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산에서 바라본 정선읍내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소재 조양산(648m)과 기우산(870m)은 정선읍을 조망할 수 있는 명산입니다. 정선읍에서 바라볼 때 조양강 건너편에 솟은 조양산은 봉우리가 뾰족하여 상투봉 또는 남산이라고도 부릅니다. 가을철 단풍과 겨울철 백설은 절경을 이루고 굽이굽이 흐르는 조양강은 등산객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정선시내가 마치 봉황이 품은 둥지 안에 있는 것처럼 아늑하게 보입니다.(참고자료 : 한국의 산하). 조양산의 남동쪽으로 이어진 기우산은 가을철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곳입니다.
산행들머리는 42번 국도상의 성불사 입구입니다. 정선군선거관리위원회 맞은 편 언덕에 등산이정표가 보입니다. 도로이정표로는 현대아파트 삼거리라고 씌어져 있네요. 축대 위에 세워 둔 등산안내지도는 무용지물입니다. 가까이 접근하여 볼 수가 없으니까요. 가파른 계단을 오릅니다. 눈이 많이 쌓여있네요. 며칠 전 서울에도 눈이 뿌리기는 했지만 이곳 정선지방은 무려 10cm이상의 눈이 내린 듯 합니다.
정선군 선거관리위원회 건물
등산로 입구 등산 안내도
좌측에 성불사가 있지만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그냥 지나칩니다. 소나무 숲 속에는 한겨울처럼 눈이 쌓여 있습니다. 등산로가 매우 가파릅니다. 길이 하도 미끄러워 아이젠을 꺼냅니다. 지난주 태백의 면산(1,245mm)을 갔다가 네발 아이젠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짚신형 아이젠을 챙겨 큰 도움이 되네요. 등산을 시작한지 50분만에 조양산 정상(648m)에 도착합니다.
솔 숲
정상에서 바라보는 정선읍내의 전경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반달형의 도로 안으로 형성된 주거지역, 그 옆으로 흐르는 구비치는 조양강 뒤로 이어진 산 그리메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가슴속의 무거운 응어리가 확 풀어지는 느낌입니다. 조양산 정상에 오르면 하산하기가 싫다는 말은 빈말이 아님을 확인합니다.
조양산 정상
사람들이 지나갈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때 배경은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면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증명사진도 이왕이면 잘 찍는 게 좋습니다. 어수선한 정상의 모습보다는 그래도 단정한 모습이 좋으니까요. 다만 설악산 대청봉이나 소백산 비로봉처럼 워낙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그야말로 대충 사진을 찍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돌려 기우산으로 향합니다. 삼거리 길림길에 등산 안내도가 세워져있는데 친절하게도 현 위치에 대한 표시를 잘 해두어 매우 유용합니다. 이곳의 소나무들도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네요. 돌무덤을 지납니다. 눈이 쌓인 등산로는 한겨울을 방불케 하는군요. 세 번째 돌무덤을 지나고 고도를 높이자 삼거리 갈림길인데, 조금 더 가면 기우산 정상입니다. 기우산(祈雨山, 870m)은 이름 그대로 가뭄 때 정선군수가 기우제를 지내던 곳입니다.
등산 안내도
송진채취의 아픈 상처
첫 번째 돌무덤
두 번째 돌무덤
세 번째 돌무덤
정상에는 돌탑과 정상표석을 일렬로 배치하여 사진을 찍어도 모양새가 나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표석을 돌탑 바로 앞에 붙여 세우든지 아니면 표석과 돌탑을 옆으로 나란히 배치하는 게 좋습니다. 아쉬운 점은 주변의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북서쪽에는 가리왕산(1,561m)이 있겠지만 가늠할 수조차 없을 지경입니다.
기우산 정상과 돌탑
삼거리로 되돌아와 석이바위 쪽으로 하산합니다. 석이바위는 직립의 바위이지만 위에서는 그 위용을 전혀 느낄 수가 없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조양산에서 본 것과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다만 남쪽의 산들은 더욱 선명하게 보입니다. 우암사로 내려서는 하산 길은 흡사 폭설이 내린 다음 태백산 정상에서 당골광장으로 하산할 때를 방불케 할 정도로 눈이 많습니다.
하산 길
석이바위전망대 갈림길 돌탑
정선 읍내
석이바위 전망대
우암사는 절터만 조성되어 있고 범종각과 대웅전 등은 매우 초라합니다. 중창불사를 하려고 해도 문제는 자금일 것입니다. 장작개비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축대 위의 당우에는 정숙(靜肅)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수도처임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하산 길
우암사
우암사 대웅전
이제부터는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우암사 현판을 지나자 도로로 연결되더니 이내 59번 국도가 지나가는 신월리 버스정류소입니다. 산악회에서는 이웃한 솔밭에서 시산제를 지냅니다. 산악회 측으로서는 금년 한해 동안 산악회의 발전과 회원들의 무사고산행을 기원하는 뜻깊은 행사입니다. 시산제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어 먹은 후 인근 정선읍내 5일장(매월 2일, 7일)으로 이동합니다.
신월리 버스정류소
시산제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3월 27일 (일)
▲ 등산 코스 : 성불사 입구-조양산-삼거리 갈림길-돌탑-갈림길-기우산-가림길-석이바위전망대
-우암사-도로-신월리버스정류소
▲ 소요 시간 : 3시간 40분
▲ 등산 안내 : 서울동강산악회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창의 명산인 흰대미산-양각산-수도산 종주 (20) | 2011.04.23 |
---|---|
천상의 화원으로 변한 천주산의 진달래꽃 (33) | 2011.04.18 |
남해안 3대 진달래명산인 대금산의 황홀경 (25) | 2011.04.16 |
노천박물관이라는 국립공원 경주 금오산 (29) | 2011.04.08 |
진달래 피는 청마 유치환의 고장-산방산 (28) | 2011.04.07 |
잔설이 수북히 쌓인 낙동정맥 면산·구랄산 (12) | 2011.03.28 |
북한산 비봉능선에서 가지를 친 응봉능선 (22) | 2011.03.24 |
설악 용아장성의 축소판이라는 아미산·방가산 (44) | 2011.03.17 |
월출산의 조망대인 강진·장흥의 수인산 (28) | 2011.03.12 |
강진·장흥의 수인산에서 만난 기암괴석 6선 (30) | 2011.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