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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봉 능선 전망대에서 바라본 옥정호와 붕어섬

 

 

 

 

  

전북 완주군 구이면과 임실군 운암면의 경계에 솟은 오봉산(513m)은 정상인 상황봉을 중심으로 5개의 봉우리가 솟아있어 이름지어진 산입니다.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 잔잔한 옥정호의 물빛이 거울처럼 빛납니다. 오봉산의 동쪽능선에 위치한 국사봉(475m)은 옥정호의 붕어섬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유명합니다.

 

옥정호는 섬진강다목적댐 건설로 조성된 인공호수인데, 수위가 높아지자 금붕어모양으로 만들어진 붕어섬이 등산객은 물론 사진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조선 중기 한 스님이 이곳을 지나가다가 “머지않아 맑은 호수 즉 옥정(玉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여 이곳을 옥정리라 하였으며, 당초 운암호 또는 성진호로 부르던 것을 옥정호로 고쳐 부르게 되었습니다.

 

산행은 국사봉과 오봉산을 연계할 계획이며, 국사봉 들머리는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 소재 국사봉 주차장입니다. 주차장에 있는 이정표를 보면 국사봉 제1,2전망대로 표기된 곳은 국사봉 능선이 아니라 749번 지방로도(옥정호 북서쪽 순환도로)변에 있는 전망대를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올려다 보이는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 국사봉 정상으로 갑니다.

 

국사봉으로 오르는 계단

 

 

 

 

 

 

계단을 오르니 바로 좌측에 옥정호와 붕어섬의 전망대입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마침 안내가 걷혀 붕어모양의 붕어섬이 매우 산뜻하게 보입니다. 붕어섬의 모습은 금붕어 한 마리가 옥정호라는 어항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을 치는 것 같습니다. 붕어섬에는 전원주택과 꽃밭이 보이는데 이 섬의 주인은 정말 행복할 테지요.

 

 

 

 

 

 

 

 

 

첫 번째 전망대를 뒤로하고 다시 계단을 오르니 두 번째 전망대인데 조금 전 보다는 안개구름이 많아졌습니다. 다시 약 3분을 오르니 세 번째 조망대인데 이번에는 안개구름이 옥정호를 뒤덮어 버려 붕어섬은 그 형체가 거의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붕어섬은 붕어가 아니라 해파리 한 마리를 보는 듯 합니다. 이곳에는 옥정호와 붕어섬의 유래가 적힌 안내문이 세워져 있군요.

 

 

세 번째 전망대의 안내문

 

 

 

 

 

 

조금 더 가니 Y자형 갈림길인데 필자는 우측 능선으로 가는 길 대신 좌측으로 가는 편안한 길을 선택했지만 잠시 후 이게 실수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능선의 가파른 길을 올라야 국사봉 정상인데 우회한 길은 국사봉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갈림길이었기에 다시 우측의 급경사 계단을 치고 올라야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삼거리에서 만난 낡은 이정표 하나로 필자의 실수를 알게 된 것은 다행입니다. 이런 방향그림 대신 일반적인 이정표를 세워두었더라면 이해하기 쉬웠을 것입니다.

삼거리 갈림길의 그림이정표

 

 

 

 

 

 

여기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국사봉(475m) 정상입니다. 정상의 데크에는 반듯한 정상표석이 있는데 누군가 데크벽면에 국사봉이라고 써둔 것은 불필요한 사족(蛇足)입니다. 더욱이 옥정호 마실길을 알리는 이정표는 정말 뜬금없습니다. 아무리 조망이 좋아도 이처럼 가파른 산길을 둘레길로 지정한 것은 무리이니까요. 무엇보다도 안개구름이 더욱 짙어져 옥정호를 비롯한 주변은 그냥 희뿌연 세상입니다. 그나마 초입의 첫 번째 전망대에서 멋진 조망을 한게 천만다행이로군요.

국사봉으로 오르는 계단

 

 

불필요한 구사봉 안내문(아래쪽) 

 

 

옥정호 마실길 이정표

 

안개 뒤에 숨은 옥정호

 

 

 

 

 

 

조금 전 올랐던 계단을 다시 내려갑니다. 능선에는 짙은 안개가 끼었다가 잠시 사라지기를 반복하는군요. 능선도 제법 오르내림이 심합니다. 앞에 보이는 큰 봉을 우회해 좌측으로 갔는데 오봉산 4봉과 정상인 5봉의 안부인 절골재입니다. 방금 우회한 큰 봉은 오봉산 제4봉(495m)이었던 것입니다.

뒤돌아본 계단길 

 

 

 

 

절골재 이정표

 

 

 

 

 

 

절골재에서 오봉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500m로 약 10여 분간 오르니 드디어 헬기장 옆 오봉산(513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검은 오석으로 만든 반듯한 정성표석이 있네요. 유감스럽게도 아까보다 더욱 짙어진 안개로 옥정호는 안개바다에 묻혀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약 2분 후에 무슨 자연의 조화인지 옥정호와 붕어섬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러다가 다시 약 3분후 안개구름이 옥정호를 집어삼키고 말았습니다. 정말 날씨의 조화가 변화무쌍하더군요.

