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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산은 보리암을 품은 남해 금산(錦山, 705m)으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포함된 산입니다. 그런데 같은 이름의 산이 전북 순창에도 있음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순창에는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강천산(584m), 6.25전쟁당시 인민군 및 공산당이 숨어들어 빨치산활동을 전개한 회문산(830m)이 오래전부터 유명합니다. 근래에는 출렁다리를 개설한 채계산(342m)과 하늘길을 개통한 용궐산(647m)이 전국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지요. 또 최근에는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는 무직산(579m)이 중앙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순창군 복실리 소재 금산(禽山, 433m)은 외지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순창의 진산이라고 합니다. 진산(鎭山)은 예로부터 나라의 도읍이나 성(城)의 뒤쪽에 있는 큰 산을 이르던 말로 주산(主山)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러고 보면 금산은 순창읍의 북쪽에 있는 산으로 순창읍내가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진산의 자격을 갖춘 것이지요.
산행 들머리는 금산의 남쪽에 위치한 순창읍 순화리 소재 실상암입니다. 실상암 좌측의 순평사에서 시작할 수도 있지요. 실상암은 대한불교조계종 계열의 암자인데 대웅전과 미륵불상 그리고 범종각이 있어 암자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실상암입구에서 좌측 계단과 이어지는 급경사를 오르는 길이 장난이 아니로군요. 잠시 후 능선에 도착하면 순평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인데요. 이곳에 순창읍장의 휴지통 관련 안내문이 이채롭습니다. 등산로에 휴지통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게 정말 이색적이거든요. 어디를 가든 등산로에 휴지통은 없는 게 원칙이며, 또 등산객들은 산에 휴지를 버려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등산로는 참으로 아늑하고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조금 가노라니 두 번째 삼거리 갈림길인데요. 직진하면 팔각정으로 가지만 우리는 좌측의 오솔길로 접어듭니다. 침엽수림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오솔길은 그야말로 정말 걷기 좋은 숲길입니다. 계단을 올라 점점 고도를 높이니 어느새 금산(433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석이 놓여 있는데 해발고도는 433m로 표기되어 있지만 GPS기록상으로는 443m이니 아마도 고도표기에 오류가 있는 듯 합니다. 여기서는 남쪽 순창읍내방면은 조망이 터지지 않지만 북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산과 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정성스럽게 쌓은 돌탑도 사진촬영 소재가 되지요.
정상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팔각정방면으로 하산합니다. 마당바위처럼 넓은 바위에 서니 북쪽으로 조망이 터지네요. 조금 더 내려가니 팔각정인데 규모가 매우 큽니다. 이 팔각정의 이름은 금성정(禽鍟亭)인데요. 정자에 오르면 순창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팔각정의 현판은 지형상 계단 밑에서 올려다보아야 겨우 보이더군요.
여기서 내려가는 길에는 작은 통나무 계단을 지나 침목계단으로 바뀌는데요. 침목계단의 높이가 너무 낮아 하산하기가 오히려 불편하다는 점입니다. 계단의 높이는 아파트 계단의 높이가 한국인이 체형에 표준인 듯 오르내리기가 가장 이상적인데, 이처럼 너무 낮아도 발걸음을 옮기기가 매우 부자연스럽네요. 아까 지나갔던 삼거리 갈림길에서 내려오니 출발점인 실상암 입구입니다.
오늘 3km거리의 원점회귀산행에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금산의 등산로는 정상 서쪽의 순창컨트리클럽을 중심으로 한바퀴 돌도록 조성되어 있지만 우리는 금산 답사 후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북쪽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는 무직산을 답사할 계획이어서 금산은 가장 짧은 원점회귀산행을 한 것입니다. 금산은 비록 작은 산이지만 순창의 진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조망이 매우 좋았습니다.
《등산 개요》
▲ 일자 : 2021년 10월 3일 (일)
▲ 코스 : 실상암입구-갈림길-오솔길-금산-팔각정(금성정)-갈림길-실상암입구
▲ 거리 : 3km
▲ 시간 : 1시간 1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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