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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좋고 물 좋은 고장인 경북 봉화의 경우 청량산(870m), 청옥산(1,276m), 그리고 오늘 답사하려는 문수산(1,207m)이 대표적인 산입니다. 경북 봉화군 물야면, 춘양면, 봉성면의 3개 면에 걸쳐있는 문수산은 봉화의 진산입니다. 신라시대 강원도 평창군 수다사에서 수도하던 자장율사가 태백산을 찾아 헤매던 "문수보살"이 이곳에 화현(化現,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고 구제하려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하여 세상에 나타남)하였다하여 문수산이라고 했습니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문수산은 오랜 세월에 걸쳐 고관대작과 노승성불이 난다는 전설이 있으며, 문수산 아래 축서사(鷲棲寺)가 자리한 터는 독수리가 짐승을 낚아채는 형국이어서 축서사(鷲:독수리 취)로 명명했고 독수리 부리의 날카로움과 불교의 대승보살 중 최고의 지혜를 자랑한다는 문수보살을 함께 일컫는 지혜의 상징에서 이곳을 문수산이라 불리어졌다고도 합니다. 특히 문수산 아래는 봉화를 대표하는 3대 청정탄산약수가 위치하고 있는데, 바로 물야면의 오전약수, 춘양면의 두내약수, 봉성면의 다덕약수입니다.

 

문수산 산행들머리는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소재 주실령입니다. 주실령은 <국립 백두대간수목원>(현재 임시개관 중)에서 91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서쪽에 위치한 고갯마루입니다. 주실령 북쪽으로는 백두대간 길인 옥돌봉(1,242m)으로 이어지고 여기서 동남쪽으로 뻗은 문수산까지의 거리는 5.6km입니다. 이곳의 해발고도가 780m이기에 많이 올라왔지만 정상까지는 400여 미터의 고도를 더 높여야 하기에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주실령 안내도

 

 

 

 

북쪽의 오솔길을 따라 진입합니다. 초입부에 등산로가 상당히 가파르다가 이후에는 완만한 경사를 보입니다. 산 속은 초록의 세상인데 이곳이 행정구역산 춘양면이어서 그런지 등산로 주변으로 잘 생긴 소나무가 자주 보입니다. 이들 소나무가 바로 그 유명한 춘양목(금강소나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청정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듯 합니다. 이곳에서는 그 흔한 미세 먼지도, 최근 큰 걱정거리로 떠오른 오존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자연의 산 속은 정말 사람의 오장육부를 정화시켜 줍니다.   

 

 

 

 

 

 

등산을 시작한지 약 20분만에 능선 안부에 도착합니다. 길섶의 이정표는 한 쪽이 떨어져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만 그런 게 아니고 길목의 이정표 상당수가 이런 상태입니다. 아마도 시공을 부실하게 한 듯 합니다. 한참을 가노라니 이름 없는 봉우리(980m)에 문수지맥이라는 안내문이 걸려있습니다. 문수산을 3.6km 남겨둔 지점에는 이정표 두 개가 모두 바닥에 내려 앉아있습니다. 미끈한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고도를 낮추니 예배령인데 등산용 GPS인 <트랭글>에서 등산배지를 획득했다는 축하 메시기가 울립니다. 누군가 이곳을 하나의 산봉으로 등록한 듯 한데 솔직히 어이없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지나가는 길목의 고개안부(낮은 지점)이거든요.

 능선 안부 이정표

 

 

 땅바닥에 떨어진 부실한 이정표

 

 

 

 

 

 

 

예배령을 뒤로하고 다시 작은 봉우리를 넘어갑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부러진 거목이 더러 눈에 뜨입니다. 아마도 번개를 맞은 듯 합니다. 몇 년 전 서해대교에 번개가 쳐 주탑의 케이블 손상으로 이를 보수한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번개의 위력이 얼마나 강했으면 아름드리 나무를 부러지게 만들까요? 두내약수탕 갈림길에 세워진 이정표는 훼손되지 않고 제대로 남아 있지만 3방향의 이정표를 같은 높이로 설치해 사진을 찍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경우 두내약수탕을 알리는 이정표의 높이는 낮춰 달아야 정상입니다. 이를 시공하는 관계자들에게 이런 배려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요? 아닙니다. 다음 축서사 갈림길 이정표는 모범적으로 제작되어 있기에 하는 말입니다. 이런 문제는 이정표를 시공하고 감독하는 사람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금방 시정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문제입니다.

 

 부러진 거목

 

 한꺼번에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이정표

 

 모범적인 이정표

 

 

 

 

축서사 갈림길에서 문수산 까지는 700m인데 마지막 고도를 높여야 합니다. 길목에는 고산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 "고비"가 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문수산 정상(1,205m)입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표석이 반겨주네요. 지금까지 한번도 조망이 터지지 않아 매우 섭섭했는데 정상은 시원한 조망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가스로 인해 먼 곳은 희미한 능선만 보여 줄 뿐이어서 서쪽 소백산을 비롯한 주변 산들의 그림자도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고비

 

 

 

 

 

 

 

 

 


이제 진달래 능선을 경유해 축서사로 하산합니다. 내려서는 길이 매우 가파르군요. 그렇지만 위험한 곳은 없습니다. 다만 경사가 급하고 사토(沙土), 낙엽, 솔방울 등이 깔려 있어 이를 잘못 디뎌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서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동남쪽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돌린 등산로는 고찰 축서사로 이어집니다. 축서사는 신라 제30대 문무왕 13년(서기673년) 의상조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입니다. 축서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아래쪽 주차장으로 내려옵니다.

 

 축서사

 

 

 

 

오늘 8km의 산행에 약 3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평소 발걸음이 빠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단축된 것은 주실령에서 정상까지의 능선 길이 비교적 부드러웠던 탓입니다. 정상에서 멋진 조망을 할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지만 봉화의 진산이라는 문수산을 답사한 것은 큰 보람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6월 24일 (토)
▲ 등산 코스 : 주실령-940봉-예배령-축서사 갈림길-문수산-진달래 능선-축서사
▲ 산행 거리 : 8km
▲ 산행 시간 : 3시간 15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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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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