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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은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에 위치한 산으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며, 일산(日山)이라고도 합니다. 주봉의 높이는 1,100m이며, 능선 상 가장 높은 봉우리는 1,194m입니다.

산악회 측에서는 당초 동촌리 운봉골에서 산행을 시작하려했지만 송이버섯채취기간이라 마을주민들이 등산로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송이버섯채취는 지역주민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므로 외지의 등산객이 함부로 출입하여 이를 훼손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외부인출입 통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등산로 자체를 통제하는 것은 너무나 행정편의위주의 사고방식입니다. 입구부터 통제하면 편리하겠지만 산이 좋아 찾아온 사람들에게 너무 야박하기 때문입니다. 송이채취지역에 줄을 치거나 해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정도일 것입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호음고개방향의 해산관광농원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은 지정된 등산로가 아닌 듯 합니다. 길은 희미하게 보이지만 과거 약초를 캐던 사람들이 다닌 소로라서 잡목이 무성하여 걷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산행 들머리

 이름 모를 야생화 (냉초?)



능선에 오르니 남북으로 늘어선 해산능선이 거대한 성벽처럼 버티고 서 있습니다. 뒤돌아  보면 산행들머리의 구절양장 도로가 내려다보이는 가운데, 남쪽으로는 안개에 젖은 파로호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가야할 해산

 산행들머리의 구절양장 도로  


 안개에 젖은 파로호

 

등산로주변 붉게 물든 단풍과 듬성듬성한 억새가 가을의 분위기를 살려 줍니다. 비교적 부드럽게 이어지던 등산로는 흰색의 암봉을 지나자 가파르게 변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등산로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선두대장이 지나가면서 초록색 리본을 군데군데 달아놓았지만 제대로 따라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억새 뒤로 보이는 가야할 능선 




그나마 가끔 새빨갛게 물든 단풍을 보며 위로를 받았으며, 또 매우 보기 드문 용담(용담은 8-10월에 피며, 구슬봉이는 5-6월에 피는 게 다름)을 만난 게 큰 수확입니다.

 용 담

 단풍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50분만에 해산 주능선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해산 6봉부터 차례로 2봉까지 계속되고 마지막에는 해산 주봉(1,100m)입니다. 여기서도 파로호가 보이지만 여전히 짙은 가스로 인해 흐릿합니다. 각 봉우리마다 이정표는 세워져 있지만 영월의 구봉대산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각 봉우리사이의 거리도 가깝고 특징도 없는데 화천군에서 과잉친절을 베푼 듯 합니다. 차리리 주봉에 현재와 같은 막대형 이정표 대신 제대로 만든 정상표석이라도 설치해 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해산 6봉 이정표

 해산 주봉 이정표


 파로호



다시 6개의 봉우리를 되돌아와 북북서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이곳의 능선은 해발고도가 1천 미터를 넘어서인지 화사한 단풍이 자주 보입니다.




 

능선의 공터에 도착해 하늘을 바라보니 청명한 가을하늘에 흰 구름이 떠돌아 눈의 피로를 잊게 해 줍니다. 서남쪽의 산과 깊은 골짜기는 태양을 받아 희미하게 빛납니다.

 
 희미한 파로호



능선상의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르니 서울의 한 산악회에서 해산(1,194m)라는 이정표를 만들어 세워놓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는 상당히 헷갈립니다. 문경 주흘산의 경우 가장 높은 봉우리는 영봉(1,106m)이지만 주흘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는 주봉(1,079m)입니다. 과거에는 주흘산의 높이는 주봉을 기준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영봉을 기준으로 합니다(한국 555 산행기 참조).

 해산(1,194m) 이정표



그렇다면 이곳 해산도 어느 높이를 기준으로 정상의 해발고도를 정할 것인지 화천군과 관계당국이 협의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1194봉은 봉우리 이름이라도 새로 지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길은 내리막으로 이어집니다. 세 개의 헬기장을 지나자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고도를 낮춥니다. 숲 속의 단풍나무가 햇볕을 받아 화사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니 불현듯 설악산 단풍이 보고 싶어집니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하늘

 

 북쪽의 재안산




 

해산터널 입구 앞 해산령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해산령임을 알리는 반듯한 표석이 반겨줍니다. 화천군에 의하면 해산은 화천의 동북방에 우뚝 솟아 대성산과 용화산을 거느리고 아침해를 먼저 받는다고 합니다.

 해산령 표석


오늘 지정된 등산로가 아닌 길을 찾아 오르느라고 들머리에서부터 주능선까지 매우 힘든 산행을 했지만 그 후의 등산로는 평범하였고, 특히 금년 들어 처음으로 그럴듯한 단풍을 감상 할 수 있어 매우 기억에 남는 산행이었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10월 2일 (금)
△ 등산 코스 : 해산관광농원-백색암봉-주능선-주봉(왕복)-1194봉-헬기장-삼거리-해산령
△ 소요 시간 : 4시간 25분
△ 산행 안내 : 산악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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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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