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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금년 하반기가 되면 결혼 28주년이 됩니다. 그 당시 우리부부는 결혼예물로 반지와 시계를 서로 주고받았습니다. 글쓴이는 아내로부터 오메가 손목시계를 선물로 받았지요.


그 당시 얼마에 구입했는지 가격을 확인해 보지는 아니 했지만 신혼 초에는 열심히 차고 다니다가 어느 날부터 시간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필시 가짜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아내에게 본색을 드러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보다도 다른 문제는 시계의 날카로운 쇠줄로 인하여 와이셔츠의 왼쪽 팔 소매 끝이 너무 자주 닳아서 상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장과 더불어 이를 핑계로 더 이상 손목에 착용하지 않고 서랍에 그냥 넣어 두었습니다.


글쓴이는 아들만 둘입니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의 세태를 반영하듯 이 녀석들도 소위 명품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진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력이 안되므로 큰 녀석은 인터넷을 통해 짝퉁시계와 가방을 구매했습니다. 명품이라는 게 정말 좋기는 합니다. 약 10여 년 전 바지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까르띠에 지갑을 선물로 받았는데 지금도 말짱합니다.    


작은 녀석도 비록 짝퉁이지만 명품시계를 원했습니다. 그러다가 글쓴이가 백수가 된 이후 체념한 듯 조용하더니 다시 직장을 갖게 되자 한 개를 사 달라고 아내를 통해 은근히 압박을 해 옵니다. 짝퉁도 가격이 20만∼30만 원수준입니다.


집에는 글쓴이가 과거 오랫동안 직장생활하며 각종 행사 또는 판촉용으로 받은 손목시계가 무려 20여 개가 있습니다. 이런 시계는 사용하다가 바테리 수명이 다하면 그냥 방치해 두곤 합니다. 글쓴이는 현재 이런 시계를 착용합니다. 시계라는 것은 그냥 시간만 잘 맞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한 개당 1억원을 호가하는 시계선물이 문제가 되고 있지요. 


최근 오래된 서랍을 정리하다가 결혼예물로 받은 오메가 시계를 발견했습니다. 작은 녀석에게 보여주었더니 갑자기 동공이 커집니다. 좋은 시계라는 것입니다. 비록 유리는 긁혀 볼품이 없지만 태엽을 돌려보니 시계가 작동됩니다. 20년 이상 방치한 시계가 가는 게 신통합니다. 이 시계는 자동과 수동의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오메가시계 수리전문점에 맡겨 청소도 하고 유리도 갈았습니다. 물론 20만원의 거금을 지불했지요. 그랬더니 새것처럼 뻔쩍뻔쩍합니다. 전문점 말로는 이것은 진품이며 현재의 시가로 약 300만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아내로부터 받은 시계를 수리하여 아들녀석에게 물려주고 나니 기분이 이외로 좋습니다. 녀석도 명품시계(이게 명품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가 생겨 흡족한 표정입니다. 아무튼 이번 일을 계기로 가족상호간의 정이 더욱 두터워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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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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