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파도
코끼리 바위
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곳리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삼성종합화학 인근에는 황금산(黃金山)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습니다. 산 이름은 거창하지만 해발은 130m에 불과합니다. 이 산은 최근에 개방되었는데 해안 트레킹코스가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야간에는 해안경비로 인해 출입이 금지된 이곳이 유명하게 된 것은 바로 서쪽 해안에 숨어 있는 코끼리바위 때문입니다.
산행들머리는 독곡수산입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일몰 후 민간인출입을 통제한다는 현지 군 부대장을 비롯한 관련기관장의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알루미늄 판에 흑색으로 적은 황금산사 유래안내문은 빛이 반사되어 선명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안내문 하나라도 정성을 들여 세워야합니다.
야간 출입통제 경고문
황금산사 유래 안내문
철조망을 따라 가다가 좌측으로 몸을 돌려 세워 오르니 능선 사거리입니다. 여기서 좌측의
통나무계단을 오르면 황금산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돌탑과 황금산사가 있습니다. 황금산사는 임경업 장군을 모신 사당입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
황금산사
정상에서 사거리로 되돌아와 직진하면 백엽상처럼 생긴 초소(전망대)입니다. 바로 인근의 삼성종합화학 굴뚝에서 강력한 가스 불이 분출되고 있습니다.
초소전망대
삼성종합화학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불길
계속 걸어가니 헬기장입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걸어가면 길이 나뉘어 집니다. 사실 이 길은 등산로라기 보다는 야간에 해안보초병들이 이용하는 길입니다. 길을 따라가면 보초용 진지가 있지만 해변가로 내려가는 길은 찾기 어렵습니다.
삼성종합화학
일단 황금산에 들어오면 이정표가 전혀 없기 때문에 현지의 지형과 방향을 보고 갈 길을 판단해야 합니다. 처음으로 해변으로 내려와서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서해바다의 겨울을 만끽합니다.
바다의 기암과 선박
바다에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바위가 솟은 모습도 볼거리이고, 세차게 몰아치는 파도에 부서지는 물결, 그리고 해변가에 너울대는 하얀 거품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 거품은 바다 속의 염분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로프를 잡고 오르면 길이 없음
다시 가파른 언덕을 올라갑니다. 급경사에 매어 있는 두 가닥 로프에 의지해 힘들여 오릅니다. 능선에서 길을 찾아 바다 쪽으로 갔지만 벼랑 위에 선 우리는 내려갈 수가 없습니다. 저 멀리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코끼리바위가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림의 떡입니다. 길이 있는 곳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보초근무용 진지가 있어 제대로 된 길을 찾기 위해서는 수없이 오르내려야 합니다.
이제 주능선 방향으로 가다가 안전시설이 설치된 곳에서 우측으로 한참 내려갑니다. 드디어 다시 바닷가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돌아가면 코끼리바위가 있습니다. 코끼리바위는 커다란 코끼리가 그 긴 코를 바다에 빠뜨려 물을 들이키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몸통과 코 사이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썰물 때에는 밑으로 지나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코끼리 바위
해안에는 코끼리바위 뿐만 아니라 주상절리의 암벽아래 기기묘묘한 바위가 솟아 있어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안의 주상절리와 절경을 바라보노라면 이곳이 바로 선경(仙境)입니다.
해변에 솟은 암봉 위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여기에 로프가 걸려 있어 사람들이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소나무 밑둥에 힘을 주게 되면 나무가 말라죽지 않을 까 걱정입니다. 관할행정기관에서는 이곳의 로프를 제거하고 사람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조치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해변에서 선경을 보며 하루해를 보내도 부족할 지경이지만 길손은 떠나야 합니다. 능선으로 되돌아가 당초 들머리로 나옵니다. 불과 3시간 정도의 산행을 했지만 서해안의 숨은 비경을 답사했다는 즐거움에 마음 뿌듯합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과 산행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남다른 비경을 답사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11월 15일 (일)
△ 등산 코스 : 독곡수산-군부대 경고문-철조망-능선 사거리-황금산 정상(왕복)-경계전망대-헬기장-해안 초소
-바닷가-능선길-코끼리 바위-능선 사거리-독곡수산
△ 등산 시간 : 3시간
△ 산행 안내 : VIP 워킹클럽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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