길
숲 속
송백리 갈림길
지나온 육화산(좌측)
진행방향의 흰덤봉(중앙)
구만산 갈림길에 도착하자 발걸음이 매우 무거워 졌습니다. 장수골에서 육화산까지 오르느라 워낙 땀을 많이 흘린 탓에 육화산에서 이곳까지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걸어 왔지만 당초 계획대로 흰덤봉을 답사할 기력이 없습니다. 솔직히 무리하면 충분히 갈 수는 있지만 흰덤봉은 산경표에도 나오지 않은 산이고 또 정상표석도 없기에 그냥 장수골로 하산하기로 작심했습니다. 혹시 무리했다가 늦어져 일행에게 민폐를 끼치면 곤란하거든요. 마침 같은 뜻을 가진 일행(4명)이 있어 느긋한 마음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안내산악회 주관의 산행에 참여해 이렇게 탈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구만산 갈림길
가파른 경사로에 지그재그로 조성된 하산로가 다리의 피로를 덜어줍니다. 하산하면서 간간이 보이는 치마주름 같은 암벽이 일품이고 투구처럼 생긴 바위도 보입니다. 장수골에는 감나무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어 청도가 감의 고장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도로 옆의 앵두나무에서 새빨갛게 익은 천연앵두를 따서 맛을 보고는 마을로 나오니 장수골 마을회관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나무 밭
마을의 담쟁이덩굴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6월 15일 (토)
▲ 등산 코스 : 장연교-마을회관-전망바위-육화산-오치령 갈림길-송백리 갈림길-구만산 갈림길-장수골-마을회관
▲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 등산 안내 : 월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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