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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산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산은 영동 천태산(715m)인데, 은행나무로 유명한 천년고찰 영국사를 품고 있으며 산림청 선정 100명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명산입니다. 경남 밀양과 양산 소재 천태산(631m)은 용연폭포를 품고 있는 낙동강조망대이기도 합니다.
오늘 답사하려는 충남 공주시 의당면 소재 천태산(392m)은 천태산 중 해발고도는 가장 낮으나 정상 아래 백제시대에 창건되었다는 유서 깊은 동혈사를 품고 있는 산입니다. 천태산이라는 산 이름은 산이 수려하고 정기가 있으며, 명당의 대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온 산의 바위가 모두 구리빛으로 빛나면서 바위마다 구멍이 뚫려 있어 한 때는 동혈산(銅穴山)이라고 불렀답니다.
오늘은 시묘산과 갈미봉을 거쳐 천태산을 찍은 후 동혈사를 둘러보고 후 하산할 계획입니다. 시묘산 들머리는 공주시 의당면 가산리 소재 현대오일뱅크 가산주유소입니다. 대교천과 나란히 있는 691번 지방도로가 통과하는 이곳에서 우측으로 진입해 농로를 걸어가다가 좌측의 숲길로 들어섭니다. 이곳은 평소 등산객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은 듯 길이 매우 희미하지만 선두대장은 길을 잘 찾아가네요.
희미한 등산로를 요리조리 걸어가노라면 첫 번째 목적지인 시묘산(169m)입니다. 이곳은 찾은 사람이 거의 없는지 등산GPS인 트랭글에도 등재가 안 된 산이네요. 정상에는 이곳을 먼저 거쳐간 산꾼들의 리본이 걸려 있는데 앞서간 선두대장(그린나래)이 걸어둔 안내문이 가장 반듯합니다. 사실 이곳에서는 아무런 조망도 할 수 없는 그냥 평범한 야산인데 어엿한 산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시묘산에서 잠시 뒤돌아 나와 좌측으로 가면서 한일시멘트 공주공장이 보이는 언덕에 서니 아래쪽이 절개지라서 내려설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선두그룹은 길 없는 곳에 길을 내어 무사히 내려섰고 필자도 맨 뒤에서 안전하게 뒤따릅니다. 한일시멘트 공장의 규모가 상당히 크게 보이더군요.
시멘트공장 정문을 지나 좌측으로 절개지 사이의 도로를 걸어가면 우측에 등산로가 보입니다. 가파른 길을 10여 미터 오르니 반듯한 등산로가 등산객을 맞이해주네요. 등산로 우측 시멘트공장 쪽에는 울타리형 안전시설도 보입니다. 시멘트공장을 뒤로하고 종고개 갈림길을 지나 등산로를 따라 가다가 우측으로 이어진 반듯한 등산로 대신 직진해 희미한 길의 경사면을 치고 오르니 두 번째 목적지인 갈미봉(234m)입니다. 삼각점이 있는 이곳은 트랭글GPS에 등재는 되어 있으나 조망도 없는 봉우리입니다.
갈미봉을 내려와 천태산 정상까지 이어진 등산로는 매우 반듯해 길을 헷갈릴 우려는 전혀 없습니다. 나무그늘이 있는 숲속 능선의 등산로는 더위를 완화시켜주네요. 잡풀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 천태산을 500m 앞둔 시점부터는 오르막이 점점 가팔라집니다. 한국전력의 천태산 TRS기지국을 지나 돌이 많은 암봉을 오르면 드디어 천태산 정상(392m)입니다. 정상은 암봉이지만 숲으로 인해 조망을 할 수 없는 게 조금은 실망스럽습니다.
정상을 뒤로하고 오른 길을 되돌아 나와 우측 철망을 따라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곳은 정상적인 길이 아닌 듯 하지만 동혈사로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잠시 길 없 는 길과 씨름을 하고 보니 바로 눈앞에 동혈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천태산 정상 아래 자리잡은 동혈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로 백제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입니다. 대웅전과 그 위쪽 나한전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천태산 등산의 백미로군요.
동혈사 아래쪽의 도로를 걷는 대신 우리는 대웅전의 좌측 산길로 다시 진입합니다. 바위 앞에 놓인 불전함을 뒤로하고 약사불을 지나 작은 능선의 고개를 넘으니 광덕사인데, 장독대와 황금불상 그리고 산신각과 용왕각이 있으며 광덕사는 민족불교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토속신앙에 바탕을 둔 것 같습니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민족불교 광덕종 광덕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조금 더 내려오니 동혈사 대형표석이 있는 동혈고개입니다.
오늘 약 6.5km 산행에 2시간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봉)에 오른 숫자를 일일이 계산하는 등산매니아(소위 봉따먹기 전문가)가 아니라면 굳이(구태여) 힘들여 시묘산을 오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시묘산을 생략할 경우 갈미봉 들머리는 현대오일뱅크 가산주유소가 아니라 그 남쪽의 송학2리가 될 것입니다. 천태산 정상까지 오르는 과정은 실망스러웠지만 동혈사에서 본 멋진 조망은 모든 불만을 잠재우기에 충분했습니다.
《등산개요》
▲ 일자 : 2022년 9월 11일 (일)
▲ 코스 : 현대오일뱅크 가산주유소-시묘산-한일시멘트 공주공장-갈미봉-천태산-동혈사-광덕사-동혈사 입구
▲ 거리 : 6.5km
▲ 시간 : 2시간 40분
▲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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