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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광 역의 천정명

국민드라마 반열에 올랐던 <제빵왕 김탁구> 팀의 드라마는 역시 다릅니다. <영광의 재인>제13회를 보고 느낀 소감입니다. 이번 회에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틋함,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함부로 말 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게 된 원망과 한탄, 이런 문제를 겪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코미디 같은 장면, 그리고 더욱더 인간이기를 포기한 악의 화신의 등장 등 그야말로 1시간 내내 TV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거대상사의 2차면접에 합격하여 허영도(이문식 분) 팀장이 지정한 금고를 연 김영광(천정명 분)은 사고로 죽은 아버지 김인배(이기영 분)가 생전에 차고 있던 깨진 손목시계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는데요. 이 때 허영도가 나타나 "내가 시계를 넣었다. 나는 네 아버지가 죽는 순간 함께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고가 난 뒤였다. 난 네 아버지와 인연이 깊은 사이였다. 네 아비가 남긴 유일한 증거는 이 시계와 비밀코드이다. 이 비밀코드는 네가 풀어라"고 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정신줄을 놓고 있는 김영광을 건달들이 나타나 서재명(손창민 분)에게 끌고 갑니다. 수하들은 영광을 구타하기까지 합니다. 발악을 하는 영광에게 서재명은 "두 번 다시 내 눈에 뜨이면 가만 두지 않겠다. 서재명 월드(world)에서 그만 퇴장하라"고 협박합니다. 서재명은 신부전증으로 인한 폐부종으로 호흡이 곤란해진 윤재인의 생모 여은주(장영남 분)를 찾아온 오정혜(노경주 분) 검사에게 "17년 동안이나 누워 있었으니 모든 장기가 성치 않을 것이다. 여은주가 조용히 죽도록 내버려두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기적은 없으니까!"라고 저주를 퍼 붙습니다. 인간 말종은 바로 서재명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심신이 지친 모습으로 귀가한 김영광은 곧장 2층으로 올라갔는데 윤재인(박민영 분)이 피로회복에 좋은 귤을 가지러 나서자 영광은 재인의 손을 잡으며 "너 손 참 작지만 따뜻하다"고 합니다. 당황한 재인이 손을 놓으려 했지만 영광은 더욱 꼭 잡으며 "내가 정말 돌겠어. 너는 내 동생인데 너를 보면 내가 왜 미친놈처럼 나사가 풀리는 거냐"고 하면서 "내가 고장난 거 맞지? 고장나도 단단히 났지?"라면서 애틋한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냅니다.

다음날 아침 밥상머리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철딱서니 없는 영광의 동생 김진주(남보라 분)가 윤재인에게 식당으로 찾아온 서인우(이장우 분)와 만난 사실을 폭로하면서 재인을 뒤에서 엉뚱한 짓을 하는 불량소녀로 취급하며 막말을 합니다. 그러자 박군자가 나서 진주에게 "나이도 제일 어린 게 함부로 말을 하나. 앞으로 재인을 언니라고 불러라!"고 한 것입니다. 박군자는 한술 더 떠서 재인에게 "동생이 까불면 가차없이 혼내 주라!"고 했습니다. 박군자의 돌변에 놀란 사람은 당사지인 진주와 재인만이 아닙니다. 시어머니 오순녀(정혜선 분)도, 아들 김영광도 박군자의 이상한 말에 정신이 혼미합니다.


2층으로 올라간 재인이 할머니 오순녀에게 아주머니가 왜 저러는 지 모르겠다고 울상을 짓자 할미는 "너 혹시 밉보인 게 있느냐?"고 묻습니다. 이 때 박군자가 재인을 아래층으로 내려오라고 부르자 영광이 대신 내려가서는 재인이 감기로 몸져누웠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영광은 도대체 왜 어머니가 저리 변했는지 그 연유를 알고 싶은 것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쌩쌩하던 재인이 아프다고 하자 2층으로 올라온 박군자는 재인의 상태를 보겠다며 방으로 들어가려 하고 할머니와 영광은 박군자를 못 들어가게 막는 장면은 정말 코미디보다도 더욱 웃겼습니다.

결국 방으로 들어간 박군자가 재인의 이마를 손으로 짚고는 병원으로 가자고 권하자 놀란 할머니는 "이런 감기에는 배와 생강 그리고 대추를 고아먹이면 즉빵"이라며 말을 돌립니다. 아무래도 어머니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영광은 "재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이상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느냐? 혹시 아-QR-3-1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느냐?"고 묻습니다. 박군자는 영광이가 말한 무슨 비밀코드는 금시초문이지만 남편이 죽은 날에 대하며 지난번 오정혜 검사가 느닷없이 찾아와 물었던 질문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을 알고는 크게 놀라는데요.

