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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산양면 소재 월방산(360m)은 높이는 낮지만 울창한 소나무와 주변의 유적 등 볼거리가 많은 산입니다. 이 산에는 고인돌 7점, 구멍돌 4점, 고불 4점, 고탑 1기, 옛 산신각 1동, 석실 고분 5점, 조선시대 정자 1동, 석각글씨 3점, 사찰 터 10여 곳 등 유적이 즐비한 것으로 조사됐다는군요. 여기에 400년 된 반송 등 노송 200여 그루, 전망대 7곳, 너럭바위 1천600여 개, 동굴 2개, 샘터 9개 등 수려한 자연경관도 갖추고 있는데 산기슭 작은 절인 봉천사 스님이 몇 년간 산을 누비며 사진을 찍고 자료를 조사해 확인 작업까지 거친 결과랍니다.(자료/영남일보 2018. 5. 30)
또한 월방산은 하늘이 열리고 땅이 생길 때 백두가 솟구쳐 맥을 이루어 배달의 역사가 시작 된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봉천사의 위풍당당한 소나무와 운달지맥의 높은 언덕위에서 사방을 바라보는 봉천대, 그리고 작지만 한옥의 매력이 살아있는 정자 병암정 등 볼거리가 많은 산행지이며, 특히 정상 남서쪽 산자락의 봉천대는 일출명소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사찰주변 개미취는 가을이면 사진애호가들을 불러들이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약천산211m)은 월방산 남쪽에 자리잡은 나지막한 산입니다.
월방산 들머리는 문경시 산양면 봉정리 소재 봉정1리마을회관입니다. 그런데 923번 지방도로에서 마을회관으로 진입하는 마을길 입구에는 공사중이라는 안내문이 있고 실제로 안으로 들어서자 길을 막은 채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을 하고 있어 겨우 공사구간을 통과했습니다. 마을 뒤로 가야할 월방산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봉정1리 마을회관 앞에는 수령 290년의 보호수 느티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데 느티나무 아래에는 산신제단이 놓여 있습니다. 보호수 뒤편에는 고운선생의 시비가 있는데, 고운(孤雲)이라면 통일신라시대 문장의 대가인 최치원(崔致遠 857-?)을 말합니다. 이 시는 합천 가야산 홍류동 폭포 옆에 새겨진 것이라고 하는군요. 참고로 인터넷을 뒤져 이 뜻을 소개합니다.
광분첩석 후중만(狂奔疊石吼重巒) : 바위골짝 치닫는 물 첩첩산골 뒤흔드니
인어난분 지척간(人語難分咫尺間) : 말소리는 지척이라도 분간이 어렵구나
상공시비 성도이(常恐是非聲到耳) : 세속의 시비소리 행여 들릴세라
고교유수 진농산(故敎流水盡籠山) : 흐르는 계곡물로 산을 둘러치게 하였구나
마을회관을 지나가다가 좌측 언덕으로 오르면 바로 산길로 이어집니다. 작은 고개를 넘어가니 골짜기인데 선두대장이 우측으로 길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경사면으로 가라는 표시를 해 두었더군요. 일행과 함께 하기에 어렵사리 길을 찾았지만 홀로 남겨질 경우 산 속에서 미아가 될 것입니다. 잠시 후 조금 길이 분명해 지기는 했지만 산악회 선두대장이 길을 잘 못 안내했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신감이 팽배해 질 즈음 봉천제1경이라는 반듯한 안내문을 만났습니다.
이어서 할매미소, 낙엽아래 두꺼비, 두꺼비37바위, 고래바위, 두꺼비39바위, 망양대가 차례로 나옵니다. 사실 두꺼비바위나 고래바위 등은 실물과는 거리가 멀지만 봉천사 스님이 산을 누비며 이런 안내문을 세워둔 그 정성에 탄복하게 됩니다. 망양대에 서니 문경의 산하가 내려다보이는군요.
산신각 갈림길에서 위로 오르니 월방산(360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석과 월방화합송이라는 이름의 소나무가 있습니다. 북쪽으로는 문경지방의 명산들이 보이네요. 정사 우측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조금 전 망양대에서 본 풍경과 유사합니다. 전망대로 가는 길목의 바위에는 봉정암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군요.
이제 봉천사로 갈 예정입니다. 여기서 남서쪽 능선을 따라 가는 봉천사까지의 거리는 1.5km로, 이 길은 운달지맥이라고 합니다. 운달지맥의 길은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등산로가 분명합니다. 봉샘안내문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니 능선 좌측으로 조망이 터지고, 잘 생긴 소나무 두 그루에게 인사한 다음 내려서면 바로 봉천사 삼성각입니다. 봉천사는 법당 하나에 삼성각 그리고 종무소만 있는 매우 소박한 사찰입니다. 봉천사 안내문을 보면 “1998년 향림(香林) 비구니가 뜻을 세워 고향인 이곳에 옛터를 다듬어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올려 봉천사를 다시 지었다”고 기술하고 역사는 일천해 보입니다.
법당 앞에는 약사여래불좌상이 있고 경내 마당에는 화사한 국화화분이 놓여 있어 스님의 감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법당 앞 봉천대(마당바위 같은 대형암석)에는 형제라고 불러도 좋을 소나무 두 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이곳이 바로 일출명소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주차장 옆에는 수령 약 440년이 지난 보호수 소나무가 병암정과 함께 긴 세월을 견디고 있습니다. 병암정은 안동김씨 병암 김현규가 후손들의 학문증진을 위해 1832년 지은 정자인데, 정자의 나이가 무려 190년이로군요. 주차장 옆의 큰 바위는 오백나한이랍니다.
봉천사 표석을 뒤로하고 봉서2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우측 언덕에 통일신라시대에 세웠다는 봉서리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지나는 길목에는 “고녕가야의 오랜 전설, 월방산 봉서리”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네요. 학창시절에 배웠던 6가중 상주에는 고령가야가 있다고 했는데 이곳 상주의 북쪽인 문경에도 가야국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고령가야를 고녕가야로 표기했는지 아리송합니다.
도로를 따라 가다가 우측 희미한 길이 보이는 숲속으로 진입했는데 그만 길이 사라져 버리고 선두대장이의 표식만 가끔 보일뿐입니다. 숲에서 잠시 방황하다 밖으로 빠져 나오니 폐축사인데 여기서 일행을 만나 좌측으로 진입해 능선길을 가면 약천산(211m)입니다. 길도 분명치 않은 이곳의 산에 누군가 정상표석을 세워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밋밋한 정상에서는 주변 조망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정상에서 산양농공단지 쪽으로 하산하는 길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가파른 급경사에 안전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다람쥐 조형물을 지나면 산양농공단지입니다.
진정사거리에서 34번 국도를 따라 걷다가 산양고가교 우측으로 돌아가면서 반곡IC교 굴다리를 통과해 (구)영강교 다리를 건너면 목적지인 문경소방서입니다. 오늘 9km를 걷는데 3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봉천사 주변풍경은 매우 좋았지만 봉정1리마을회관에서 월방산 정상 오름길과 약천산 길은 등산로가 분명치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향후 월방산을 찾는 이들은 가급적 이 길을 피할 것을 권장하며, 부득이 이용할 경우 고생을 각오해야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일자 : 2022년 15월 5일 (토)
▲ 코스 : 봉정1리마을(경선암)입구-봉정1리마을회관-월방산-운달지맥-봉천사-삼층석탑-폐축사-약천산-산양농공단지-(구)영강교-문경소방서
▲ 거리 : 9km
▲ 시간 : 3시간 20분
▲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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