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은 기암괴석의 산입니다. 등산을 하면서 산 속에 숨어 있는 명품바위를 발견할 때의 기쁨은 다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남녀의 성물(性物)을 닮은 바위를 발견할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관악산 사당능선의 중간쯤 하마바위와 마당바위의 가운데에는 누워있는 남근석 즉 와근석(臥根石)으로 유명하지요. 그런데 이곳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는 맞은편 언덕 아래에 남근석을 닮은 애물(愛物)바위가 있다고 하여 찾아 나섰습니다.
사당방면에서 연주대쪽으로 가노라면 낙성대로 빠지는 길을 지나 능선에서 우측으로 구부러지는 길을 만나는데 이곳에 사당 2.6km, 연주대 2.4km라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 이정표에서 사당의 반대방향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바로 아래 사진에서 사람들이 가고 있는 방향입니다.
애물바위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
길이 예상외로 좋습니다. 길이 너무 희미하여 찾아가기가 어려우면 어쩌나 했는데 이는 기우였습니다. 비스듬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계곡에 닿습니다. 계곡에서 아무리 둘러보아도 애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애물바위"가 어디쯤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다니 "아, 대물바위!"라고 하면서 조금만 올라가면 된다고 말합니다. 이 바위를 대물바위라고 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요즘 "대물"이 인기입니다. SBS 수목드라마 <대물>은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그렸고, 종영된 KBS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남장여자인 김윤희(박민영 분)를 대물이라고 불렀으니까요.
이 계곡을 건너 약 50여 미터 오르니 좌측으로 넓은 바위가 보이는데 이제 다 온 것입니다. 바로 우측에 큰 물건이 솟아 있습니다. 참으로 기골이 장대한 놈이로군요. 그러나 생긴 모양새는 꼭 어린이의 물건 같습니다. 몇 명의 등산객이 지나 갑니다. 여성이 바위를 주시하고 있으려니 남자가 말합니다. "그만 쳐다봐, 자꾸 쳐다보면 커져!"
사진의 배경이 가을 색 짙은 산의 언덕이어서 사진이 그리 선명치 못합니다. 그렇지만 오래도록 찾고 싶었던 남근석 애물바위를 만나 기분이 좋습니다. 이곳은 예상과는 달리 사람들의 통행이 매우 많습니다. 관악산 주능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탐방하려는 사람들의 호기심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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