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고기값이 7만원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서울서 한우값이 최저라는 마장축산물시장 답사
산지 소 값의 폭락으로 한우농가가 울상을 짓고 있지만 소비자가격은 하락하기는커녕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를 실망시킴과 동시에 분노마저 치솟게 만듭니다. 이는 다단계인 한우의 유통단계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금년 초 사이에 서울에서 한우를 일반소비자 가격의 반값도 안 되는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뉴스가 잇따라 보도되었습니다. 바로 서울 도축시장의 1번지라 고 일컬어지는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과 <고기 익는 마을>입니다. <마장축산물시장>은 수도권에 유통되는 고기의 70%를 공급하는 도매상이 밀집한 곳이며, <고기 익는 마을>은 이곳에 입주한 도매업자들이 공동으로 제휴하여 설립한 조합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입니다.
동아일보 보도(2011. 11. 3)
조선일보 보도(2012. 1. 9)
소비자가 정육점에서 도매가격으로 판매하는 고기를 구입하여 고기 익는 마을로 가져가면 기본 상차림비용(어른 1인당 4,000원, 어린이 2,000원)만 지불하고 고기를 직접 구워먹는 시스템입니다. 수산물의 경우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횟감고기를 구입한 후 인근식당으로 가서 먹는 방식과 동일합니다.
글쓴이는 마장축산물시장의 북문으로 들어섰는데, 수많은 정육점들이 통로 양쪽으로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어느 집을 선택할지 어리둥절하였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소개된 대로 언론에서 취재한 생화축산(02-2292-4831)을 찾아갔습니다. 통로를 따라 들어가다가 삼거리코너에서 오른쪽으로 굴다리를 통과해 조금 들어서면 우측에 위치한 집입니다. 입구에는 MBC와 KBS에서 취재했다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네요. 바로 이웃의 3층에는 <고기익는 마을>이 있어 매우 편리한 집입니다.
마장축산물시장 입구(북문)
생화축산
우리일행은 5명이어서 등심을 포함하여 1kg의 고기를 구입했는데 70,000원을 지불했습니다. 아마도 한우고기를 파는 음식점에서 1kg의 한우를 주문할 경우 6인분(1인분을 160g으로 계산)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등심과 다른 부위를 혼합해도 1인분에 3∼4만원은 기본입니다. 실제로 1인분에 140g 을 주는 경우도 있고, 고급등심의 가격은 거의 5만원에 육박하는 곳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70,000원에 구입한 고기는 약 180,000원(30,000 × 6인분) 상당입니다.
생화축산의 고기 작업장
구입한 고기(가격 : 70,000원)
이 고기를 들고 <고기익는 마을>(02-2292-8999)로 가지고 갔습니다. 기본상차림(1인당 4,000원)으로 나오는 밑반찬은 고급음식점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고기 먹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이며, 고기를 구워주는 등의 다른 부가서비스는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밥 다섯 그릇(한 그릇 당 1,000원)과 된장찌개 2개(한 개당 2,000원)를 시켜 먹었더니 식당이용요금이 29,000원입니다. 따라서 고기값과 식당 이용료를 합쳐 99,000원을 지불했습니다. 아마도 일반음식점에서 이런 식사를 했다면 적어도 20만원은 지불했습니다. 식당의 분위기나 밑반찬으로 보아 우아하게 식사를 하기에는 다소 미흡하지만, 서민으로서 한우를 싼값에 먹을 수 있는 것은 어쨌든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한산한 홀
가격표
기본 상차림
우리가 방문한 날은 2월 상순의 기온으로 65년 만에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손님이 별로 없어 한산합니다. 점심시간보다는 저녁 손님이 많겠지요. 식당을 나온 아내는 사태고기(국거리용)와 스테이크용 고기를 별도로 구입했습니다. 사태는 19,000원, 스테이크용은 3근(600g x 3근 = 1.8kg)에 40,000원을 지불했는데, 고기값은 도매이기 때문에 일반주거지의 소매정육점보다 훨씬 싸며, 무엇보다도 수입고기를 한우로 속여 파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합니다. 아내는 고기보따리가 묵직하다며 매우 기분 좋은 표정입니다.(2012. 2. 2)
스테이크 용 고기
국거리용 사태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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