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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립산에서 바라본 망월평야



수도권에서 진달래 명산으로 지명도가 가장 높은 강화도의 고려산(436m)에 올라 북서쪽을 바라보면 다른 산과는 전혀 연결되지 않은 듯 홀로 외롭게 솟은 산을 보게 됩니다. 바로 별립산(400m)입니다. 이 산의 이름인 별립산은 별도로 솟은 산이라 하여 붙여졌습니다. 봉천산은 별립산의 동쪽에 위치한 나지막한 산입니다. 두 산 모두 민간이 출입통제선 바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홀로 떠나는 산행은 산행들머리를 잘 찾는 게 과제입니다. 따라서 선험자의 산행후기는 후행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요. 서울지하철 5호선 송정역 1번출구에서 3000번 버스를 타면 강화터미널까지 약 1시간 10분이 소요됩니다. 터미널에서 강화도 각 방향으로 떠나는 버스시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들 버스는 평일과 주말 운행시각이 다릅니다. 별립산 산행을 위해서는 32번 창후리행 버스를 타야 합니다. 각 지역별 운행계획은 아래 스케줄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평일과 주말의 버스운행시간표

 
그런데 여러 가지 자료를 뒤적이고 있는 한 등산객(A씨)에게 말을 건네니 그는 봉천산에 먼저 올랐다가 별립산으로 가겠다고 합니다. 글쓴이도 이를 염두에 두고 인터넷을 검색했지만 봉천산에서 별립산으로 연결되는 등산로를 찾기가 무척 어려움을 확인하고는 포기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동반자가 있으니 같이 가기로 합니다. 봉천산을 오르려면 하점행 버스를 타면 됩니다. 물론 창후리행 버스도 하점을 지나가지만 이곳을 경유하는 버스는 5대이므로 버스가 자주 있는 편입니다.

하점행 버스(30번)를 타고 20분만에 하점면사무소에 내리니 인터넷에서 보았던 등산안내지도가 보입니다. 버스정류소에 산행들머리가 있음은 행운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삼림욕장에 맨발산책로를 잘 조성해 두었군요. 소나무의 밑둥이 상당히 거무스름하게 보이는 것도 매우 이색적입니다. 조금 더 오르니 한창 도로공사 중입니다. 약수터를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로군요. 고도를 높이자 남쪽의 고려산 능선이 바로 건너다 보입니다.

 하점면사무소 버스정류소


 등산로 입구표석


 등산 안내지도


 소나무 숲길


 약수터 


봉천산 정상(291m)에는 돌로 쌓은 봉천대가 있는데, 이는 고려시대 나라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의식을 거행하던 곳입니다. 정방향 사다리꼴 모양이 매우 반듯합니다. 정상에는 정자와 산불 감시탑이 있지만 표석은 없습니다. 다만 나옹선사의 선시(禪詩)와 북한의 송악산까지 조망되는 그림이 붙어 있을 따름입니다. 서쪽으로는 군사시설물이 있는 별립산이 우뚝합니다.

 남쪽의 고려산 정상


 봉천대


 

 정상 팔각정


 

 가야할 별립산  



정상에서 좌측의 희미한 등산로로 내려섭니다. 중간에 약간은 길을 찾아가기가 다소 어려운 곳이 나타났지만 무난하게 새말고개에 도착합니다. 하점면을 알리는 이정표 옆에 몇 개의 등산리본이 걸려 있어 안으로 들어서서는 양쪽의 묘지주변을 주의 깊게 관찰했지만 등산로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하여 북쪽의 차도를 따라 주택이 보이는 곳까지 갔지만 희미한 등산로마저도 발견하지 못합니다. A씨는 덤불을 헤치고 소위 알바를 하며 산으로 오르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등산로도 없는 산을 오르는 것은 글쓴이의 체질이 아닙니다. 길 없는 길을 찾아 헤매는 고역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그런데 A씨는 등산베테랑인 듯 합니다. 사전에 준비한 자료나 그의 보행능력으로 봐서 글쓴이보다는 몇 수나 위로 보입니다. 그가 산 속으로 들어서자 난 그에게 작별을 고하고는 도로를 따라 홀로 창후리로 갑니다.

