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에 가면 반드시 먹어보아야 할 음식이 두 가지 있다고 하는데, 바로 곤드레와 황기를 넣어 만든 음식입니다. 곤드레는 주로 밥에 비며 먹으며, 황기는 보쌈과 백숙에 넣어 먹습니다. 이 두 가지 음식을 동시에 제공하는 <정선골 황기보쌈>을 소개합니다. 이 집은 코레일투어에서 추천하는 맛집이기도 합니다.
정선지방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곤드레는 해발 700m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산채로서 약재로도 쓰이지만 주로 밥과 함께 지어 양념장에 비벼 먹습니다. 곤드레라는 이름은 바람이 불면 큰 잎을 가누지 못하고 바람처럼 이리저리 흔들린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합니다.
곤드레 나물(우측)
황기의 뿌리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벽면에 전통 탈을 비롯하여 우리 선조들이 시골농가에서 사용하던 짚으로 만든 생활용품들이 걸려 있어 향수에 젖어 봅니다. 또 약초의 뿌리로 담근 술도 진열되어 있군요.
곤드레밥을 시키니 된장찌개를 포함하여 모두 10가지의 반찬이 나옵니다. 모두가 이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로서 중국산은 없다고 합니다. 깨소금을 얹어주는 곤드래밥에 추가로 반찬과 양념 그리고 된장을 넣어 비빈 다음 먹어보니 자연의 향기가 입안 가득합니다. 물론 서울 집에서 아침 7시경 출발하였으니 배가 고픈 탓도 있지만 곤드레가 정선의 특산물이라고 하니 더욱 특별한 맛이 나는 듯 합니다. 국순당에서 만드레라는 생막걸리를 출시했군요. 곤드레밥을 먹으며 만드레 막걸리 한잔이면 유행가 가사처럼 그야말로 곤드레만드레입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볼거리와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먹거리입니다. 따라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미리 알아두는 것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다만 한가지 메뉴판에 기록된 영어표기를 보고는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소주를 <Soju>로 표기한 것은 애교로 봐준다고 할지라도 맥주를 <Maekju>로 우리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 올바른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맥주는 <Beer>라는 영어가 따로 있거든요. 또 황태구이정식을 <Hwangtaejjimguijeongsik>(황태찜구이정식)으로 표기해 놓으니 꼭 러시아어 또는 아랍어를 보는 느낌입니다. 황태가 뭔지 알아야만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음식에 대한 영어표기법에 대해서도 무슨 원칙이 있어야 할 것 같네요.(201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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