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군 대산면과 전남 장성군 삼계면의 경계에 위치한 고산(527m) 및 전남 영광군 대마면 소재 고성산(546m)은 영산기맥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자리 잡은 산입니다. 등산버스가 도착한 석현마을 산행들머리에는 등산안내지도와 그 밑에 이례적으로 고산의 정성표석이 놓여져 있습니다.
고산 등산 안내도
마을의 배추밭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친절하게도 잘 만든 고산 등산로 안내지도가 반겨 줍니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가다가 임도를 지나자 제1봉인 각씨봉입니다. 평범한 능선상에 위치한 약간 높은 봉우리인데도 이렇게 이정표를 잘 구비해 놓은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제2봉인 깃대봉을 통과한 후 우측으로 큰 바위가 보이는가 했더니 용두암이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습니다.
마을의 배추밭
소나무 길
등산로 이정표
각씨봉 이정표
용두암
가야할 고성산
남쪽으로는 가야할 고성산이 짙은 안개 속에 희미한 능선만 보일 뿐입니다. 산봉우리의 이름도 희한한 제3봉인 띠꾸리봉을 지나니 제4봉인 촛대봉입니다. 이곳에는 고산산성에 관한 안내문이 보입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삼국후기에 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으며, 현재 약 4.1km 구간에 성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띠꾸리봉 이정표
암벽과 고성산
고산산성 안내도
여기서 좌측으로 오릅니다. 장성군에서 만든 해맞이 기원제단을 지나면 고산 정상입니다. 그런데 정상의 모습이 너무 어지럽습니다. 목재로 만든 이정표와 그림으로 표시한 등산코스지도, 그리고 또 똑 같은 지도를 그린 정상 표석 등이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어지러운 고산 정상
정상표석은 드물게 등산코스를 표시한 지도를 새겨놓았는데, 바로 큰 바위 앞에 세워두어서 기념사진 찍기가 불편합니다. 암봉인 정상은 상당히 여유가 있어서 정상표석을 바위 앞이 아니라 저쪽 끝에 세웠더라면 표석을 배경으로 주변의 경치를 담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산의 조망
고산산성이 위치한 삼거리로 되돌아와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고성산을 가려면 안부까지 고도를 낮추어야 합니다. 잘 조성된 길을 가던 선두가 좌측의 숲 속으로 길을 안내합니다. 그런데 잡목 숲길은 사람이 다닌 흔적이 겨우 보이고 최근에는 다니지 않아 길을 찾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가끔 낡은 등산 리본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 길은 오래 전 나무꾼이 다녔을 법한 길 없는 길입니다. 잡목이 얼굴과 온 몸에 휘휘 감겨 발걸음을 옮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안부를 따라 군부대의 안전철망이 있고 이곳은 사격장이므로 주민들의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철망을 따라 조금 가다가 다시 고성산 오름길로 들어섭니다. 이 길은 고산에서 고성산으로 이어지는 영상기맥상의 지름길이지만 평소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으니 걸음걸이가 무척 힘듭니다. 등산하면서 제일 싫어하는 알바 아닌 알바를 하는 기분입니다.
숲 길
고성산의 주능선에 오르니 드디어 길이 좋아졌습니다. 이로 미루어 보면 고산에서 고성산으로 바로 이어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두 산을 연결 종주하려면 이 길을 택해야 하는데 전문가의 안내가 없이는 곤란한 구간입니다.
전망대에서 뒤돌아본 지나온 고산
고성산 정상(546m)에는 주변지도와 고성산 깃대봉을 알리는 이정표가 놓여 있는 데, 하루 종일 짙게 낀 안개로 인하여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고성산 이정표
안개로 희뿌연 산의 능선
가끔 암봉이 나타나는 능선을 따라 하산합니다. 남쪽으로 삼계농공단지가 내려다보입니다. 임도에 도착하여 이리저리 돌아가니 깃재산장입니다. 준족들은 서쪽에 위치한 월랑산(411m)을 답사하러 떠났지만 글쓴이는 배낭을 내려놓습니다. 오늘은 겨우 3시간 반 정도의 산행을 했지만 잡목을 헤치며 길 없는 길을 걸어 상당히 피로합니다.
등산로 기암
삼계농공단지
억 새
파란 하늘
하산지점인 깃재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11월 28일 (토)
△ 등산 코스 : 석현마을-각씨봉-깃대봉-띠꾸리봉-촛대봉-고산 정상(왕복)-가래재-고성산-임도-깃대산장
△ 등산 시간 : 3시간 40분
△ 산행 안내 : 산악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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