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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점점 저물어갑니다. 아침 최저 기온이 영상 2도면 초겨울 날씨입니다. 수능을 며칠 앞두고 있으니 더 추어지려나 봅니다. 이상하게 따스하던 날씨도 수능일이 다가오면 추워지니 왜 날씨마저도 공부에 찌던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수도권의 단풍은 단체로 남쪽지방을 향해 이미 여행을 떠났습니다. 단풍은 대둔산과 내장산 자락에 똬리를 틀고 전국의 유람객들을 유혹한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글쓴이는 일요일을 맞이하여 중부지방인 경북 영주를 찾았습니다. 중앙고속국도 만종 인터체인지에서 남쪽으로 핸들을 돌립니다. 제천과 단양을 지나는 동안 여러 차례 터널을 통과했는데 터널 입구에는 아직도 새빨간 단풍이 있어 차를 세우고픈 유혹이 강렬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실현불가능 한 꿈입니다. 고속국도를 달리다가 터널입구에 정차할 수는 없으니까요.


   영주 부석사매표소 앞의 단풍도 이미 절정기는 지났지만 그래도 화려했던 지난날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단풍을 배경으로 지역특산물을 판매하는 아악네들의 주름진 얼굴에서 농촌생활의 어려움을 보게 됩니다.

 부석사 매표소 앞


 매표소 입구



   매표소를 지나자 길 양쪽으로 가지런하게 선 은행나무가 반겨줍니다. 나뭇가지에 매달고 있는 은행잎보다는 땅위에 내려놓은 잎이 더 많은 듯 합니다. 어른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도 손짓 발짓으로 노란 잎을 가리킵니다. 이 순간 카메라를 든 어른들은 자녀들의 귀여운 모습을 담느라고 모두가 진지한 사진사가 됩니다.

 은행나무 거리


 뒤돌아본 모습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자 안양루(安養樓)가 올려다 보입니다. 비교적 넓은 뜰에는 한 그루의 아름다운 단풍나무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습니다. 사람의 키만큼 튼실한 삼각대와 배낭처럼 생긴 카메라 전용가방을 맨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열심히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단풍나무 뒤로 보이는 안양루







   왼쪽 언덕은 그야말로 단풍이 절정입니다. 역광으로 바라보면 불타는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흔히 보통의 사물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보면 왜곡되어 보일 경우가 많습니다. 별로 시원치 않은 사물도 화려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 반면, 반대로 아름다운 광경도 실제보다 오히려 신통치 않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오늘 단풍 사진이 바로 후자(後者)의 경우입니다. 이럴 때에는 인간의 눈이 가장 정확한 잣대입니다. 글쓴이가 눈으로 본 것을 그대로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는 내공의 부족이 부끄럽습니다.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며, 낙엽의 계절입니다. 부석사에 남아 있는 늦가을의 단풍을 감상하면서 다가올 겨울차비를 단단히 해야겠습니다. 앞으로 찬바람이 몰아칠 때면, 단풍은 이미 낙엽으로 변해 황량한 대지를 굴러다닐 것입니다.(2007. 11. 1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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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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