 

이 때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합니다. 서재명의 아들 서인우와 허영도 팀의 차홍주(이진 분)가 동시에 집으로 찾아온 것입니다. 차홍주는 고교동창인 김영광을 만나러, 서인우는 윤재인의 문병을 왔습니다. 서인우가 이렇게 나타난 것은 재인의 전화를 대신 받은 김진주가 "재인이 아파서 전화를 못 받는다"고 말한 때문입니다. 서인우가 큰 꽃바구니를 들고 온 것은 정상이지만 몇 명의 비서들을 동원해 재인에게 줄 선물을 바리바리 가지고 온 것은 코미디 차원을 넘어 어이없는 일입니다. 서인우를 맞은 재인은 "안 아프니 즉시 돌아가라"고 애원하지만 능청스런 서인우는 재인의 침대에 누워 못 간다고 버팁니다. 급기야 영광이 재인의 방에 들어와서는 서인우의 멱살을 잡고 한방 때릴 기세인데 박군자가 약차를 가지고 나타나 사태가 진정됩니다.

박군자는 아까 김영광이 재인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요. 어머니는 아들에게 "넌 재인의 오빠다.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왜 재인을 대하는 행동이 그리 변했느냐고 묻는데 박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재인에게 잘 못한 게 많아! 네 아버지가 잘못한 죄지. 내가 재인에게 속죄하면서 살겠다"라고. 박군자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낸 후 윤일구 사장의 딸인 재인을 고아원으로 보내고 그 대가로 뭉텅이 돈을 받아 지금까지 국수집을 운영하면서 살아온 데 대한 속죄를 말한 것이지만, 영광은 아버지가 외도로 재인을 낳아 데리고 와 그동안 엄마가 재인을 구박한 것을 후회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이상한 일이 연이어 발생하자 울적한 재인은 영광에게 술 한잔하러 가자고 권합니다. 둘은 한강변에 앉자 소주를 마십니다. 재인은 "그냥 김영광 선수 팬으로만 남아 있을 걸! 차라리 가족을 만나겠다는 소원을 빌지 말 것을! 아버지를 만나러 오지 말 것을!"이라고 한탄한 뒤 머리를 김영광의 어깨에 기대고는 "이 정도는 오케이지? 내가 힘드니 오늘만 봐주라"고 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립니다.

만취한 재인을 업고 귀가한 영광은 재인의 방에서 자신이 어렸을 적 소녀에게 건네준 "영광의 첫홈런" 사인이 든 홈런볼을 발견하고는 "이게 왜 여기 있는 거지? 윤재인, 너 대체 누구야?"라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재인이 깨어나자 영광은 "네 방의 야구공 어디서 났나"고 물어보는데, 재인은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9살 때였을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영광은 누나 김경주에게 아버지가 운전기사로 일하던 회사 사장의 이름을 묻습니다. 누나가 윤일구라고 대답하자 영광은 윤일구의 기일과 묻힌 장소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누나의 말을 들은 김영광은 납골당을 찾아 윤일구의 유골함을 발견합니다. 유골함 옆에는 윤일구와 아내 그리고 어린 딸의 가족사진이 놓여져 있는데, 어린 딸은 바로 재인의 방에서 본 수녀님과 함께 찍은 그 어린 여자아이입니다. 그렇다면 재인이 바로 아버지가 모셨던 윤일구 사장의 딸일 것입니다. 호주머니에서 아버지가 남긴 암호코드가 적힌 쪽지를 꺼낸 영광은 이 코드(아-QR 3-1)가 바로 윤일구의 유골함이 모셔진 납골당 번호임을 확인하고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습니다. 아버지가 남긴 비밀은 "윤재인은 윤일구의 딸"이라는 메시지였던 것입니다.

 

이제 윤재인의 정체를 알게된 김영광도 어머니 박군자처럼 이 특급비밀을 홀로 가슴에 간직한 채 벙어리 냉가슴 앓듯 끙끙 앓을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박군자에 이어 김영광도 일방적으로 윤재인 편을 들어 다른 가족들을 놀라게 하겠지요. 24부작인 <영광의 재인>은 이제 반환점을 돌면서 더욱 극적인 흥미와 관심을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오늘밤도 본방사수하렵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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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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