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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각산 오름 길의 조망 



흔히 경북 문경을 명산의 고장이라고 하지만 경남 거창도 이에 뒤지지 않습니다. 얼핏 생각나는 거창 소재 산을 보면 황석산, 거망산, 보해산, 금귀산, 월여산, 우두산(별유산), 비계산, 미녀산, 오도산, 두무산, 금원산, 기백산, 현성산 등입니다. 이번에 답사하는 흰대미산, 양각산, 수도산도 이에 포함됩니다.

수도산(1,317m)은 경남 거창군과 경북 김천시의 경계를 이루는 소백산맥 중 명산의 하나로 동쪽에는 가야산 국립공원, 서쪽에는 덕유산 국립공원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수도산 남서쪽으로 뻗은 산줄기에는 양각산(1,150m)과 흰대미산(1,018m)이 있는데, 양각산의 양각이란 두 개의 소뿔을 의미합니다. 화강암 지반을 갖고 높이 솟은 두 봉우리는 동서쪽으로 벼랑을 수반하고 소뿔형상의 암컷과 수컷 자웅형태로 솟은 두 봉우리 중 북봉이 정상입니다.

흰대미산 산행들머리는 거창군 가북면 중촌리 심방마을입니다. 정상까지의 거리가 1.5km인데 무척 가파릅니다. 등산을 할 경우 시작하자마자 이와 같은 된비알이 있을 때는 체력안배에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무조건 앞사람만 따라 가다보면 오버페이스를 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깔딱 오르막을 지나 능선에서 조금 더가니 흰대미산입니다. 현지 정상표석에는 "흰덤이산"(백석산)이라고 표기한 게 이채롭습니다. 북쪽으로는 가야할 양각산의 두 봉우리가 가까이 보입니다.

 

 

 

 


 

안부로 내려서니 잘 정비된 이정표가 반겨줍니다. 명산의 고장답게 거창군에서 신경을 많이 쓴 듯 합니다. 기왕에 이정표를 만들려면 이렇게 산뜻하고 보기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물고기 바위를 지나 다시 오르면 양각산 남봉입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흰대미산이 저만치 물러나 있군요. 다시 양각산 정상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깁니다. 정상 오름길에서 바라본 불석계곡의 조망이 매우 시원합니다. 바위에 서서 조망을 즐기는 등산객의 모습이 아찔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물고기 바위

 양각산 남봉에서 뒤돌아본 힌대미산(좌측)


 불석계곡



 
드디어 양각산 정상입니다. 가야할 수도산과 동쪽의 단지봉 그리고 산행을 시작한 불석계곡이 잘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상에 정상표석, 이정표 그리고 양각산 안내비석까지 배치되어 있어 너무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사진상으로도 지저분해 보입니다. 특히 정상표석과 안내비석은 방향이 서로 달라 정말 볼품이 없습니다. 아까 이정표를 잘 조성했다고 칭찬을 했는데, 이는 옥의 티입니다. 이런 점에서 영남알프스 산군의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운문산 등의 이정표를 다른 지방에서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표석의 크기와 글씨체  및 배치를 말하는 것이지 한자글씨를 모방하라는 주장은 아닙니다.

 어지러운 정상 시설물

 

 

 단지봉(종쪽)



양각산은 소의 뿔을 상징하듯 이곳의 재나 골짜기, 마을명들이 모두 소에 인연하여 빚어진 이름들이 많다고 합니다. 김천시로 넘는 소머리고개인 우두령을 비롯하여 소의 물을 먹는 그릇을 뜻하는 구수(口水)마을, 쇠불알을 뜻하는 우랑마을 등이 있답니다. 

양각산에서 수도산으로 가는 길은 부드러우면서도 가끔 암릉길이 나타납니다. 벽바위를 통과하면 시코봉(1,237m)입니다. 봉우리 이름이 정말 특이하네요. 뒤돌아보면 지나온 양각산과 흰대미산이 까마득하게 보입니다.

 

 지나온 암릉구간



 
조릿대 숲을 지나 다시 오르면 수도산(1,317m)입니다. 수도산이라는 산 이름은 동쪽에 참선 수도장으로 유명한 신라말 수도암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입니다. 정상 꼭대기에는 높은 돌탑이 쌓여있는데 그 밑에 초라한 표석이 보입니다. 서쪽으로는 덕유산 줄기가 있을 것이지만 연무로 잘 보이지 아니합니다. 동남쪽으로는 단지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이 드러누워 있습니다.

 지나온 능선

 수도산 정상돌탑

 단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앞으로 가면서 뒤돌아보니 방금 오른 수도산 정상이 삼각형을 그리고 있네요. 동쪽으로는 단지봉 좌측 뒤로 우뚝 솟은 가야산의 모습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가파른 암벽을 조심해서 내려오면 삼거리 갈림길까지는 매우 평탄한 길입니다. 수도산 갈림길(구곡령)에서 우측의 심방마을로 내려섭니다. 길이 가파르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수도산 정상

 동쪽의 가야산

 구곡령 이정표

 

임도로 나와 계곡을 따라 걸어가니 이외로 물소리가 많이 들립니다. 겨우내 내렸던 눈이 녹아 물로 변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해발 1천 미터 이상의 고봉이므로 골이 깊고 또 부드러운 육산이어서 산이 물을 많이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산도 해발 800m가 넘는 큰산이지만 전형적인 암산이어서 물이 전부 흘러내려 우기가 아니면 계곡에서 물을 보기 어려운 것과는 무척 대조적입니다. 제법 폭포 같은 물줄기를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길섶에는 고목 나무뿌리를 다듬어 둔 게 눈에 띕니다.  밭에 고사리를 홀로 심는 농부가 쓸쓸해 보입니다. 수재마을을 지나오니 심방마을입니다.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은 덕분에 3개 산 종주에 5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산악회 예상시간보다 30분이 빨랐네요. 산행을 하면서 진달래는 물론 다른 봄꽃을 한 송이도 보지 못했고 연무로 인해 깨끗한 조망을 하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지만 평소 답사하고픈 3개 산을 무사히 종주하고 나니 기분은 매우 홀가분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4월 9일 (토)
▲ 등산 코스 : 심방마을-아홉사리고개-흰대미산-물고기바위-양각산좌봉(남봉)-양각산-시코봉-수도산
                     -구곡령-불석계곡-수재마을-심방마을

▲ 등산 시간 : 5시간 5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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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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