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봉의 설경
향로봉에서 본 북한산 정상
구기계곡 너머 보이는 북악산(청와대 뒷산)과 안산
국립공원 북한산은 서울과 수도권시민에게는 더 없이 좋은 쉼터입니다. 그러나 이 산의 진면목에 대하여는 오히려 과소평가 받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만약 북한산이 강원도 설악산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더라면 사람들은 이 산의 아름다움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할 것입니다.
북한산에는 수많은 봉우리와 능선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능선이 비봉능선, 산성주능선, 의상능선, 원효봉능선 등입니다. 이미 몇 차례 답사했지만 오늘은 비봉능선을 답사할 계획입니다. 비봉능선은 서쪽의 족두리봉에서 시작하여 향로봉, 사모바위, 비봉, 승가봉을 거쳐 동쪽의 문수봉에 이르는 구간을 말하는데, 의상능선과 더불어 북한산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꿈의 능선입니다.
서울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 1번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가다가 건널목을 건너 우측으로 들어서면 등산로 안내화살표가 보입니다. 이를 보고 가노라면 정진탐방센터입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길입니다. 이정표를 따라 가면 첫 번째 봉우리인 족두리봉(370m)입니다. 여기만 올라와도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좋습니다. 가야할 비봉능선과 구기계곡을 비롯한 서울중심부, 은평구의 주거지역과 유장한 한강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북쪽의 이름 모를 산은 하얗게 눈을 머리에 이고 있습니다.
족두리봉에서 바라본 비봉능선
한강과 양화대교
눈 쌓인 이름 모를 산
은평구 전경
외로운 흰 비둘기 한 마리
족두리봉 북사면은 위험지구라 통행금지이지만 아무런 안전장구도 없이 이 급경사 길을 다니는 등산객도 간혹 눈에 뜨입니다. 안부로 다시 내려와 우측으로 돌아갑니다. 뒤돌아보니 방금 우회한 족두리봉의 위압적인 암봉이 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습니다.
뒤돌아본 족두리봉
향로봉 우측경사면을 돌아가는데 이제부터는 남쪽으로 구기계곡과 안산 그리고 북악산이 내려다보입니다. 다시 주능선에 올라 비봉을 향해 가면 바위전망대입니다. 여기서는 신라 진흥왕의 순수비가 세워진 비봉, 의상능선의 암봉들, 그리고 북한산 정상부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최근에 내린 눈이 해발 600m이상의 능선과 고지대 및 응달에 쌓여 있다는 것입니다.
향로봉
구기계곡
전망대에서 조망을 즐기는 등산객
북한산 정상
우측으로부터 비봉, 보현봉, 문수봉
전망대를 내려와 좌측으로 비봉을 우회해 걸어가니 사모바위입니다. 네모꼴로 된 큰 바위가 다른 바위 위에 비스듬히 포개져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사모바위
사모바위
지나온 비봉
승가봉으로 가기 위해 내려서니 나무에 눈이 쌓여 흡사 한 겨울의 눈을 보는 듯 합니다. 북한산에 이토록 많은 눈이 왔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와 같은 설경을 보는 것은 이외의 소득입니다. 승가봉을 넘어가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바위에 눈이 살짝 올려져 있으니 아이젠도 힘을 쓰지 못합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사모바위와 비봉이 유난히도 드러납니다.
나무 위의 눈
지나온 사모바위와 비봉
다행히도 로프가 걸린 암봉을 내려와 다시 북한문을 통과합니다. 북한문은 암벽사이로 일부러 큰돌을 올려 문을 만든 듯 한데, 관악산 사당능선의 관악문과 비슷합니다. 북한문을 내려서는 길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로프가 걸린 승가봉 내리막길
북한문
이제는 비봉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문수봉으로 오를 차례입니다. 급경사바위사면을 바로 치고 오르는 위험구간에는 안전철책이 설치되어 있지만 이번에는 좌측으로 우회합니다. 깊은 계곡을 한참동안 오르면 청수동 암문입니다. 북한산성에 있는 13개 문의 하나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올라가면 문수봉입니다.
문수봉(727m)에 오르면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조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북한산 정상부의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에 인수봉이 위치해 삼각봉을 형성하고 있어 북한산을 삼각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지나온 비봉능선도 아련하게 보이고, 현재 출입이 통제된 보현봉도 우람한 모습으로 눈앞에 버티고 있습니다.
사철나무 위의 눈덩어리
문수봉 기암
북한산 정상의 삼각봉우리
지나온 비봉능선
보현봉
대남문으로 내려와 문수사를 거쳐 구기계곡으로 하산합니다. 이북5도청이 있는 버스종점에서 광화문행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약 5시간 정도 산행을 했습니다. 오늘 답사한 비봉능선은 평소에도 암릉과 능선이 매우 아름답지만 이번에는 환상적인 설경을 더해 겨울산행의 묘미를 마음껏 즐긴 하루였습니다.
문수사
설 경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12월 6일 (일)
△ 등산 코스 : 독바위역-족두리봉-향로봉(우회)-비봉(우회)-사모바위-승가봉-청수동암문-문수봉-대남문
-문수사-구기탐방안내소-이북5도청버스정류장
△ 산행 시간 : 5시간 20분(나홀로 산행)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악산의 환상적인 암봉과 설경 (22) | 2010.01.13 |
---|---|
북한산의 조망대인 원효봉과 의상봉 (17) | 2010.01.08 |
한겨울 북한산서 만난 반바지차림의 등산객 (28) | 2010.01.04 |
대덕산-마미산-부산 종주 중 만난 멧돼지 사냥꾼 (30) | 2009.12.29 |
인적이 드문 제천의 국사봉과 마미산 (21) | 2009.12.20 |
정상표석에 지도가 그려진 고산과 고성산 (10) | 2009.12.06 |
거창의 숨은 명산인 우두산의 기암괴봉 (33) | 2009.12.02 |
산보다 바다가 더 좋은 황금산의 해안기암 (17) | 2009.11.20 |
전북 제일의 암릉산행 코스인 남원 문덕봉 (11) | 2009.11.14 |
호남의 단풍명산인 내장산과 백암산 (20) | 2009.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