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태 역의 안재욱
▲ 쇼단 공연에 인기가수가 출연한다고 사기를 친 사건
사기꾼 양태성(김희원 분)을 쫓다가 만난 빛나라쇼단의 신정구(성지루 분) 단장은 순양극장주 강만식(전국환 분)의 아들 강기태(안재욱 분)에게 구세주가 될 수 있을 것인지가 시청포인트입니다. 강기태는 신정구를 찾아가서 추석을 맞아 극장에서 영화대신 쇼단 공연을 하겠다고 제의했는데, 신 단장은 시일이 촉박해 남진과 나훈아는 섭외하기 어렵지만 김추자와 하춘화는 가능하다고 하면서 서울시민회관에서 개최될 합동리사이틀 공연을 보고 결정하자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추석대목공연은 계약금이 선불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합동리사이틀에서 쇼단의 간판가수인 유채영(손담비 분)의 공연에 이어 가수 남진이 "님과 함께", 김추자가 "빗속의 여인", 하춘화가 "영암아리랑"을 열창하자 장내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합니다. 물론 실제로 이런 대형가수가 출연한 것은 아니고 대역을 썼지요. 그렇지만 신정구가 내민 쇼단의 포스터에는 김추자와 하춘화의 얼굴이 없습니다. 이유를 묻는 강기태에게 신 단장은 이들은 특별게스트이므로 미리 알리지 않는 게 상식이라고 얼버무립니다. 여기서 얼버무린다고 표현한 것은 단장 비서인 홍수봉(손진영 분)이 "그래도 되느냐"고 물었을 때, 신 단장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기태는 계약조건에 이정혜(남상미 분)가 노래를 부르도록 해달라고 요청하였고, 신 단장은 오프닝가수로 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기태가 정혜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녀로부터 뺨을 맞았지만 신 단장을 만나러 보리수다방으로 찾아갔던 날 그녀가 노래를 부르게 해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것을 목격하였고, 양태성으로부터 그녀가 고아출신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홍수복으로부터 쇼단 가수로 받아준다는 소식을 들은 정혜는 서울미용실에서 일하는 고아원 친구 김계순(하재숙 분)과 함께 수복을 찾아갔는데요. 수복은 정혜에게 가요 몇 곡과 팝송 한 곡을 부르라고 지시합니다.
기태는 어머니 박경자(박원숙 분)로부터 200만원을 받아 계약을 맺고는 개선장군처럼 귀향했는데, 호랑이 같은 아버지도 기태의 계획을 듣고는 흡족해 합니다. 기태는 김추자와 하춘화 사진을 구해 대문짝만하게 얼굴을 넣은 포스터를 만들어 마을에 도배를 하였고 현수막도 내걸었습니다.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쇼단 공연은 예매표가 매진 될 정도로 인기가 폭발했습니다. 그런데 쇼단이 순양에 도착했을 때 김추자와 하춘화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두 가수가 오지 않는다면 기태는 주민들에게 사기를 친 꼴이므로 정말 낭패입니다. 기태는 신 단장을 끌고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갔는데,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합니다.
▲ 장철환 의원의 협박에 과감히 맞선 강기태 부자
두 번째 문제는 공화당 장철환(전광열 분) 의원의 야비한 정치공작입니다. 장 의원은 기태의 아버지 강만식이 선거자금 후원에 협조하지 않자 강 사장이 운영하는 양조장에 세무조사를 하도록 압력을 넣었습니다. 이를 항의하려 간 강 사장에게 장 의원은 "무리한 사업확장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말하면서 "공생한다면 돕겠다"고 제의합니다. 이북에서 월남하여 자수성가한 강 사장은 "사업이 망해도 당신과는 공생하지 않을 것이니 할 테면 하라"고 소리칩니다. 고집불통인 강 사장의 협조를 얻는데 실패한 장 의원은 이제 자신의 보좌관이 된 차수혁(이필모 분)을 통해 청운각으로 그의 아들 강기태를 부릅니다.
장 의원은 기태의 아버지를 추겨 세운 뒤 이번 선거에 추석공연초대권을 후원해 달라고 합니다. 기태가 당연하다면서 50매를 제안하자 장 의원은 "농담하나? 5,000매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어안이 벙벙해진 기태가 "추석 장사를 그만 두려하느냐"고 항의하자 뻔뻔스러운 장 의원은 "기업이 돈벌 기회는 많지만 나하고 통할 기회는 흔치 않다"고 협박합니다. 강기태가 거절하자 장 의원은 "젊은 친구가 갑갑하다. 내 제의 거절한 것을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기태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물입니다. 그는 "누가 나에게 경고하면 난 점점 더 어긋나게 된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강기태는 야당인 신민당을 찾아가서 초대권 500매를 주겠다며 선거에서 꼭 승리하라고 격려합니다. 지역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지 여당국회의원에게 밉보이면 안됩니다. 그런데 강기태는 장 의원의 제의를 거절한 것도 모자라 야당을 지원하고 나섰으니 곧 큰 위기에 봉착할 것입니다. 이미 장 의원은 변절자 장명국(이종원 분)에게 "시간이 없으니 빨리 끝내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아마도 강 사장의 사업에 대해 손보라는 뜻일 것입니다.
