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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 대장군 역의 김진태 


▲ 위대한 참 무장인 고무대장군의 매끄럽지 못한 백의종군 처리 
 
담덕태자(이태곤 분)가 고구려의 제19대 광개토태왕으로 즉위한 후 처음 단행한 논공행상 및 인사조치에서 고무대장군(김진태 분)을 허울뿐인 종친부의장 및 왕사 직을 수여하자 글쓴이는 <즉위하자마자 소인배로 전락한 대왕>이라는 글을 통해 이를 비판했습니다. 인사가 발표되고 대왕과 고무가 자리를 뜨자 전후사정을 모르는 대신들은 목청을 높여 이에 대해 갑론을박했습니다. 특히 고무대장군을 따랐던 장수들은 불같이 화를 내며 반발하였고, 고무의 아들 고창(남성진 분)은 "'아버지를 견제하다니 그가 역심이라도 품었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습니다.

고무의 측근들은 고무에게 대왕의 처사가 부당함을 알리는 상소를 올렸는데, 이를 본 고무는 이들 상소를 집어 던지며 당장 불태우라고 역정을 냅니다. 그러면서 고무는 "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네들의 출세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며, 이리 나오면 "내가 부하들을 잘 못 가르친 죄를 대왕에게 청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고무대장군이 군권(軍權)마저 빼앗긴 마당에 대왕에게 나아가 죄를 청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장수들은 고무의 명에 따라 조용히 물러납니다.

 

그렇지만 잠시 후 들어온 고창은 아버지에게 "지금까지 아버지가 고구려를 위해 충성했는데 헌신짝 버리듯 했고, 토사구팽시켰다. 아버지는 화도 안나나? 역적취급을 하니 견딜 수가 없다"고 합니다. 고무는 아들에게 "대왕폐하의 큰 뜻을 헤아려라"고 달래지만, 고창은 "진심으로 대왕에게 충성할 마음이 내키니 않고 원망과 배신감만 든다"고 소리치고는 밖으로 나갑니다. 고창으로서는 태학의 박사였던 형 고진도 고국양왕(송용태 분)에게 충성을 바치다가 역모를 일으킨 개연수(최동준 분)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아버지마저 이런 대접을 받고 보니 참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밖으로 나가던 고창은 마침 들어오는 여동생 약연(이인혜 분)을 만나 모진 말을 쏟아냅니다. 고창은 "넌 어찌 그리 말짱하냐? 오라비가 죽고 아버지가 토사구팽 당했음에도 말이다. 친 오라비가 아니어서 그러냐? 피 한 방울 안 섞인 아버지여서 그러냐?"고 악담을 퍼부은 것입니다. 오! 여기에도 출생의 비밀이 있었군요. 그놈의 출생의 비밀은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이제는 어느 드라마든 단골메뉴가 되어 식상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번 인사는 고무가 대왕에게 인사권자로서 자신을 내치도록 일부러 도발한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부하장수들의 건의와 아들 고창의 항의를 듣고 심기가 불편한데 대왕이 단신으로 고무를 찾아와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현직 대왕이 아무리 할아버지이지만 신하에게 무릎을 꿇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대왕은 고무에게 "정말 송구하다. 은공에 보답하지 못했다. 할아버지의 공에 불효로 갚았다. 용서해 달라"고 청합니다. 놀란 고무는 대왕의 손을 잡고 "그 마음 정말 고맙다. 난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되어 오히려 홀가분하다. 무엇보다도 곁에서 대왕을 보필할 기회가 주어진데 대하여 황공할 따름"이라고 화답한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고무가 중앙군 훈련장에서 더욱 훈련에 집중한 것도, 또 연회장에서 먼저 술잔을 입에 갖다 대는 등 불손한 행동을 한 것은 일부러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국상 개연수와 같은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표출하여 대왕이 자신을 버리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무는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알고는 몸을 낮춤으로서 대왕에게 마음껏 인사를 하도록 만든 참 군인이요 충신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숨겨진 의도에도 불구하고 고무대장군이 뜬금없이 대왕에게 맞선 모습을 보여주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 것은 제작진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고무대장군이 대왕에게 지금까지처럼 충성스런 신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전에 미리 "대장군 직을 내놓고 백의종군 할 것임"을 대왕에게 건의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이 경우 편전에서 대왕이 고무를 국상에 임명할 것이라고 의중을 밝힘과 동시에 고무가 고사하는 모양새를 취했더라면 고무지지세력도 또 그 아들 고창도 이에 반발하지 않고 수긍했을 테니까요.




▲ 대왕의 고무에 대한 보답-딸 약연을 황후로

편전에서 대신들은 대왕의 국혼을 건의하지만 대왕은 시기상조이므로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이에 대해 고창은 "전 태자비 마마(도영/오지은 분))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설령 찾더라도 그녀는 역적 개연수의 딸로서 발붙일 곳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대왕도 개인적으로 사리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대왕은 "국혼은 더 이상 논하지 말라"고 못박지만 고창은 "고구려 앞날을 위해 뼈아픈 결정을 해야 한다. 충신을 내친 그 결단력으로 국혼도 결정해야 한다"고 재차 간언합니다. 간언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협박성 말투입니다. 대왕은 심사숙고하겠다면서 논의를 끝냅니다.

드디어 고구려 전역에는 금혼령이 내려졌는데 도영은 이를 보고 올 것이 왔다는 표정입니다. 도영은 약연의 배려로 대장장이 오장의 집에 숨어 있다가 자신 때문에 대왕이 어려움에 처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찾지 말라는 서찰을 남기고는 달아난 것입니다. 고창은 대왕을 찾아가서 "우리 집안을 버리겠느냐? 가문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니 잘 찾아 보라"고 합니다.

 

수많은 규수의 추천을 받은 대왕은 모두가 결혼을 미끼로 출세하려는 권력 지향적인 불나방들이라며 불같이 화를 냅니다. 편전에서 대왕은 "추천된 규수를 보면 대신들과 지방대가들이 황후후보를 추천하는 등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며, "이미 황후를 점지했는데, 그 규수는 고무의 딸 약연낭자"라고 선언합니다. 대왕은 백의종군하게 한 고무에 대한 배려로 그의 딸을 황후로 맞이하기로 결심했군요. 고창의 강한 반발을 무마하려고 이를 결정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도 고창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약연은 할아버지인 고무의 딸이니 아버지 이련의 4촌동생이네요. 그러고 보면 약연은 대왕의 당숙이 되나요? 이 당시에는 친족혼이 허용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고창이 약연을 "아버지와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다"고 밝혔거든요. 제작진도 이런 논란을 예상하고 미리 선수를 쳤는지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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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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