 새말고개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차도를 따라 걷는 길은 상당히 피곤하지만 그래도 길 없는 길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도로변에 나타나는 오래된 가옥과 현대식 건축물을 보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강삼거리를 지나니 별립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길섶의 수수가 고개를 숙이기 시작하는군요. 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심은미술관과 이강삼거리를 지나면 우측 길을 따라야 합니다.

 

 

 

 


 

길거리엔 맨드라미와 백일홍이 피어 있습니다. 창후1리 사촌 마을회관을 지나면 산행 날머리로 소개된 진이네 뼈 감자탕집니다. 서예글씨로 벽화처럼 조성한 마을을 지나자 "별립산 입구"라는 정류소가 나옵니다. 주소표기상으로 창후리 228번 길입니다. 버스정류소가 있을 정도면 틀림없이 분명한 등산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는 안으로 들어섭니다. 그렇지만 여러 갈래의 길이 보여 한참을 헤매다가 그냥 나옵니다. 등산로가 분명하게 있다면 이 길을 이용한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 이런 사례를 보지 못한 것도 이상했거든요.

 백일홍


 


 

다시 선착장방향으로 더 들어갑니다. 주소표기는 창후리 288번 길입니다. 이제 제대로 찾았습니다. 우측으로 들어서 황토집을 지나면 한올다솜 집입니다. 계속 안으로 전진하면 인터넷에서 보았던 서해유스호스텔입니다. 글쓴이는 이 유스호스텔이 버스정류장 인근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와보니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건물 좌측을 바라보면 나무계단이 있는데, 이를 올라 우측으로 가면 됩니다.

 창후로 288번길


 황토집


 서해유스호스텔


 좌측 계단 



납골당을 지나면 절 약수터 130m라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여기서 좌측으로 오르면 이제부터 등산로는 외길입니다. 다른 사람의 등산후기를 읽어보면 등산로 찾기가 어렵다고 했는데 서해유스호스텔의 좌측 나무계단만 기억한다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뒤돌아보는 서해의 이름 모를 섬들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48번 국도가 끝나는 인진나루에서 교동도의 호두포까지 교량건설사업이 한창인데, 다리가 완공되고 나면 나룻터도 변하겠지요.

 납골당


 약수터 삼거리


 교동도 교량공사


  

별립산 정상에는 아담한 표석이 서 있는데, 남동쪽으로는 고려산과 그 뒤로 멀리 마니산까지 보이고, 남서쪽 석모도에는 해명산과 낙가산 그리고 상봉산의 능선이 부드럽습니다. 무엇보다도 남쪽으로 곡창지대인 망월평야의 드넓은 들이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서해바다는 흐린 날씨로 인해 시계가 흐릿한 게 아쉽습니다.

 별립산의 해발고도는 399.8m로 글쓴이는 400m로 표기함


 서해바다


 좌측 고려산과 남쪽의 마니산


 맨 뒤로 보이는 석모도의 해명산




마침 정상에 오른 이 동네의 주민은 점점이 떠 있는 섬의 이름을 알려주며 연평도도 보인다고 지적했지만 확실하게 구분이 안되어 흐린 날씨가 원망스럽습니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조금 더 가면 군사시설물만 보일 뿐 그쪽으로 연결되는 등산로는 보이지 아니합니다. 진이네 뼈 감자탕으로 하산하는 길을 물었지만 지금은 길이 없어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다기에 찾기를 포기하고 안전한 길로 되돌아갑니다.
 
절 약수터에 들러 시원한 약수를 마시고는 삼거리에서 밑으로 내려옵니다. 널찍한 길을 따라 나오니 서해유스호스텔 진입로와 다시 만납니다. 큰 도로로 나와 좌측으로 100여미터 정도가면 "마라쓴물입구"라는 버스정류소인데 여기서 강화터미널 행 32번 버스를 타면 됩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강화도로 와서 2개의 산인 봉천산-별립산을 답사한 매우 뜻 깊은 날입니다.

 버스정류소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9월 7일 (수)
▲ 등산 코스 : 하점면사무소-산림욕장-약수터-봉천산 정상-새말고개-차도-48번국도 갈림길-심은미술관
                    -이강삼거리-창후1리 마을회관-창후로 288번길-서해유스호스텔-납골당-약수터 삼거리-별립산 정상
                    -약수터삼거리-서해유스호스텔 입구-마라쓴물입구 버스정류소      

▲ 산행 시간 : 5시간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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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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