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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2호선 대림역은 7호선과의 환승역입니다. 7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 통로에는 높고 긴 에스컬레이터가 놓여 있습니다. 이 앞에 한 남성 서서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인쇄된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갈 길이 바쁜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지나칩니다. 글쓴이는 통상 이런 전단지를 잘 안 받지만 일반상품을 소개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한 장을 받았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전단지 내용을 잠시 살펴보았습니다. 청소년흡연예방수기에서 대상을 받는 여고생의 글 "담배 피우려 구걸까지 했는데, 엄마의 눈물이 저를 살렸어요."가 실려 있습니다. 또 시장에서 찐빵과 만두를 파는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글도 보입니다. 자녀의 효도기간은 생후 4세까지라는 글도 눈길을 끕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노인을 학대한 아들이 주범"이라는 글은 정말 섬뜩합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짐승처럼 행동하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사례를 소개하렵니다. 




["저택에 사는 아들과 비닐하우스에서 구걸하는 노모."

급속한 고령화 추세 속에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인학대의 주범은 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전국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학대신고 2329건을 분석한 결과 아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1182건(50.8%)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며느리 458건(19.7%), 딸 268건(11.5%), 배우자 154건(6.6%), 사위 23건(1.0%) 등의 순위였다.

특히 전남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사례 중에는 아들은 별장 같은 저택에 살면서 노모는 아들에게 내쫓겨 비닐하우스에 살며 구걸로 연명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한다. 센터측은 아들에게 부양의무를 하도록 여러 차례 중재했지만 아들은 "나는 동명이인이다. 호적상 아들이 아니다" 라는 등의 거짓말로 부양을 거부했다. 그러나 아들은 어머니에게 지급되는 경노연금과 교통비를 자신의 통장으로 받아 쓰고 있었다.

센터측은 어머니를 아들과 세대 분리해 연금을 직접 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양로시설에 위탁하는 한편, 아들을 노인복지법상 노인학대혐의로 고발했다.] 


상기 전단지에는 전도사의 사진과 이름 그리고 "2012년 예수재림"이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선교를 목적으로 배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종교를 떠나 유익한 기사로 지면이 채워져 있어 여기에 다시 옮긴 것입니다.   

위 글을 읽고 치솟아 오르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습니다. 아무리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개인주의사상으로 부모를 모시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이럴 수는 없는 것입니다. 부모는 평생동안 자식을 위해 희생해 왔는데 성장한 자식은 그 부모를 버리니 천륜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흔히 오늘날의 중년세대는 부모를 모신 마지막 세대이며, 자녀로부터 배척을 당하는 첫 세대라고 합니다. 따라서 노후에 자식에게 기댈 생각을 하지말고 미리미리 스스로 노년을 준비하는 것이 늙어서도 자식들에게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되지 않음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마침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글쓴이는 고3때 아버님을, 그로부터 2년 후 어머님을 여의었습니다. 부모님의 가없는 은혜를 알지도 못한 시기에 저 세상으로 가셨기에 사리분별을 할 수 있을 때에는 효도를 할 길이 없었습니다. 자식으로서 아무리 현재 처한 상황이 어렵더라도 한번 가신 부모님은 다시는 이 세상으로 오시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간으로서 자식이 부모를 버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아직 생존해 계신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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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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