▲ 신이 난 이정혜의 깜찍한 노래연습
신정구 단장에게 노래를 부르게 해 달라고 애원하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이정혜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서울미용실로 돌아왔는데, 마침 양태성이 나타나서는 또 돈을 달라고 합니다. 미용실 언니 이경숙(이아이 분)이 양태성에게 "정혜 그만 빨아먹어라"고 소리치는 것을 보면 정혜가 머물던 고아원 원장의 아들인 양태성은 원생들을 등쳐먹어 온 인간인 모양입니다. 양태성은 정혜에게 "전에 내가 말한 영화 <벌레 먹은 빨간 능금>"을 찍자고 제의하면서 "한국영화 벗으면 얼마나 벗는다고 그래? 그걸 찍어야 나와 너에게 기회가 온다"고 설득합니다.
정혜는 "고민해보겠다"고 대답했지만 솔직히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이런 때 쇼단의 홍수복으로부터 출연지시를 받았으니 날아갈 기분입니다. 정혜의 친구 김계순도 따라나서 수복을 만났는데, 김계순의 미모에 반한 수복은 자기와 사귄다면 단장에게 춤을 추도록 건의하겠답니다. 정혜와 계순은 공연에 대비해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라는 노래연습을 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깜찍합니다.
▲ 강기태와 노상택의 어정쩡한 조우와 맞짱대결 불발
사기꾼 양태성는 그야말로 이 분야에서는 악명이 높은 모양입니다. 강기태가 양태성과 술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난데없이 노상택(안길강 분) 일행이 나타나 양태성을 끌고 갑니다. 노상택은 "너 찾느라 애 좀 썼다. 이제 널 믿느니 김추자가 간첩이라고 하는 말을 믿겠다"고 조롱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태의 술상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노상택이 한마디 사과도 없이 힐끗 쳐다보고는 자리를 뜨자 기태는 "저 자식들이 싸가지가 없다"며 뒤따라 나갑니다.
자신을 쫓아온 강기태를 본 노상택은 "양태성과 어떤 사이인줄은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모른 체 하는 게 낫겠다. 못 본 척 하고 꺼져라"고 타일렀는데, 기태는 "양태성을 놔주고 그쪽이나 꺼져라"며 입씨름을 벌였고 노상택의 수하들과 육탄전을 벌어 모두 제압합니다. 노상택은 "나 누군 줄 아냐?"고 했지만 기태는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내가 너를 알겠느냐?"고 맞받아 치자 "나 노상택이야. 잊지 말고 기억해둬!"라고 폼을 잡은 뒤 돌아섭니다. 결국 강기태와 노상택의 직접 맞짱대결은 없어 조금은 실망스럽습니다.
노상택 역의 배우 안길강은 <선덕여왕>에서 미실의 지시로 덕만공주와 그 어미를 끈질기게 쫓던 인물이었으며, <계백>에서는 사택비의 수족으로 위제단의 두목이 되어 의자왕자를 죽이려던 귀운으로 출연하는 등 선이 굵은 배우입니다. 노상택은 국내 1위인 세븐스타쇼단의 단장으로 빛나라 쇼단과 손잡은 강기태와는 앞으로도 대결구도를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배신자 겸 야심가 조명국의 숨겨진 의도
강만식 사장으로부터 실장이라고 불리운 조명국이 제1회에서 무슨 비밀장부를 장철환 의원에게 건네주며 "의원님이 바라던 것"이라고 했을 때부터 그의 변절을 예상했습니다. 그는 차수혁이 장 의원을 모시기로 했다고 말하자 "나도 권 의원에게 승부를 걸었다. 그는 내가 원하는 걸 줄 수 있을 것이다. 난 잃어버린 순양극장을 되찾겠다"고 화답합니다. 도대체 과거 순양극장을 두고 무슨 일이 있었기에 조명국이이런 말을 하는지는 차츰 밝혀지겠지요.
차수혁이 강기태에게 "장 의원의 보좌관을 하겠다"는 말을 듣고는 그 이유를 물었는데, 수혁은 "난 큰 인물이 되고 싶다. 그래야 권력을 잡겠지"라고 응수하여 기태를 놀라게 합니다. 수혁은 조명국이 "잘난 네가 웃기는 기태에게 눌려 산 세월이 얼마냐? 이제 끝낼 때!"라고 부추긴 말을 기억하며 생각에 잡깁니다. 차수혁은 비록 기태의 아버지가 수혁의 모자를 거두어주었지만 식모살이를 하면서 어머니가 받은 설움과 학비도움을 받은 과거를 회상하며 권력에 탐하는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수혁은 아직도 기태에 대한 우정을 저버리지 못하고 그를 곤궁에서 구하려고 합니다. 그는 기태가 극장공연초대권을 야당인 신민당에 선거운동용으로 제공한 사실을 알고는 조명국에게 "기태를 말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물론 이미 순양극장을 되찾기로 결심한 조명국의 반응은 쌀쌀하기만 합니다. "제 무덤 스스로 파게 내버려 둬!" 조명국이 앞으로 어떻게 강만식-강기태 부자의 뒤통수를 칠지가 큰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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