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고개에서 바라본 반야봉
지리산의 단풍을 대표하는 곳은 피아골입니다. 마침 피아골 단풍축제(2010. 10. 30∼10. 31)가 개최된다기에 아름다운 피아골 단풍을 즐기기 위해 안내산악회버스를 탔습니다.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니 현장은 사람과 차량들로 아수라장입니다. 이미 주차장이 만원이라 출입을 하지 못한다고 말려도 운전자들은 들어가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세상에 이런 국민이 또 있을 까요? 주차할 곳이 없다는 데도 들어가서 뭘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성삼재 후게소
이정표
노고단 오르는 계곡
뒤로 보이는 반야봉(좌측)
성삼재에서 노고단대피소까지는 길이 정말 좋습니다. 차량이 다닐 정도로 넓은 길이거든요. 성삼재에서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었더니 45분만에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대피소는 등산객들의 쉼터입니다. 여기서 400미터를 더 오르면 노고단 고개입니다.
노고단 대피소 가는 길
노고단 대피소
이 고개에 오르면 여인의 엉덩이 같은 반야봉(1,732m)이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이며, 출입통제가 해제된 노고단(1,507m)도 오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리산 천왕봉(1,915m)까지는 25.5km로서 준족들은 하룻만에 종주하기도 합니다. 고개에 있는 돌탑에는 노고단이라는 표석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를 노고단 정상으로 옮겼는지 보이지 아니합니다.
노고단고개
남쪽의 노고단 정상
동쪽의 반야봉
노고단고개 돌탑
여기서 돼지령을 거쳐 피아골 삼거리로 가는 길도 크게 오르내림이 없는 부드러운 능선길입니다. 피아골 삼거리에서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는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경사가 급하기는 하지만 위험한 길은 전혀 없습니다. 피아골 대피소까지 간간이 보이는 단풍을 감상합니다. 피아골 대피소(789m)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지나온 능선
남쪽의 왕시리봉 능선
가까이 보이는 반야봉(좌측)
남쪽 조망
피아골 삼거리 이정표
피아골 대피소
언론에서는 금년 단풍이 매우 곱다고 보도한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1주일 전 다녀온 오대산 소금강계곡과 마찬가지로 피아골 단풍도 나뭇잎이 고운 색깔로 물이 들다가 그만 시들거나 말라버린 형국입니다. 이는 기온의 차가 너무 급격해 나뭇잎이 제대로 물들지 못한 탓입니다.
피아골도 매우 지루한 길입니다. 계곡에 단풍이 많거나 주변 풍광이 아름다우면 지루한 줄을 모르는데 사실 볼만한 게 거의 없습니다. 가끔 폭포가 보이기는 하지만 접근하기가 힘들어 그림의 떡입니다.
피아골은 상식적으로 6.25전쟁 당시 적군과 아군의 교전으로 피를 많이 흘린 골짜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피아골의 유래를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계곡입구인 연곡사에 수 백 명의 승려가 머물며 수행하던 시절, 식량이 부족하여 척박한 토양에도 잘 자라는 오곡(쌀, 보리, 조, 콩, 피) 중의 하나인 피(기장)를 많이 심어 배고픔을 해결했다고 하여 "피밭골"이라고 부르던 것이 점차 변화되어 "피아골"로 불려지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 마을을 직전(稷田)마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직(稷)"은 기장 직이라고 합니다.
계곡 양쪽으로 보이는 단풍을 감상하면서 바삐 걷습니다. 신라 말(또는 고려 초) 창건된 천년고찰 연곡사를 둘러보고는 연곡사 매표소를 지나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직전마을로 내려옵니다. 금년 단풍은 예년만 못하므로 앞으로 단풍에 대한 미련은 버려야 하겠습니다.
지리산 연곡사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10월 31일 (일)
△ 등산 코스 : 성삼재 휴게소-노고단대피소-노고단고개-돼지령-파아골삼거리-피아골 대피소
-삼홍소-연곡사-마을주차장
△ 산행 시간 : 5시간 20분
△ 등산 안내 : 산내음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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