 

옥정호 조망대에서 본 안개바다

 

 잠시 모습 드러낸 옥정호와 붕어섬

 

다시 안개구름 속으로

 

 정상 이정목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원래 계획은 정상 남쪽의 벧엘기도원 입구가 목적지입니다. 그런데 정상에 세워져 있는 유일한 이정표는 서쪽의 “소모마을 2.4km”뿐입니다. 이정표 위에 붙여둔 낡아빠진 구이면 둘레산 현황도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정보입니다. 소모마을은 오봉산 서쪽 27번 국도가 지나가는 백여리에 있기에 이쪽으로 가서는 아니 되거든요. 왜 이곳에서 옥정호 방면으로 하산하는 이정표가 없는지 의아스럽습니다. 등산객들이 모여 의논한 끝에 조금 전 지나온 절골재로 되돌아가 우측으로 하산키로 했습니다.

 정상의 이정표

 

오봉산 정상에서 소모마을 방향의 위치도

 

 

 

 

 

 

절골재에서 옥정호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은 정식으로 등산객들이 다니는 길은 아닌 듯 했습니다. 여러 명이 어렵사리 사람이 다닌 흔적을 찾아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런 길은 양손에 스틱을 각각 잡으면 좋은데 비가 내려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다른 손으로 스틱을 잡고 보니 불편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숲속에서 길을 해매다 개활지로 나왔을 때의 안도감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드디어 옥정호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이제부터 발걸음은 거침이 없습니다.

숲을 빠져 나와 개활지를 만난 등산객들

 

 지나온 길이 없는 길

 

 

 뒤돌아 본 하산로

 

 

 

 

 

 

 

749번 지방도로상의 주차장 겸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국사봉 제2전망대가 있으며, 붕어섬 종합안내지도가 있어 현재의 위치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지도를 보면 오봉산 정상에서 옥정호 방면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는데 왜 오봉산 정상의 이정표에는 이를 표기해 두지 않았는지 원망스럽군요. 또한 이곳에는 충장공 양대박 장군의 운암승전비가 세워져 있는데요. 양대박 장군(1543-1592)은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왜적과 대적한 의병장입니다. 붕어섬 제2전망대는 여기서 약 100m 지점에 있어 전망데크에 서면 옥정호에 떠 있는 붕어섬이 보이지만 아까 국사봉 능선길의 전망대에서 본 풍경과는 사뭇 다릅니다.

주차장 겸 휴게소(국사봉 제2전망대)

 

국사봉 제2전망대 입구

 

붕어섬 종합안내도(이곳에는 오봉산 정상에서 옥정호로 하산하는 등산로가 그려져 있음)

 

충장공 양대박장군 운암승전비

 

국사봉 제2전망대 데크

 

데크에서 본 옥정호와 붕어섬

 

 

 

 

 

 

749번 지방도로를 따라 국사봉 주차장으로 갑니다. 도로변에 조성된 국사봉 표석이 이채롭군요. 나무숲에 가려 보일락 말락 하던 붕어섬의 모습이 드디어 전모를 드러내는데, 보면 볼수록 붕어섬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국사봉 주차장 맞은 편 조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도 환상적입니다.

 도로변 국사봉 표석

 

 

 아름다운 붕어섬

 

 

 

 

 

 

 

 

 

 

여기서 위쪽으로 조금 가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면 국사봉 주차장입니다. 주차장에서 남동쪽을 보면 정자하나가 보이는데, 가까이에서 확인해보니 2015년에 세운 국사정입니다. 국사정은 국사봉 아래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네요. 정자에 오르면 국사봉 주차장이 손에 잡힐 듯하고 다른 각도에서 옥정호와 붕어섬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국사봉 주차장에서 본 국사정

 

 

 

 

국사정에서 본 국사봉 주차장

 

옥정호와 붕어섬

 

 

 

 

 

 

오늘 약 7km산행에 3시간이 걸렸습니다. 국사봉 능선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매우 좋았지만 오봉산 정상에서는 짙은 안개구름으로 인해 탁 트이는 조망을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봉산 정상에서 옥정호 방면으로 하산하는 이정표가 없어 절골재에서 희미한 산길을 찾아 하산하느라 무척 고생했습니다. 완주.임실 오봉산은 옥정호(붕어섬) 조망대로서 춘천 오봉산(779m) 및 보성 오봉산(345m) 만큼 잘 알려진 산인데 이정표가 부실한 점은 조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일자 : 2021년 10월 11일 (월)

▲ 코스 : 국사봉 주차장-능선전망대-삼거리 갈림길-국사봉(왕복)-오봉산제4봉(우회)-절골재-오봉산 정상(왕복)-

              희미한 하산로-국사봉제2전망대-749번 지방도로-국사봉 주차장

▲ 거리 : 6.7km

▲ 시간 : 3시간 

▲ 안내 : 가보기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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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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