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 능선에서 바라본 대구시가지
대덕산 능선 조망
서울에 남산이 있다면 대구에는 앞산이 있습니다.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 소재 앞산공원은 주봉인 앞산(659)을 중심으로 산성산(653m)과 대덕산(461m) 3개봉이 있는 도시자연공원입니다. 앞산의 원래 이름은 성불산(成佛山)인데 이를 반증하듯 은적사, 안일사, 임휴사, 법장사 등 전통사찰을 포함해 18개 사찰과 대덕산성, 삼층석탑, 왕굴, 석정 등 유적지가 흩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산성산∼앞산∼대덕산을 종주할 계획입니다. 산성산 산행들머리는 동쪽 가창호 인근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소재 용계교입니다. 용계교 맞은 편에 가창교회가 보이네요. 용계교에서 약 250m를 들어가니 가창용계공원 등산로종합 안내도가 나오는데, 우리가 가야할 각 산까지의 거리가 잘 표기되어 있습니다. 우측 계단을 오르니 바로 숲 속으로 변하네요. 그런데 경사면이 장난이 아닙니다. 사실 등산로 초입에 이토록 경사가 심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요. 물론 이곳을 찾아온 등산객들은 모두 상당히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라서 이 정도의 급경사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올라가는 모습의 사진을 보면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실제로는 고개를 들면 오르는 사람들의 엉덩이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등산로 종합안내도
급경사 오르막 구간
능선 안부에 도착해 좌측으로 점점 고도를 높이니 길목의 우측 봉우리가 사방산(332m)입니다. 현지에는 삼각점만 보이고 사방산을 알리는 다른 아무런 안내문은 없습니다. <다음지도>에도 사방산이라고 표기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 고도를 낮추지 않은 상태에서 산성산으로 계속 이어지므로 비록 산 이름은 있지만 독립된 산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군요. 이제 산성산을 향해 갑니다. 그늘진 곳의 지면은 지난밤 비가 내렸는지 상당치 촉촉해 걷기가 참 편하지만 나무가 없는 구간은 정말 무덥습니다. 오늘 이곳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26도라고 했기에 지난번 30도를 오르내릴 때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더위는 정말 굉장합니다.
능선 좌측으로 가창저수지가 잠깐 보였다가는 이내 사라지네요. 달비고개 갈림길을 지나 오름 길에서 우측으로 조망이 터졌는데 신천대로를 이어주는 시원한 고속도로와 파동IC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 조망대는 주 등산로에서 우측으로 약 5m정도 떨어진 곳이어서 앞만 보고 지나간다면 놓칠 수 있습니다.
가창저수지
달비고개 갈림길
파동IC 조망대
산성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정말 무더워 더위를 먹는 줄 알았습니다. 7-8월 한여름보다도 더욱 푹푹 찌는 날씨에 몸 속의 진이 모두 빠질 지경입니다. 조그만 돌무더기를 지나 능선 좌측으로 빠져나가니 헬기장이 있는데 이곳에 산성산 정상(653m)이라는 목판 안내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실제 산성산 정상은 여기서 진행방향으로 약 50m 지점이로군요.
산성산 정상 이정목
그런데 여기서 뒤돌아보면 대형 안테나가 여러 개 있는 통신시설물이 보입니다. 바로 대구 산성산 항공무선표지소입니다. 전방향무선표지(VOR, VHF omnidirectional radio range)라고 불리는 이곳은 운항하는 항공기에게 방향과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항공기가 정해진 길을 가도록 유도하는 시설로 등산객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대관령에서 선자령 오름 길에 있는 강원항공무선표지소입니다. 이외에도 VOR은 안양, 예천, 부산, 포항, 제주, 송탄 등에도 있습니다. 여기서 앞산 방면으로 가는 길목에 앞산공원관리사무소에서 이에 대한 안내문을 비치해 둔 것은 참 잘한 일입니다.
대구 항공무선표지소
항공무선표지소 안내문
이곳 갈림길에서 비슬산까지의 거리는 14.9km로군요. 준족들은 충분히 주파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이제 도로를 따라 갑니다. 앞산 주상절리를 알리는 이정표 옆에 자그만 규모의 주상절리가 있습니다. 안내문이 없었더라면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포장도로를 벗어나 흙 길을 가노라니 좌측에 반듯한 안내문이 보여 가까이 접근해 보니 삼국시대 고분유적이 발견된 곳입니다. 약 5세기에 조성된 역사적인 유물이로군요. 고분유적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니 이번에는 좌측에 정자가 보이는데 바로 성불정입니다. 등산 개념도에 성북산으로 표기된 곳이네요. 앞산의 원래이름은 성불산이었는데 일제가 앞산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은 조망의 명소입니다. 정자 앞 바위에 오르면 산아래 골짜기에 대구 시가지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다만 날씨가 너무 흐린 게 옥의 티입니다.
성불정
이제 앞산으로 오릅니다. 계단을 올라 헬기장을 지납니다. 앞산 정상은 경찰의 통신대가 정유하고 있어 정상 아래에 목판 이정표가 앞산임을 알려줄 뿐입니다. 솔직히 앞산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정상은 경찰이 독점했고 등산객들은 전혀 조망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남산에 비견되는 대구 앞산이라기에 등산로도 조망도 매우 좋을 것으로 미리 짐작한 것은 큰 착오였던 것입니다.
앞산 가는 길
이제 대덕산으로 갑니다. 앞산에서 대덕산으로 가는 길이 오늘 산행 중 가장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흐린 날씨로 인해 대구시내의 풍경을 산뜻하게 카메라에 담지 못한 게 무척 아쉽습니다. 가야할 대덕산 능선 곳곳이 암봉이 보이는군요. 나무 계단이 있는 곳에 서니 대구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서울N타워(남산타워)에 버금가는 대구 두류공원 83타워는 분간이 잘 안될 지경입니다.
가야할 대덕산 능선
희미한 대구시가지
지나온 앞산(좌)
대덕산 정상(584m)에는 막상 조망을 할 수 없군요. 이제 청소년수련원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이곳도 급경사가 장난이 아니로군요. 그렇지만 가파른 곳에는 어김없이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한 곳은 없습니다. 위로 오르는 등산객을 몇 명 마주쳤는데 아마도 등산실력이 대단한 듯 합니다. 지나가는 길목의 소나무 등걸이 검게 보여 그전에 산불이 났었는지 올라오는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그런 적은 전혀 없고 비가 내려 물에 젖으니 검게 보인답니다.
지장사 옆이 하산지점인 대구청소년수련원입니다. 오늘 약 8km 산행에 약 4시간이 걸렸는데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된 것은 사방산 등산길과 대덕산 하산길의 경사가 매우 가팔랐기 때문입니다. 흐린 날씨로 인해 조망도 별 볼 일 없었고 습도가 높아 무더위에 지쳤지만 앞산을 포함한 3개 산을 종주한 것은 매우 보람찬 일입니다.
청소년수련원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6월 27일 (화)
▲ 등산 코스 : 용계교-사방산-산성산-성불정-앞산-대덕산-청소년수련원
▲ 산행 거리 : 8.4km
▲ 산행 기간 : 3시간 45분
▲ 등산 안내 : 갤러리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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